칼럼/시사 만평2019. 11. 12. 10:32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변화를 싫어한다.

뭔가를 바꾸려면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고 의사결정해야 한다.

모든 게 스트레스 꺼리다.

그 스트레스가 싫어서 변화하는 걸 본능적으로 꺼려한다.

 

개선하고 발전하고 좋아지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면 좋지 않는가?

좋은 게 좋다 이론적으로...  

하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조직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고 불혹을 지나 지천명에 가까워지니 인간 심리가 참으로 복잡 미묘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시장 환경은 늘 변한다. 

그래서 기업은 변하는 환경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생존하고 성장하게 된다.

 

시장 환경이 변하다보니 구조적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부서도 있고 부득이 사업 축소가  전망되는 부서도 있다. 

일이 늘어나는 부서는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일이 줄어드는 부서는 인력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고용 정책이 워낙 강화 되다 보니 인력 구조조정을 함부로 할 수 없다. 

해당 사업이 사라지더라도 사용자(회사)는 근로자가 정규직일 경우 대체 일자리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할 의무가 있다. 

 

시장 상황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으로 사업축소가 전망되는 부서원에게 사업확대가 예상되는 부서의 일을 미리 익히도록 하는 제안을 한적이 있다. 

 

회사 살림을 고민하는 경영지원부와 임원진은 당연히 좋아한다.

비용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관련된 전문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 직원들도 월급받으면서 뭔가를 배우게 되니  좋아 한다.

회사도 좋고 직원들에게도 좋으니 좋은게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해당 부서장은 "당장 현업에 투입해야 할 직원이 필요한데 생빤 모르는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냐"하며 하소연 한다.

타부서장들은 "우리 부서 일이 아무리 축소 되어 간다지만 일 잘하고 있는 우리 부서원을 빼가려 하느냐"며 대 놓고는 말을 못하지만 회식 뒷풀이 자리에서 소주 한 잔 걸치고 옆구리 푹푹 찌른다... 

수명이 1년은 는 것 같다.

 

부서원이 축소되면 부장 T.O가 나오지 않는다.

회사 발전도 중요하지만 내 밥그릇부터 생각하는게 인지상정이다.

 

아무리 대의명분이 분명하고 그럴싸해도  누군가 변화를 시도하면 싫어하는 사람은 꼭 나타난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 피해가 가지 않고 자신도 특별히 손해 보는 것이 없더라도 싫어하는 사람은 꼭 있다.

 

그냥 꼴보기 싫은 것이다.. 

질투일 수도 있고,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일 수도 있고 복잡미묘하다.

회사 출입구  옆 아무렇게나 있는 화분 위치만 바꿔도 싫어 하는 사람이 있다. 

말단 사원 책상 위치만 바꿔도 뒤에서 궁시렁 거린다.

하물며 힘있는 조직을 뜯어 고치려 한다면 그 저항은 엄청나다.

 

조국 전 장관은 검찰개혁에 앞장 섰다가 온 가족이 탈탈 털렸다.

배우자, 딸, 동생, 조카가 감옥 가거나 감옥가게 생겼다. 

재판이 모두 끝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때가서 모두 무죄로 판결 난다해도 그 가족의 삶은 복구 되지 않는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지만  소인은 자신의 이로움 먼저 생각한다 했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명쾌한 말씀이다.

 

공자가 말하는 소인은 보통사람을 일컫는다.

자신이 손해보는 줄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그 어떤 일을 시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통사람은 자신의 이로움을 먼저 생각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터졌을 때 누군가가 내가 다 책임진다는 각오를 하며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 눈치보며 메뉴얼 타령하다 재앙이 되어버렸다. 

메뉴얼대로만 하겠다는 것은 책임질 일만 하겠다는 말과 비슷하다..

변화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기회가 오길 기다리는 것은  운에 삶을 맡기는 격이다. 

변화는 원래 피곤한 일이고 변화를 시키려는 일은 원래 욕먹는 일이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는 게 좋고,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시도하면 된다.

스트레스 받고 욕먹더라도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

 

겁도 없이 자그마치 검찰을 개혁하려한 조국!

탈탈 털리고 있는 지금 모습을 보면 이대로 매장될 것 같지만 사람일은 모른다..

변화를 시도한 자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기회는 온다고 믿는다.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