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시험 답안 유출사건에 대한 판결 결과가 나왔다.
검찰의 기소 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 되어 3년 6개월 실형이 선고 되었다.
답안을 유출시킨 교무부장은 박유천 못지 않게 기이한 행동을 했다.
수많은 증거와 정황이 모두 진범이 누구인지 명확히 가르키는데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쌍둥이 두 딸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다.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헛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말도 안되는 괴변으로 억울하다 항변했다.
범행을 자백하고 선처를 구했다면 여론의 화살은 현행 입시제도의 문제점으로 향했을 것이고, 동정여론이 일어나 형량을 상당히 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아 재판부를 화나게 했고 여론을 악화시키는 최악수를 뒀다.
교사까지 했을 정도면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아닐진데 왜 이토록 비합리적이며 어리석은 판단을 했던 걸까..
자신의 민낯을 대할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 신분으로 답안지를 유출해 딸들에게 답안지를 미리 보여줬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신의 모든 삶이 부정되는 것이기에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는 노릇이다.
명백한 증거들이 넘쳐나는대도 불구하고 끝끝내 부인하는 것은 잠재의식의 명령이다.
감옥에서 몇년 더 살더라도 자신은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는데 억울하게 옥살이 했다고 스스로 믿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박유천도 그런 심리로 끝까지 버텼지만 빼도박도 못하는 강력한 증거앞에 두손 두발 다 들고 강제로 진실앞에 소환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런식으로 비합리적인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가까운 친척 아들이 두 돌이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엄마 아빠를 못하고,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불러도 반응이 없고 혼자 논다..
자폐아와 비슷하다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 보라 조언했다.
그러자 웃으면서 자기 아빠도 4살때까지 말을 못했다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얼마후 애기가 어린이집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자기 손등을 물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터넷에 조회를 해보니 전형적인 자페아의 특징이였다.
한번 더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 했다.
그랬더니 자기도 주변에 알아보고 있고 마침 간호사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크게 걱정 안해도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선택적으로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케이스다.
내가 보기에는 아들이 자페 아이가 아닌 것이 믿고 싶은 것이고 그런 증거를 계속 찾아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 당장 대학병원가서 진단 받고 자폐아가 아니라면 좋은 소식인 것이고, 자페가 맞다면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인데 계속 병원은 안가겠다고 한다.
진실을 받아들인 용기가 없기 때문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할까..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나도 그 누군가에겐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이겠지..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이며 모두들 자기만의 세상에 살고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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