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매일 보는 청년이 있다.
백팩을 맨 그 청년은 출근 때마다 걷다 뛰다가를 반복하며 지하철 역을 향한다.
처음에는 '평소보다 늦게 일어 났나 보다' 했다.
착각이였다.
그 청년은 6개월째 계속 그러고 있다.
5분만 빨리 일어나면 편안하게 출근 할 수 있는데 비오는 오늘도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출근 했다.
5분만 일찍 일어나면 되는데 그게 그리 어렵나??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해 불가인 사나이는 직장 동료 중에도 여럿 있다..
부양가족이 많아 형편이 그리 넉넉치 못한 50대 초반 차장이 있다.
어느날 잇몸이 아파 칫과에 갔는데 견적을 뽑아 보니 천 단위가 넘어 간다며 고민스러워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치료를 몇번 받다가 임플란트 하는 것을 뒤로 미루고 진통제로 견디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러기를 1년이다..
잇몸과 충치 질환은 자연스럽게 치료 되는 게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망가지는 게 뻔한데 계속 미뤘다.
그러다 요즘은 잇몸이 내려 앉아서 음식을 제대로 씹지를 못해서 살이 많이 빠졌다..
칫과에 가보라 해도 무서워서 못가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가야 하는 데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되나?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례 3..
작년 어머니께서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 되고 빠른 치료를 한 덕에 지금은 퇴원하셨고 지팡이 짚고 생활이 가능하시다.
어머니를 통해 혈괄 질환의 무서움을 깨달았다.
가족력이 무서운지라 그후로 혈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변 지인의 소개로 세브란스병원장 출신에 김대중 대통령 주치의도 역임하신 의사 선생님이 운영하는 심혈관 전문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의사의 권유로 혈압 평생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3개월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피검사를 하면서 혈관을 체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험이 잘 되어 있어서 모든 진료비와 약값은 실비처리 되니 공짜나 다름 없다.
혈압이 130 정도로 조금 높은 편이고 가족력도 있고 하니 지금부터 심혈관 관리를 하자고 권유했다..
전문의인 자기도 40대부터 혈압약을 먹으며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나이 먹으면 자연스레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혈압약은 내성이 생기거나 중독과는 무관하니 안심하고 먹으라는 것이다..
혈압약 먹는 것은 안경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몸에 큰 부작용 없이 혈압을 정상 수치로 유지해줘서 혈관 건강을 지키게 해준다는 설명이였다.
그 후로 관심을 가지고 혈관건강 관련 책도 보고 유튜브와 인터넷 검색도 해보니 상당부분 이해하게 되었다..
나름 사명감(?)이 생겨 혈압이 높다는 직원을 수소문하여 고혈압의 위험성을 이야기 했다..
어떤 직원은 나이가 30대인데 건강검진만 하고 나면 혈압이 높으니 전문의를 찾아가라는 문자가 매번 날라 온다고 한다. 또 어떤 직원은 혈압이 무려 150이 넘고 작년에 삼촌이 뇌출혈로 돌아가시기 까지 했는데 병원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시간이 없어 못간다고 했다..
고혈압은 통증이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여러명에게 똑같이 자초지종을 설명을 해줬다..
그중 한 부류는 크게 공감하며 그날 바로 예약을 하고 병원을 다녀왔다.
그후 의사가 하라는대로 하며 관리 하고 있고 필자에게 고맙다는 말도 전했다.
또 다른 부류는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늦게 병원에 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사들이 일부러 약을 먹게 해서 이익을 챙긴다는 음모론적 주장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고 지금 당장 혈압이 높으니 일단 병원에 가서 전문의에 상담 받아보라고 권했다..
선배인 직원에게는 2번 정도 말했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에게는 3~4번 정도 말했는데도 고집을 꺽지 않았다..
"가야지요.. 시간이 없네요.. 운동으로 혈압을 낮춰 보려고요..."
쩝.... 내가 오지랍인거지..
내 혈관도 아닌데... 알아서 하겠지...
그후론 더 이상 혈압 얘기를 하지 않는다..
난 아직도 그들이 병원에 가지 않는 이유를 모른다..
삶에도 관성의 법칙이 존재하는 듯 하다..
크든 작든 변화를 싫어하고, 하던 것을 그냥 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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