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시사 만평2017. 7. 2. 16:36

 옷을 유난히 잘 입는 사람이 있다.

바지와 셔츠의 색상을 맞추고 , 신발과 가방을 옷과 어울리게 코디하여 스타일을 살려낸다.

그렇게 만들어 낸 스타일이 독특한 개성을 갖추면 값비싼 명품을 두르지  않아도 멋쟁이가 될 수 있다.


스타일(style)은 일종의 양식(樣式)이다. 

빈티지 스타일, 모던 스타일...  양식은 다양하다. 

스타일이 있냐 없냐의 문제지 어떤 것이 우월하다 열등하다 말하는 것은 어색하다. 

그저 개성만 있을 뿐이다. 


나 같은 사람은 입고 신고 메는 것을 선택할 때 실용성을 따지는지라 패션에 도무지 스타일이 없다.

주변에 민폐를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것을 선택한다.

패션에 스타일이 없고 그다지 관심도 없기 때문에 패션에 관한한 할 말이 없다. 



삶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무엇보다 삶의 스타일에 관심을 갖는다.

누구를 만나면, 어떤 사람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이 뭔지 궁금해진다.

무엇을 추구 하는지,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왜 그렇게 생각 하는지 ,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라는 자기만의 생각과 주장이 분명하면 삶의 스타일이 보인다.   

그 삶의 스타일이 독특하고 개성이 있고 흥미로우면 그런 사람과는 오랫동안 대화 하고 싶어진다.

삶의 스타일이 또렷히 있는 사람과 대화하면  대화 하는 내내 즐거워진다. 

그 삶의 스타일이 나와 비슷하면 이내 친구가 되고 동지가 되곤 한다.   


물질적 욕망만 추구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뭐가 그리 고독한지 사랑 타령만 하는 종족도 그리 멋스럽지 않다.

어떤 삶의 스타일이 우월하다 열등하다 말하기 어렵다. 

어떤 삶의 스타일이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 어렵다.

어쩌면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쨋거나 삶의 스타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소유보다 경험을 소중히 한다.

- 무언가 추구함을 추구한다.

- 인간미를 지켜내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합리적이다.

- 우주가 시작 되는 날로부터 우주가 끝나는 날까지 그 모든 것을 최대한 많이 아는 것이 내 삶의 궁극적 목표다.


이것은 나를 규정하는 삶의 스타일이다. 

왜 그런 삶을 사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왜 그런 옷을 입고 있냐고 물으면 뭐라 대답할 것인가..  

그냥 나는 이런 스타일의 옷이 좋다고 말할 뿐이다. 

하지만 추천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다.


우주를 생각하면 사랑도 미움도 고뇌도 번민도 그저 작은 티클처럼 보인다.

모든 번민이 사라지고 평온해진다.

"맥스 테그마트의 유니버스"라는 책을 읽고 있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뜬 구름 잡는 이야기를 담은 600페이지 짜리 고리타분한 과학책이지만 책장 넘기는 것이 아까워 아껴서 읽는 그 맛이 쏠쏠하다..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