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국이 양적완화 시즌2를 발표 했네요. 내용을 보니 참 절묘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시장은 양적완화 규모를 5천억 달러에서 많게는 1조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예상보다 너무 적거나 너무 많으면 시장에 충격을 주는 부작용이 있는데 스무스하게 잘 넘어 갔네요...
어차피 미국 경제를 주무르는 이들이 전부 월가에서 같이 놀던 한 통속이라 짜고 쳤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시장의 전망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 돈 보따리를 한꺼번에 풀지도 않고 2011년 2분기까지 조금씩 지속적으로 달러를 방출 하면서 여의치 않을 때는 더 많이 풀 수도 있다고 립서비스까지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인식해야 할 중요한 대목은 두가지 정도라 생각합니다.
첫째, 2011년 2분기까지는 미국이 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옵션 ARM 재조정" 문제 때문에라도 도저히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맞겠죠..
두번째는 돈을 매달 나눠서 방출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트렌드를 가져 가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시장 참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달러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내려가겠구나.. 하고 최면에 걸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바람을 서서히 불어 넣는 효과가 있습니다.. 계속 불어 넣을 테니 다들 알아서들 하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고, 향후 세계 경제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보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지난글과 조금 다른 각도로 저 개인적인 생각을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미국이 양적완화, 즉 돈을 찍어내면서 내세운 명분은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옹이고 지나가는 개도 웃을 내용입니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더 이상 기준금리를 낮출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직접 유동성 공급을 늘려 투자와 소비 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를 좀 안다는 사람중에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마 전세계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 돈이 투자를 늘려 소비지출에 쓰여지기가 힘들 다는 것은 미국정부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 것 입니다.
이미 1차 양적완화 정책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찍어낸 달러가 미국내의 소비와 투자에 사용되지는 않고 금융기관 사이에서만 머무르다가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돌변하여 미국 밖으로 튀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밖으로 튀어나간 달러가 어딜 들어가냐면 제조업이 살아 있어 열심히 일해서 달러를 벌어오는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데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통화를 정상시켜 버립니다..
이런 현상을 보고 혹자는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하락시켜 무역수지 개선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것이 아니냐 하고 말을 하곤 합니다... 물런 그런면이 있겠지만 그게 다라고 생각하는건 순진한 생각입니다...
무역수지의 불균형은 환율에 의해서만 결정 되는 것이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큽니다..
미국은 가격 경쟁력을 유리하게 해서 물건을 많이 팔아서 돈을 벌어올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즉, 일해서 돈을 벌어 빚 갚을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고 ) 일한 만큼만 쓰고 일한 만큼만 먹는 양심적인 생각도 별로 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달러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도 팔아 먹을 물건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물건 중에 가격 경쟁력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미국이 일해서 돈을 벌어 올 수있는 것은 대충 보면 최첨단 무기, 지적재산권, 라이센스, 교육, 관광 , 국채 뭐 이정도인데 이런 것은 가격 경쟁을 그리 많이 하는 것 들이 아닙니다..
애플의 아이폰만 하더라도 거의 아시아에서 만듭니다.
서로 고만 고만한 물건을 만들어서 팔아 먹는 나라끼리나 가격을 싸게 해서 많이 파는 경쟁을 하는 것이지 미국은 환율문제로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는 의지는 쇼에 불과 합니다.....
미국은 미안하지만 일해서 돈을 벌 생각이 없고 다른 나라에서 땀흘려 만든 재화를 약탈해서 가져다 쓸 궁리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약탈이라고 해서 무식하게 주먹으로 협박하고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이 아닙니다..
무력으로 약탈하는 것은 옛날에나 통했고 하수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진짜 고수는 시스템으로 약탈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세련된 패권국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미국은 돈을 풀었봤자 그 돈이 경기부양에는 별로 쓰이지 않고 밖으로 튀어 나간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아는데도 불구하고 왜 돈을 푸느냐면 달러가 미국 밖으로 나가면 달러가 공수부대가 되어 지들이 알아서 세계의 부를 약탈해 오기 때문입니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지구"라는 마을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떤 집은 신발 만들고, 어떤 집은 농사 짖고, 어떤 집은 소 키우고, 어떤 집은 옷만들고...
아무튼 그 마을 사람들이 제각각 일을 하면서 그들이 만든 재화로 의식주가 해결 되고 자급 자족이 가능합니다. ..
근데 서로 물건을 교환 해야 하는데 강가에서 나는 조약돌을 화폐로 정해서 자기가 만든 물건을 서로 교환 하기로 했습니다다... 시간이 흐르자 제일 힘 쎄고 수완 좋은 놈이 조약돌을 다 긁어가서 제일 부자가 됏습니다.
힘쎈 놈이 하는 말이 조약돌이 무겁고 귀찮으니 내가 종이돈을 만들테니 그 종이 돈으로만 물건을 교환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종이돈 만들고, 종이 돈으로 교화는 것에 대해 토다는 놈 있으면 박살 낼꺼라고 겁도 줬습니다...
힘쎈 놈한테 대들면 얻어 터지니깐 다들 그렇게 하자고 합의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말을 잘 듣더니 어느날 깡다구 있는 콧수염단 한 놈이 "왜 우리가 일해서 만든 걸 넌 종이돈 찍어서 그냥 가져가냐 난 다른 종이돈으로 교환 하고 싶다"고 하자 힘쎈 놈이 대드는 놈을 몸둥이 들고 죽기 전까지 후려팼습니다..
그후론 종이돈 문제를 대 놓고 문제 삼기가 더 어려워 졌습니다.
아무튼 신발 만드는 집은 고기 먹을려면 신발을 열심히 만들어서 신발을 팔아 종이돈을 벌고, 그 돈으로 고기 사 먹고 옷도 사고, 쌀도 사야 합니다..
어떤 집이든 의식주 모든 것을 자급자족 하는 집안은 없습니다....
돈을 찍어내는 힘쎈놈은 처음에는 조약돌만큼 종이돈을 찍었는데 흥청망청 놀다보니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번는 놈에게 돈을 빌립니다. 이놈 저놈한테 다 빌립니다...
워낙 부자였고 힘도 세고해서 돈 빌려 달라고 하면 다 빌려 줬습니다...
그렇게 놀고 먹었더니 어느덧 빚쟁이가 되어서 빚을 도저히 갚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무슨 짓을 하냐면 그냥 무대포로 종이돈을 막 찍어 댑니다.....
남들은 일해서 버는 종이돈을 힘쎈놈은 그냥 종이돈 찍어서 신발도 사고, 옷도사고, 술도 사먹습니다..
돈 찍어내는 집 가족들은 일하는 놈도 별로 없는데 다들 잘 먹고 잘 삽니다..
먹을게 떨어지면 아버지가 종이돈을 찍어내서 물건 사오면 되니깐요...
종이돈 찍어 이자도 갚고, 원금 갚으라고 지랄 하는 놈 있으면 눈을 흘기면서 종이돈 찍어 주면 그만입니다.
종이 돈을 근거도 없이 찍어대니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집니다.. 그러나 그동안 빌린 돈의 액면가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달 전에 신발 가게서 100만원을 빌렸는데 그당시 100만원이면 신발을 10컬레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돈을 마구 찍어대서 돈의 가치가 떨어져 지금은 7컬레밖에 못삽니다..
그리고, 고기 먹고 싶으면 돈찍어 고기집가서 약탈해 오고, 옷이 없으면 돈 찍어 옷 만드는 집에가서 약탈해 옵니다..
형태는 돈을 주고 사오는 것이지만 일도 안하고 파란색 종이를 주고 그냥 뺏어 오는 것 입니다..
딴 집은 새빠지게 일해서 종이돈 벌어서 다른 물건을 구매하는데,
돈을 찍어 내는 이놈은 일도 안하고 종이돈만 찍어도 자기 먹을 거 다 먹고 돈이 없다고 죽는 시늉을 하지마만 아무튼 잘 먹고 잘 삽니다.
도대체 이런 나쁜 놈이 어디 있을까요?
외계인이 지구라는 동네에 놀러 와서 지금 돌아가는 이꼴을 보면 분명 뭐라 한마디 할 것 같습니다..
미국빼고 나머지 너네들........ 다 또라이 아니니? 하겠죠..
그러면 다들 이렇게 합창 할 것 입니다. 우리가 다 덤벼도 저놈 혼자 못이겨~~~
미국이 자국내 경기부양을 한다는 명분으로 찍어 대는 돈은 경기부양은 못시키고 달러화 가치만 떨어 뜨립니다..
그러면 자기가 그 동안 졌던 부채의 절대 가치는 떨어집니다..
그래서 미국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국채를 보유) 중국이 지금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 갑니다..
그리고 또하나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밖으로 튀어나간 돈이 어디로 가냐면 열심히 일해서 돈을 잘 버는 나라에 가서 그나라 주식을 사고 채권을 사고 부동산을 사고 각종 자산을 삽니다....
또한 중국, 일본, 한국 같은 애들은 새빠지게 일해서 번 돈으로 미국 자산을 삽니다..
주로 국채겠지요...
미국애들은 근거도 없이 돈을 계속 찍어대고 땀흘려 열심히 일해서 돈 잘 벌어 오는 중국, 한국에 가서 그 나라 주식과 자산을 삽니다.... 미국에서 튀어나온 달러는 중국에서 중국 자산을 살때는 위안화로 사고, 한국에서는 원화로 삽니다...
반면, 중국, 한국 이런 애들이 달러를 많이 벌긴 했지만 달러는 자국내에서 유통되는 돈이 아니라서 어쩔수 없이 미국에 가서 투자를 합니다.. 국채말고 딱히 살것도 없습니다. 아무튼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국채든 미국에서 살수 있는 자산은 전부 달러표시 자산입니다...
미국이 미국 밖에서 산 자산은 달러 표시 자산이 아니고, 미국 아닌 나라가 미국에게 사는 자산은 달러표시 자산입니다. 근데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달러가치는 떨어지고, 달러 이외 돈의 가치는 올라 갑니다...
=> 이 문장을 3번 정도 천천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달러를 풀어 재끼면 누가 유리할까요...
지금 미국이 경기부양을 핑계로 계속 달러를 푼다고 하죠.........
그러나 그 돈은 미국 밖으로 튀어 나와서 일 잘하고, 정당하게 돈 잘버는 나라 기어 들어가서
그 나라 자산가치를 상승 시켜놓습니다....
그 나라 자산가치 뿐만 아니라 그 나라 돈 가치까지 올려 놓습니다.. 성장의 열매도 먹고 환차익도 먹게 됩니다..
이제 대충 눈치를 채셨을 것입니다.
달러를 계속 풀고 , 그래서 달러 가치가 떨어 지면, 달러를 풀면 풀수록 미국에게 유리한 게임이 됩니다.
미국은 지금 약탈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껏 하겠죠... 계속 해먹다가 달러화 가치가 자꾸 떨어져서 다들 달러를 도저히 못 믿겠다고 아우성 치기전까지....... 그러나 미국입장에서는 그리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적절한 타이밍에 크게 한번 흔들어 주면 됩니다..
여기 저기 심어 놓은 폭탄이 터져 달러가 증발하는 현상이 발생하면 달러가 귀하신 몸이 되는 건 순식간 입니다...
근데 이 패를 눈치 못깐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어리버리한 사람이 나라를 운영하면 눈치를 못 깔수 있겟지만요..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이면 이정도는 눈치까고 있겠죠.. 아무튼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현재 무대포로 풀리고 있는 유동성은 아무리 정상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라도 거품을 만들어 버립니다...
미국이 풀고 있는 달러는 공수부대 입니다....
이 공수부대는 리먼 사태같은 금융 폭탄이 터지거나 미국이 숨통을 돌릴 수 있어 금리를 올리게 되는 순간 본국으로 철수 합니다...
그런데 그냥 조용 조용히 철수 하느냐....... 그것이 아니라 아주 아작을 내고 옵니다..
일시에 빠져 버리면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됩니다... 어정쩡하게 대처하는 나라는 외환위기에 빠지고 미국 가랭이 붙잡고 형님 달러 빌려 달라고 애원하게 됩니다. 지금 달러가 약화 된다고 다들 궁시렁 거리지만 미국은 벼르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미국이 아직은 디플레이션 함정에서 못 헤어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이 어떻게 잘 해서 원하는 대로 경제의 엔진을 다시 활기차게 가동 시키는데 성공하게 되면 금리를 올릴 것입니다..
그땐 거품을 잔뜩 먹고 대비책을 못 마련한 나라는 개박살 나겠죠..
유동성의 관점으로 보면 카드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입니다.... 달러를 풀었다 거둬들였다.. 자기 맘대로 하니깐요..
그러나 중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도 약점이 많고 중국도 장점이 많습니다....
기회가 되면 중국의 관점으로 , 중국을 주인공으로 해서 써볼까 합니다...
미국이 양털깍기를 제대로 할지 어설프게 실패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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