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2017. 2. 8. 08:57


여행을 다녀 오면 인생이 여행과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번 여행은 특히 그랬다.


관광과 여행!

관광과 여행은 사뭇 다르다.

예정된 일정대로 움직이는 관광은 가이드가 알아서 인솔 해주니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그저 가이드님 따라 다니며 좋은 구경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 된다. 

그래서일까~  관광을 다녀 오고나면 금방 잊어 버리고 나중에는 사진 말고는 남는 게 별로 없다.


반면 내가 주체가 되서 떠나는 여행은 출발전부터 신경 쓸 일이 많다. 

또한 아무리 계획을 잘 짜더라도 예정대로 되는 게 별로 없다. 

고생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론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에 위기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긴 여운이 남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 끓인 진국처럼 기억이 오랫동안 남는다..


가이드의 통제를 받으며 깃발 부대의 일원이 되는 관광은 누가 공짜로 보내줘도 내키지 않지만 여행은 기회가 되면 일단 뜨고 본다. 

며칠 전 일본 후쿠오카로 여행을 다녀왔다. 

오래전부터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다소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경상도식으로 표현하면  "됐나? 됐다~~ "



4남매가 1년에 몇 번 모이기도 힘든데 어쩌다 보니 4남매가 여행을 같이 떠나게 되었다..

여행지가 가까운 일본이여서 만만하게 생각 하기도 했지만 이래저래 바쁜 일이 많아서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전 7시15분 비행기라 6시 45분에는 탑승을 해야 했다. 

그런데 6시 20분에 수속은 커녕 화물도 부치지 못했다.

겨우 화물 부치는 차례가 되었는데 하필이면 내 차례에 화물 부치는 전산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륙시간이 임박해서 거부된 것이다..  직원이 담당자와 전화를 하더니 화물을 부치긴 하겠지만  혹시 화물을 못 실을수도 있다며 

전화번호를 적으라고 했다..

시간을 보니 6시 30분..  수속 밟는 곳을 가니 인산인해다..  

새벽에 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순서를 기다리며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도저히 비행기를 탈 수가 없다.


 그래서 승무원이 통과하는 곳으로 무작정 달려가서 티켓을 보여주며 죽는 시늉을 했다.

다행히 담당 직원이 뚱한 표정을 지으며 다음부터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며 통과 시켜 주었다..

100 미터 달리기 하듯 뛰어가서 겨우 탈 수 있었다..  출발부터 분주했다..


일본에서는 더 위급한 상황도 있었다..

전철 선반위에 배낭을 올려 놨는데 전철을 내릴 때  깜박하고 캐리어만 들고 내렸다..

10분 정도 지난 후에 배낭을 두고 내린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말이 통하는 한국에서도 찾기 힘든데  배낭을 잃어버린 곳은 말이 통하지 않는 일본이다..

가이드도 없는지라 눈 앞이 캄캄했다.. 일단 무작정 뛰었다..  

아뿔싸, 전철은 이미 떠났고 철로는 텅비어 있었다..

이리저리 살피다 승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붙잡고 어설픈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써가며 위급한 상황을 알렸다..

다행히 승무원이 내 상황을 알아 차렸다..  웃으며 따라 오라고 했다.. 느낌이 좋았다.

천만 다행으로 그 곳은 종착역이여서 내 배낭은 분실물 보관소로 막 이송하려던 참이였다..

수명이 최소 몇 일은 단축 되었을 것이다..


때론 행운도 찾아온다.

전철을 타다 우연히 광고판을 봤는데 후쿠오카에서 독일식 맥주축제, 옥토버훼스트를 한다는 것이다..

날짜를 봤더니 바로 그날 오후 4시부터다. 장소를 봤더니  그날 묵을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평소 독일 맥주 축제에 가 보는 것을 소망했는데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분위기를 띄워 주는 밴드는 독일 말을 쓰는 독일인 이였다..

밴드 리더가 축제 중간에 가위바위보 게임한다고 했다.. 

축제 참가자가 족히 2000명은 될듯 한데 어떻게 하다보내 내가 1등을 하게 되었다..

기념품으로 밴드의 연주 cd도 받았다..


때론 전화위복이 되는 일도 있다..

후쿠오카에서 1시간 거리에  야나가와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일본의 베니스라 불릴 정도로  작은 하천이 많아 뱃놀이로도 유명하다..

전철을 타고 야나가와역으로  갔다..


그런데 전철을 무사히 통과하지 못했다..  

교통 패스를 잘못 사서 추가요금을 내야 했다. 

환전한 예산이 펑크나서 뱃놀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할아버지들이 뱃사공인데 카드가 될리가 없다..

어쩔수 없이 걷기로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배를 타는 것보다 걷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를 타면 관광객들로 빽빽한 좁은 배에서 할아버지들과 섞여서 1시간 30분을 가만히 있어야 한다.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걷는 것이 훨씬 좋았다.  

1시간 30분동안 이곳 저곳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아기자기하고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낚시 하는 할아버지들이 보기 좋았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집들이 눈 앞에 실물로 펼쳐져 있으니 신기하게 느껴졌다..


또한 특이한 모습도 봤다. 

토요일 오후인데 도로변에 적지 않은 상점이 문을 닫거나, 패허가 된 모습이였다.

녹슨 간판, 네온사인 간판 흔적으로 봐서 한 때는 번성했던 도시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일본이 고령화 되고 인구가 다시 대도시로 이동하는 바람이 지방의 작은 도시들이 활력을 잃고 있는 모습을 눈으로, 피부로 직접 확인 할수 있었다..

도로변에 있는 상가건물 전체가 텅 비어 있기도 하고, 음식점 한 두 군데가 영업을 하는 곳도 많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20년후 대한민국 지방 도시의 모습을 보고 있는듯 했다.



여행 다니면서 배운 것 혹은 깨달은 것~~

아무리 준비하고 계획 할지라도 여행은 우연의 연속이다. 

그 우연 속에 행운도 있고 불운도 섞여 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여행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일에 후회하고 누군가에 원망 하면 여행하는 내내 기분이 나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싸우게 된다. 신혼여행가서 이혼하고 오는 사례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행운은 만끽하고, 문제가 생기면 해쳐 나가면 되고, 불운 속에서는 교훈을 얻고  위기 속에서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찾으면 된다.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교훈은 "너무 이른 시간에 뜨는 비행기는 타지 않는다.."

"전철을 탈 때 아무리 무거워도 배낭은 절대 선반위에 올려 두지 않는다."



인생도 여행과 같다..

누구나 처음 살아 보는 인생이다..

아무리 준비하고 계획 할지라도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다.

그 우연 속에 행운도 있고 불운도 섞여 있다.

 살다 보면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인생은 내가 원하는대로 , 내가 뜻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기쁜 일도 있고, 슬픈일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일도 있고, 마지못해 하는 일도 있다.

이때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맛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일에 후회하고 ,누군가에 원망 하고 , 화 내고 짜증내면 인생을 사는 내내 기분이 나쁘다.

좋은 일은 만끽하고, 문제 생기면 해쳐 나가고, 불운 속에서는 교훈을 얻고 , 위기 속에서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찾으면 된다. 

그러면 삶의 맛이 달라지지 않을까...


-----------------------------------

www.successguide.co.kr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