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다큐 영화 "그날 바다"를 봤다.
4년의 피와 땀과 노력을 볼 수 있었다.
감독.. 제작자.. 정말 수고 많이 하셨다.
이런 영화는 봐줘야 한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아픔을 나누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다.
추정으로 주장하지 않고 팩트로 주장하는 것이 돋보였다.
하지만 영화 내용이 사실이라 단정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주장하는 바의 결론이 "고의 침몰"인데 사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생각한다.
영화의 주장이 사실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제가 필요하다.
- 세월호를 고의 침몰 시켜야겠다고 누군가 결정 해야 한다.
- 결정 사항을 지시하는 자가 있어야 한다.
- 지시한 것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하는 자가 있어야 한다.
- 기획한 것을 실행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 실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협조하는 자와 팀도 있어야 한다.
- 이 모든 과정이 톱니바뀌처럼 움직여야 하고 정보가 밖으로 새어 나가도 안된다.
결정 > 지시> 기획 > 실행 > 협조 > 은폐
웬만한 조직의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이런 일이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
세월호를 고의로 침몰시키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프로세스가 작동해야 한다.
당연히 여러 사람과 팀이 협조 해야 한다.
사건 종료 후 지속적으로 숨기고 은폐하기 위해서는 지금도 계속 가동해야 한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글쎄~~
공무원들은 서로다른 부서끼리 협조를 잘 하는 조직이 아니다.
책임은 최대한 회피하고 덤탱이 안 쓰려 몹시도 몸 사린다.
국정원, 해경, 세월호 승무원들이 서로 공모하여 세월호를 고의 침몰시키고 지금까지 숨기고 있다는 설정은 판타지에 가깝다.
화살이 과녁을 통과하기까지 수 많은 점을 지나야 한다.
그 모든 점을 정확히 통과해야 과녁에 화살이 꽃힌다.
그런데 화살이 과녁까지 가는 길은 무수히 많다.
반드시 A,B,C,D,E 지점을 통과해야 과녁에 꽃히는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제시하는 핵심 포인트를 보자..
-정부가 제공한 세월호 항적 경로 데이터가 이상하다.
-정부가 발표한 침몰 지점이 자체 조사한 결과와 다르다.
-세월호가 병풍도 근처에서 빠르게 가다가 느리게 가다가를 반복한다.
-외부 힘으로 보이는 알수 없는 원인으로 배의 방향이 급격히 꺽인다.
-자체 조사해 보니 실제 항적 경로가 병풍도 해저 지도와 비슷하다.
-왼쪽 앵커가 녹슬어 있다.
-인양 하기 전에 말도 없이 앵커를 잘랐다.
이 모든 걸 연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병풍도 해저 지형중 산맥이 있는 곳을 지날 때 그 누군가 앵커를 내리고 지그재그로 항해해서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세월호를 고의 침몰시켰다..
상관관계는 있을 수 있는데 인과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론 내리긴 힘들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잘려나간 앵커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다..
정부가 말도 없이 잘랐다는 사실을 비판하면서 이런 사실로 유추해볼 때 고의 칠몰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행커는 핵심 증거품이다..
세월호에 있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잘려나간 앵커를 정밀 조사하면 된다.
엄청난 무게의 세월호가 속도를 내고 달렸다..
질량과 속도를 알고 있으니 그 에너지를 계산해낼 수 있다.
엥커가 해저 바닥 바위에 걸렸다면 엄청난 에너지가 앵커와 쇠사슬에 전달 된다..
휘거나 긁히거나 늘어나거나 흔적이 없을 수 없다.
시뮬레이션 하면 어느정도 변형이 되는지 알 수 있다..
앵커가 가짜라는 의혹에 대한 해명은 간단하다..
잘린면을 대조해 보면 간단히 해결 된다..
앵커가 핵심 증거물인데 이 부분을 왜 집중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영화에 대해 딴지 거는 것이 아니다..
용기와 시간과 돈을 투입해서 의문 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은 순수한 의도보다 정확한 진실이 중요하다..
수고 했고, 고생했고, 나름 논리적이며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주장했다..
하지만 그 주장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 관계자가 영화에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
예상컨데 모두 반박 가능할 것이고 영화에서 제기하는 고의 침몰설은 사실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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