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2017. 2. 5. 10:40

며칠 전 사업하는 후배와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하고 반지하 자취방에서 3년 동안 동고동락 하던 사이라 친동생처럼 정이 가는 친구다.. 

코드가 잘 맞아서 일까.  그 녀석과 이야기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처음에는 먹고 사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작 하다가도 대화가 무르익으면 옆 길로 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 날 옆길로 샌 대화의 주제는 슬픔이였다. 

슬프다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일까, 

왜 슬퍼 하는가, 언제 슬퍼 하는가..   

동물도 슬픔을 느낄까~ 

로봇을 만들면 슬픔의 감정을 어떻게 세팅 할까~  혹은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슬픔의 효용은 무엇이였을까~  

슬픔은 극복의 대상인가,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인가.. 등등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슬픔을 다음과 같이 정의 했다.

"슬픔이란 보다 완전한 것에서 불완전한 것으로 이행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다."

물론 기쁨의 정의는 그 반대이다. 

음미 할수록 간결하고 명쾌한 해석인 것 같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 스피노자 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하는 철학자는 아직 알지 못한다. 

불완전? incomplete, imperfect.

이행? 移行, 다른 상태로 옮아감.


 슬픔이란 보다 완전했던 것이 보다 불완전한 것으로 바뀌어 가는 상태를 인지 했을 때 켜지는 감정의 스위치다.. 

활짝 핀 꽃이 점점 시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 웬지 모르게 슬퍼진다. 

매일 보는 거울 속에서 점점 늙어 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 슬퍼진다. 

만남 보다 헤어짐이 보다 불완전한 것으로 인식하면 슬픔이 온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으면 말 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들지만 , 싫어하던 직장 상사가 퇴직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같이 있을 때 나의 존재가 보다 완전하다고 인식되면 기쁨이 오지만, 헤어지면 나의 존재가 보다 불완전하다고 인식되면 슬픔이 온다.

그렇다. 슬픔이란 보다 완전함을 지향하라는 유전자의 명령이다. 

슬퍼하는 것은 나쁜 것도  못난 것도 아니다. 

완전함에서 불완전함으로 추락 했다고만 생각하면 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들국화의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노래를 보면 의미 있는 가사가 나온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이 노래는 슬픔을 승화하는 방법을 노래하고 있다. 

꽃이 지는 모습이 슬프다면 만개 했던 꽃이 그 만큼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고뇌와도 일맥상통 하는 화두~ 

"불완전 해짐을  인지 할 것인가, 완전 했음을 상기 할 것인가."

이 또한 선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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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