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하게 지내는 후배에게 자신의 장점을 뭐로 생각하고 있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망설임도 없이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대답조차도 망설임이 없어 보였다.
한번은 그 후배와 지하철에서 재미있는 장난을 했다.
옆에 앉아서 과자를 먹고 있는 여대생에게 과자를 얻어 먹을 수 있냐고 농담을 건넸다.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여대생에게 다가가서 능청스럽게 과자 두 개를 얻어서 자기 하나 먹고 하나는 나를 주는 것이였다.
이번에는 후배가 반격을 해왔다. 낮은 포복으로 한 칸을 기어 갈 테니 5만원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단호하게 ‘노’라고 대답했다. 후배 녀석은 그렇게 할 것이 뻔하기 때문 이였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나에게 별 관심도 없을 거예요. 나는 이 칸을 기어서 가고 , 그리고   다음 칸으로 넘어가면 그만 이예요" 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엉뚱한 대답으로 들렸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난 후 후배의 슬픈 가정사를 듣게 되었다.

군복무를 마치기 얼마 전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조문을 갔을 때 너무도 담담한 후배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
그렇게 부유하지 않은 듯 보였지만 아버지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계셨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별세에 그의 아버지는 많은 방황을 하셨다고 한다.
날마다 술로 지내고 두 번의 재혼도 실패로 끝나 그 많던 부동산과 재산은 위자료로 모두 잃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들의 등록금은 거의 주지 않았다.
괴로워하시는 아버지를 이해하려 노력도 했겠지만 많이 야속했을 것이다.
"너의 인생은 네가 책임지라"는 아버지의 차가운 말에 가슴으로 속앓이를 하며 스스로의 길을 선택했다.
그 후로 서울에 올라와서 명문대 편입을 준비했다.
지방대학에서 커다란 비전을 보지 못해 무작정 상경한 것이다.
그후 오직 목표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선택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밤 11시까지 도서관 붙박이가 되어 몇 개월을 미친 듯이 공부 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모든 시간을 공부에 쏟아 부었다.
마침내 전국 최고 규모의 유수한 편입학원에서 전체 7000명 중에 30~40등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해 편입 시험에서 명문대를 비롯한 여러 개 대학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렇게 원하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외국계 회사에 입사 했다.
년 1~2회 해외여행, 자동차도 지급 받고, 인센티브도 많이 받고 근무 조건도 편한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두겠다는 것 이였다.
더 이상 배울게 없고 일은 편하지만 자신의 발전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한 판단이 내려지자 주저 없이 작은 벤처기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벤처기업에 입사하여 학원 수강비로 200만원 가까이 투자했다.
또한 업무에 필요한 책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아무튼 그의 행동은 언제나 이런식으로 마음만 먹으면 망설임이 없고 거리낌이 없이 행동하는 습관이 베여있다.

어떤 계기로 그런 생활 습관을 가지게 되었냐고 묻자 그는 환경이 자신을 진화 시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졸업 할 때까지 수 없이 막노동을 하고 여기 저기 돈을 빌려서 혼자 힘으로 학업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취업 후 1년도 되지 않아 모든 돈을 갚아 버렸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아버지를 원망하지도 않고 환경에 비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너무도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가끔 놀랄 때도 있다.
그렇다고 정(情)이 메마르고 냉정하지도 않고 웬만하면 화를 내지도 않는다.
그런 모습이 환경에 삶이 진화된 모습인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아니고서는 그 환경을 견뎌낼 수 없을 테니까...
사람도 환경에 따라 진화 한다.
생물학적 진화는 수 십만 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삶의 진화는 매 순간 진행된다.
어렵고 힘든 도전을 받았을 때 어떤 사람은 도태 되어 아무렇게나 살지만, 어떤 사람은 삶이 진화하여 발전과 성장을 하게 된다.

어느 대학에서 인삼과 산삼의 차이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
인삼과 산삼은 성분이 비슷하지만 산삼에는 인삼에 없는 각종 미네랄 성분이 40여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실험자는 인삼을 산삼이 나는 환경과 비슷한 김천의 어느 고랭지 지역에 수십 뿌리 심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후 그곳에서 인삼을 캐보았다.
대부분은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지만 몇몇 인삼 뿌리는 살아 남았다.
그리고 그 성분을 조사해 보았더니 놀랍게도 산삼과 거의 똑같았다.
인삼이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려 스스로 각종 미네랄을 생산해 내며 산삼으로 변화해 버린 것이다. 인삼을 산삼으로 만든 것은 혹독한 자연환경 즉, 고난 이였다.
진화와 도태의 차이는 응전을 하느냐 응전하지 않느냐의 차이다.
침팬치와 인간의 유전자 차이는 고작 2%이다.
98%가 똑같고 2%가 사람과 침팬치로 갈라 놓았다.
사람과 침팬치의 차이는 큰 차이가 아니라 작은 차이다.
그러나 그 작은 차이가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라 큰 차이인 것이다.

우리의 삶도 결코 큰 차이 때문에 운명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작은 차이가 뛰어난 사람과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갈라 놓는 경우가 많다.
환경을 극복하고 진화하는 사람과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사람과의 차이는 결코 큰 차이가 아니다.
그 차이는 도전에 응전하느냐  응전하지 않느냐 하는 태도의 차이일 것이다.
후배는 " 단지 해야 하니깐 했을 뿐 이다"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도전에 대해 응전을 선택한 태도인 것이다. 
도전에 응전하면  진화하게 되어 있다.
나에게 주어진 도전이 무엇이든 그것을 극복하고 뚫고 나가자고 응전을 선언하는 순간  인생의 바다에서 도태되지 않고 진화하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인생을 풍요롭게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관에 대하여  (4) 2011.01.10
삶을 가꾸는 인생  (4) 2010.12.14
삶의 조감도.  (4) 2010.12.13
무서운 우리딸  (1) 2010.12.06
성취능력이 약한 사람들의 특징  (3) 2010.12.02
소망에서 목표로 전환 하라  (2) 2010.11.29
차선의 선택을 지워라.  (3) 2010.11.25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