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시사 만평2019. 4. 30. 16:31

지난달 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응급실에 도착해서 왼쪽 팔다리에 편마비가 온것 말고는 후유증이 없다.

이것도 큰 후유증이긴 하지만  재활을 하면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다고 하니 불행중 다행이다. 

 

어머니 병 간호를 하면서 건강의 가치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건강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는 게 적절한가 싶지만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가장 쉽긴 하다. 

 

병실을 둘러보니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가  여럿 있었다.

왼쪽 팔다리를 못 쓰셔서 휠체어를 타야 하는 어머니는 증상이 가벼운 편이였다.

음식을 못 삼켜 코에 호수를 낀 사람.

배변을 처리하지 못해 하루종일 기저귀를 찬 사람.

의식은 멀쩡 한데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

의식이 혼미해 눈만 멀뚱 멀뚱하고 누워 있는 사람.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울까..

 

의식이 또렷하시고 말씀을 잘하시는 어머니를 통해 그 고통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뇌졸중에 걸린 환자 대부분은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어머니도 기분이 괜찮은 듯 하다  갑자기 우시곤 했다.

지금은 재활을 통해 왼쪽 팔.다리가 조금씩 움직여서 우울증 증상은  많이 좋아지셨다.

 

작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영화를 보고 콘서트장에 가고 여행을 다닌다.

기분0에서 기분 10을  얻기 위해  100만원의 돈을 지불했다면 기분 -10은 -100만원이다. 

건강하지 않아 우울한 감정이 생겨 났다면  우울한 만큼 큰 돈을 지불하고 있는 샘이다. 

 

혼자 거동을 못하면 화장실에  혼자 갈 수 없어 간병인을 써야 한다.

가족이 간병을 하려면 직장을 다니지 못하거나 가게문을 못 연다.

 

암처럼 숨쉬는 순간마다 고통이 따른다면 또 어떠한가..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그 고통을 누군가가 대신 할 수 없다.

 

스티브잡스가  마지막 죽기 전에 했다는 말을 들어보자

 

What is the most expensive bed in the world? "Sick bed"...
어떤 것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침대일까? 그건 "병석"이다. 

You can employ someone to drive the car for you, make money for you but you cannot have someone to bear the sickness for you.
우리는 운전수를 고용하여 우리 차를 운전하게 할 수도 있고, 직원을 고용하여 우릴 위해 돈을 벌게 할 수도 있지만, 고용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병을 대신 앓도록 시킬 수는 없다. 

Material things lost can be found. But there is one thing that can never be found when it is lost - 
"Life".
물질은 잃어버리더라도 되찾을 수 있지만 절대 되찾을 수 없는 게 하나 있으니 바로 "삶"이다. 

When a person goes into the operating room, he will realize that there is one book that he has yet to finish reading - "Book of Healthy Life".
누구라도 수술실에 들어갈 즈음이면 진작 읽지 못해 후회하는 책 한권이 있는데, 이름하여 "건강한 삶 지침서"이다. 

 

 

크게 아프지 않고 크게 기분 나쁘지 않은 평범한 하루를 살고 있다면 나는 아픈 스티브잡스 보다 더 큰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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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