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도 인생을 통해 몇 번의 성공을 경험 한다고 한다.
그것이 과거의 일 일수도 있고 현재 진행형 일 수도 있고 아직은 경험하지 않은 미래의 일 일수도 있다.
그 성공은 큰 돈을 벌고, 어려운 고시에 합격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주 작고 사소한 경험일 수도 있다.
나에게도 그 흔하지 않은 작은 성공의 기억이 있다.
대학 3학년 때의 일이다.
학교 동아리에서 갑자기 축구 붐이 일었다.
지금은 축구가 내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지만 그 당시 까지만 해도 TV 중계는 국가 대표급 경기만 보고 직접 게임을 하는 것은 군대 있을 때 마지 못해 몇 번 해본 것이 전부였다.
천부적으로 운동 신경이 그리 발달하지 못한 탓에 후보 선수로 간신히 뽑히는 것이 고작 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봄 축제를 맞이하여 다른 동아리와 친선 축구경기를 하게 되었다.
실력이 모자란 탓에 예비역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후보로 선수 조끼를 걸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실력은 어림도 없는데 축구 잘하는 동기 빽으로 겨우 명단에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에는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무지 공이 발에 붙어 있지 않고 땅만 보고 공만 따라다니는 수준이니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그 날 집에 돌아와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자존심이 상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밤이 새도록 이를 북북 갈고 날이 밝자 마자 곧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축구 교본을 샀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축구 교본을 뚫어져라 보았다.
도전의 대상이 정해지는 순간 이였다.
제일 먼저 한 것은 목표 설정 이였다. 그 목표는 두 달 뒤에 있을 동아리 대항 정기전에 주전 선수로 뛰는 것 이였다.
목표를 정한 후 나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엇을 못하는지, 나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축구 잘하는 친구에게 자문을 구해 보기도 하고 TV에서 중계해 주는 축구 경기도 빠지지 않고 봤다.
비디오 가게에 들러서 월드컵 축구경기 테입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해서 아쉬워 했던 기억도 난다.
그렇게 며칠을 뛰어다닌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첫번째 발견한 나의 문제는 경기를 읽을 수 있는 눈이 없다는 것 이였다.
초반부터 여기저기 무작정 뛰어다니기만 할 뿐 개념 없는 축구를 했다는 것이다.
축구 교본을 공부한 후 얻게 된 제일 큰 소득은 축구를 잘한다는 개념을 바꿀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대단한 변화였다.
그때까지 내가 알고 있는 이상적인 축구 선수는 혼자서 요리조리 사람을 따돌리는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였다.
그러나 내 생각이 아주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적재적소에 패스를 잘하는 사람이 뛰어난 선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너무도 기본적인 상식이지만 그 당시 나에겐 엄청난 개념의 변화 였다.
목표가 정해지고 나의 상태를 분석하고 연습해야 할 방향을 정하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그리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첫번째 연습한 것은 공을 다루는 기술 이였다.
아침 수업이 있기 전 한시간 정도는 운동장 귀퉁이에서 벽을 향해 공을 찼다.
그리고 오른발 , 왼발을 번갈아가면 하루에도 수백 번씩 트래핑 연습을 했다.
일주일 코스로 축구 강습도 받아보고 미니 게임이든 큰 게임이든 기회만 되면 시합에 참여 하였다.
그리고 하루 종일 축구 생각만 하였다.
중간고사 시험이 있는 날도 아침에 미니 게임을 하고 시험이 치뤘다.
수업 시간에는 교수님의 머리가 축구공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을 축구에 미치듯 살았다.
한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힘들게만 느껴지던 축구가 무척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 했다.
그리고 중요한 게임이 있을 때 마다 주전 선수로 뽑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즐겁고 스릴 넘쳤던 것은 나를 인정해주고 대우해 준다는 것 이였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축구만 생각하고 살았더니 동아리 대항 축구시합 행사 때 두 달 전의 수모를 깨끗이 만회할 수 있게 되었다.
동아리 대항 축기 시합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운영하는 최종 수비수라는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었다.
비록 그날 경기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하루종일 승리감과 성취감에 마냥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인생도 이러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야기거리도 되지않을 작은 사건이지만 나에겐 소중한 경험 이였고 귀중한 삶의 교훈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날 깨달은 가장 값진 교훈은 삶이 즐겁고 재미있고 보람 있으려면 인생을 사는 실력을 키워 한다는 것 이였다.
인생을 풍요롭게/기타2009. 6. 19. 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