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2017. 2. 5. 01:35

"의(義)에 밝아 하는 일마다 의로움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을 君子(군자)라 하고, 
 이(利)에 밝아 하는 일마다 이로움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을 小人(소인)이라 한다."
 논어의 里仁(이인)편에 나오는 말이다.

세월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려 했는데 자꾸 하게 된다.
눈앞의 이익만 따지는 소인배가 현명하다 칭송 받는 사회라면 세월호 같은 비극은 언제라도 터진다.
300명의 어린 아이가 물속에 갇혀 죽어가고 있는데 선장도, 해운사도, 해경도, 정부관료도 자기이익부터 따졌다.
자기 손해 안 보려, 서로 책임 안지려 잔머리 쓰고 주판알 튕기다 구조 타이밍을 놓쳐 버려 누군가의 금쪽같은 아이들을 수장시켜 버렸다.

눈앞의 이익만 따지는 소인배가 능력있다 인정받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소인배가 주요 관직에 득실대는 나라는 위험하기 그지없다. 
공동체를 망치기 때문이다.


전산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면 "우분투"라는 말을 들으면  "리눅스"  운영체제를 떠올릴 것이다. 
인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리눅스"는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위협하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까지 성장했다.
사실 "우분트"는 관용을 의미하는 "똘레랑스"와 비슷한 아프리카의 전통 평화 사상이다.

이와 관련하여 어느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한 부족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다. 
그곳 어린이들을 모아 놓고 멀리 떨어진 나무에 음식을 매달아 놓았다. 
그리곤 아이들에게 달려가서 그 나무에 제일 먼저 도달한 사람만 음식을 먹으라 했다. 
아프리카는 미개사회이니 엄청난 경쟁과 치열한 다툼을 하리라 기대했는데 의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아이들은 손에 손잡고 다 함께 음식이 매달린 나무에 가서 사이좋게 나눠 먹는 게 아닌가. 
충격을 받은 인류학자가 왜 욕심을 내지 않았는지 아이들에게 물었다. 
'달려가서 나 혼자 일등하면 많은 사람들이 슬프잖아요.'  
타인을 배려하는게 결국 본인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은 태고적부터 인류가 깨달은 지혜이다.
넬슨 만델라도  우분투 사상을 근간으로 평화운동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세계를 호령했던 로마제국이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 로마 정신의 핵심은 관용이였다.
피정복민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해 줬고, 식민지 출신도 능력만 되면 황제가 될 수 있었다.
로마인 중의 로마인이였던  카이사르에게서 관용의 로마정신을 잘 옅볼 수 있다.
자신을 죽이려던 적국의 장군을 포로로 잡은 후 항복 할 것을 권유한다.
만약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항전하리라 버티고 있으면 먹을 것을 싸주고 두번이고 세번이고 돌려 보내줬다.
최전성기때의 로마는 이런 멋이 있었다. 
그러다 로마인이 쪼잔해지고 멋이 없어 졌을때부터 로마가 망가지기 시작했다.
조상들의 멋있는 전통을 무시하고 눈앞의 이익에 주판알 튕기기 시작할때 그들의 전성기도 딱 거기까지였다.

언제부턴가 이익에 따라 잔머리 굴리고도 스스로 부끄러운줄 모르는 사람들이 활개치는 사회가 되었다.
이런 사회를 보면 화가 나기 보다 힘이 빠진다.
이번 세월호 사건도 많은 이들을 절망케 했다.
내 나라가 자랑스럽지 않는데 힘이 나겠는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감정이리라.

이번 일로 나를 돌아보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 수 없이 하게 되는 상황판단과 의사결정의 잣대가 눈앞에 놓여진 이익이 아니였는지...
눈앞의 이로움에  몰두하는 삶이기보다 의로움을 추구하는 삶이여야 하리라.
한 번 더 남을 헤아리고 주변을 둘러보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책꽃이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빛바랜 논어를 다시 꺼내본다.
세월이 하수상하니 공자님 말씀이 새롭게 와닿는다.

이로움을 따지기에 앞서 의로움을 따지는 사회였다면 이렇게 큰 슬픔은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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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