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2017. 2. 5. 10:31

"불교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이교도 탄압, 종교재판, 종교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유일한 종교다"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의 말이다.

어느 종교든 기본 가르침은 선을 행하라 이며 , 패륜 종교가 아니라면 악을 부추기지 않는다.

하지만 유일신 사상과  죽음 뒤 심판이 있다는 종교는 태생적으로 분쟁의 씨앗을 잉태 하고 있다.

물론 교리의 결함이라기보다 인간의 불완전함 때문이다.

내가 믿는 신만 진정한 신이고 너가 믿는 신은 우상 숭배이며 타도의 대상으로 규정하면 분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또한 죽은 후에 심판이 있다는 교리는 종교 사기꾼들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많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 지고 있는 IS 만행..

폭탄을 두른 채 인샬라(신이 원하신다면..)를 외치며 불속으로 뛰어 드는 어린 소년..

산 자를 불로 태우고, 커터 칼로 목을 자르는 무자비한 청년.. 

그런  짓을 하고도 자기가 믿는 신에게 감사 기도하는 모습.. 

그 무자비한 행동의 원동력은 자신은 신의 일을 하고 있다는 신념에 기인하며  그렇게 순진한 애들을 부추기는 놈들이 있기 때문이다.


청동기 시대 중동지역 어느 족장이였던 아브라함에 의해 파생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타이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아브라함을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의 후손들이 21세기에 이렇게 살고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꼭 묻고 싶다..

그에 반해 불교는 유일신 개념이 없다.

창조주도 없고, 최후의 심판도 없다. 사후 세계의 개념도 부처의 가르침이 아니라 부처가 속한 사회의 세계관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철학에 가깝다. 

그것도 아주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수준 높은 철학...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philosophy) =   philos 애호 + sophia 지혜  

철학은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는 탐구학이자 지혜학이라 할 수 있다. 

삼라만상의 이치를 탐구하다 보니 철학에서 논리학이 나왔고 수학도 나왔으며 과학도 나왔다.

철학자 중에 수학자, 과학자가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학자? 별거 아니다.. 그저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철학자다.

모르는 게 있을 때 의문이 생기고 탐구하면 그 사람은 철학자다. 

요즘 지진이 많이 일어 난다.. 아이티에서,  일본에서 , 중국에서  그리고 네팔에서..

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 TV를 켜면 흙 먼지를 뒤집어 쓰고 죽은 아들을 부여 안고 통곡하는 여인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보면 여러가지가 궁금하지 않는가?  수 많은 의문이 생기고 알고 싶지 않는가?

전지전능한 신이 존재하며 그 신은 절대 선하다면 왜 저런 비극이 일어 났을까..

만약 이 세상을 만든 신이 존재 한다면 그 신은 인간사에 개입할까 하지 않을까..

인간사에 개입한다면 왜 지진을 막지 않았을까.. 막을 수 있음에도 방치 했다면 신은 절대 선한 존재가 아닌가?

또한 지진은 왜 발생하며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 한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나...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온다.. 책도 얼마나 많은가..  도서관에 가면 웬만한 책을 다 빌려 볼 수 있다.

답을 찾다 보면 지구 내부 구조를 알게 되고, 액체 상태의 맨틀이 대류 운동을 하면서 조각난 지표의 지각을 움직이면서 

서로 다른 지각 판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진이 나는 이유는 신이 진노해서 아니라, 지각판이 분리 되어 있고 그 지각이 움직이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 일본에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가 일본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우상숭배 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에 속지 않을 수 있다.


요즘은 철학 하기에 정말 좋은 세상이다.

옛날 고승이 10년동안 벽을 보며 묵언수행 해야 겨우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을 요즘 사람들은 직장 다니며 놀러 다니고 할 거 다 하면서도 깨달을 수 있다.

세상 만물의 이치를 설명해 주는 도구가 너무도 많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 도통 뭔 소린지 모를 이 말도 소립자 물리학의 표준모형, 진공에너지, 양자파동.. 이런 걸 대충만 알면 이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별에서 원소가 만들어지는 원리, 분자의 구조를 개념적으로만 알아도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가 물질적으로는 너무도 명백한 사실임을 알게 된다.

삼라만상 이 우주가 무엇으로,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깨우치게 되면 세상은 정말 달리 보인다.


길을 가다 들풀을 보고도 전율하게 되고, 옷깃만 스친 인연도 감격으로 다가온다.

자연의 이치를 깨우치려는 철학이 과학으로 발전 했다면 , 불교는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을 탐구하려는 철학이라 할 수 있다.

현각스님은 "불교는 마음의 평화를 찾는 테크놀리지"라 했는데 참으로 멋진 표현이다.

한 때 사는 게 고통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때 불교철학을 접하고 내 마음을 가지고 이런 저런 실험을 많이 해보았다. 


불교 테크놀러지대가 말하는 것 처럼 내가 겪고 있던 많은 고통들.. 

그건 육체의 고통이 아니였다..

사는 게 힘들다고 느낄 때도 밥 세끼 꼬박 꼬박 잘 챙겨 먹었고, 특별히 아픈곳도 없었고 사지 멀쩡했다..  

내가 받는 고통은 마음의 고통이였다.

과거에 대한 후회.. 미련... 현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걱정.. 남들과 비교 하는 열등감,  본전생각.. 억울하다는 생각.. 


그 모든 것은 욕심에 기인했다..  욕심이 쌓이면 집착이 되고, 집착은 나를 더욱 고통속으로 몰아 넣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결국 생각이라는 실체가 없는 망상임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구름을 보고도 인상 쓰고, 이쁜 꽃을 보고도 걱정하고 있는 내가  비로소 보였다. 

뭔가 크게 속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생각에 내가 속고 있었던 것이다.

부처상 앞에 머리 조아리고 절하는 불교인은 아니지만 불교 사상은 참으로 유용한 철학적 도구라 생각한다.


우주의 구조를 깨우치는 데 과학만한 도구가 없고,

마음의 구조를 깨우치는 데 불교철학은 정말 매력적이다.

철학하는 삶을 살아보자. 

밥먹고 사는 데 당장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호기심을 가져보고 호기심이 생기면 탐구해보자.

지혜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품을 수 있는 세상의 영역도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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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