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2017. 2. 5. 01:26
<문명의 붕괴> , <달러>, <우주의 구조>, <리스크>, <화폐전쟁>, <부의기원>..
모두 책 제목이다. 
누군가 이 책들의 공통점을 한 눈에 알아 차렸다면 필자와 독서 취향이 비슷하거나 책을 정말 많이 보는 사람일게다.
사실 위에 나열한 책들의 주제는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주제가  딱딱하고 매우 두껍다는 것이다. 
<우주의 구조> 같은 책은 정말 질릴 정도로 두껍고 내용도 어렵다.
곱씹어 읽어 보면 이 책만큼 재미 있고 흥미로운 책이 없지만 누구에게 추천 하기는 망설여진다. 
이 책이 재미있기까지 수 년이 걸렸고 진도도 지독하게 안나간다.
이런 책은 오랜기간을 두고 천천히 봐야 하는데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겁다.
출.퇴근 길 복잡한 지하철에서 들고 읽기에는 거추장스럽고  책장을 넘기는 게 옆사람에게 민폐가 된다.
어디 그뿐이랴. 때론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싶고 밑줄친 것을 다시 보고 싶을때가 있는데 책이 두꺼우면 여간 불편하지 않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녀석이 생겼다.. 아이패드다.
아직 e-book시장이 종이책만큼 크지 않아 정말 보고 싶은 책은 아직 e-book으로 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웬만한 책은 e-book으로 읽을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된다.
어쩌면  종이책이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이패드는 쓰면 쓸수록 정말 대단한 물건임을 깨닫게 된다..
필자의 아이패드속에는 수 십권의 책이 카테고리별로 분류 되어 있어 언제라도 볼 수 있다.
밑줄친 곳도 한눈에 볼 수 있고 찾고 싶은 부분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정말 놀랍고도 감격스러울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아이패드를 잘 활용 할 때의 이야기다.
아이패드가 기가 막히게  멋진 물건이긴 하지만 가끔 무서운 괴물처럼 보일때가 있다.
내가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건지, 아이패드가 나를 가지고 노는 건지 해깔릴 때가  종종 있다.
신문을 보다 , 책을 보다, 게임을 하다 , 인터넷 서핑을 하다, 음악을 듣다, 강좌를 보다, 팟케이스 듣다, 새로운 앱이 뭐가 나왔다 찾아보다...
이렇게 정신없이 아이패드에 휘둘리다 보면 문득 아이패드가 무서워질때가 있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도구인건지~~

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수술도구가 되기도 하고 살인도구가 되기도 한다.
핵에너지가 인류의 삶에 편리함도 주지만 재앙도 준다.
양귀비가 마취제로도 쓰이지만 마약으로도 쓰인다.
도구란 원래 그런 것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어느날 정신없이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다 마음의 눈으로 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다보았다.
문득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녀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사용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 목적에 충실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초 구매목적에 맞게 책 보기 , 신문 보기, 일정관리등 핵심 용도를 사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장소별로 용도를 달리함으로 교통정리가 되었다.
출근길 지하철, 직장에서 점심식사후에는 e-book
퇴근길에는 경제신문 , 집 거실에서는 사용금지..
평일에는 다소 딱딱하지만  정해진 장소에서는  반드시 목적에 맞는 용도로만 사용하면  제값을 톡톡히 해낸다. 
주말에는  좀더 유연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집사람과 노트북 사용이 겹칠때 아이패드를 활용하고  쉬고 싶은데  딸내미가  놀아 달라고 괴롭히면 조금 던져주면 혼자서 잘 논다. 
연주하고 싶은 기타 강좌도 듣고, 유튜브로 음악도 듣고, TV도 보고, EBS 다큐도 보고, 게임도 하고, 서핑도 하고... 사용시간만 적절히 조절하면 분명 요술램프다.
아직도 아이패드를 사용할때마다 긴장된다.  
조금만 정신줄을 놓으면 이녀석이 나를 가지고놀기 때문이다.
이 녀석을 완전히 제압할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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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