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제 논평2012. 1. 18. 08:05

우리나라 속담에 "우는 놈 뺨 때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는 놈 달래 주지는 못할 망정  거기다 대고 빰을 갈기고 있으면 양아치 소리 듣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양아치를  꼽으라면  이자 며칠 밀린다고 깍뚜기 투입해서  자판 갈아 엎는 사채업자가 있겠고,
국제적으로 눈을 돌리면 신용평가사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공신력을 잃은건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금융위기때 이들이 했던 일을 생각하면  존재의 이유가 궁금해 집니다. 
낼 모래 망하게 생긴 회사들을  온통 A로 도배 하기도 했고 다 망하고 난 뒤에 뒷북치기 일쑤였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나라보다 부채로 허덕이는 나라의 신용평가가 더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전  S&P가   프랑스,  이탈리아 , 스페인 등  유로존 주요국들의 신용을  무더기로 강등시켰습니다...
지난번에 달러패권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화폐 패권의 역학관계에 대해 잠시 말씀 드렸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미국의 신용평가사들이 유럽을 계속 까대는 것은 구린내가 많이 납니다...
유럽이 힘들때 마다 더 까댔고, 뭔가 좀 할려고 하면  코를 풀고, 초를 치고,  찬물을  들이 부었습니다..
아무튼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의 영향력은  세계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막강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이 있다면  서양에는 "꼬리가 개를 흔든다(The tail wags the dog)"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의 영향력이 딱 그 꼴이였습니다..
원래 신용평가사들은 19세기  미국에서  철도붐이  불었을 때 철도 회사들의 신용을 평가하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꼬리에 불과했던  신용평가사들이  어느순간  몸통을 쥐고 흔들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S&P가 유로존 주요국들의 신용을 강등했는데  오히려  상황은 더 좋아졌습니다.
디폴트 위험에 처해 있던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더 내려갔고, 최고 등급을 상실한 프랑스 역시  86억유로어치  국채 발행에 성공했을 뿐만아니라  강등전 보다 더 낮은 이자에 발행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떨어진 스페인도  한 달 전에 비해  금리가 반으로 떨어진 수준에서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세계 주가는 대부분 크게 올랐고 중국쪽은 5%가까이 폭등했습니다.
중국이 수출을 많이 하는 유럽의 신용이 강등됐다는 소식에 위축되기 보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통화를  완호하고 증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에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유럽의 신용을  무더리로 내려 버린다는 S&P의  고함 소리는  씨알도 안먹히고,  중국 정부는 아마 말도 안 했는데 중국 정부가 뭔가 해줄것이라는 기대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반응했습니다.
그 동안 개 몸통을  잡고 뒤흔들던 S&P가 이번에  완전히 개쪽 당한 꼴입니다..
유럽권이 아주 작정을 한듯 합니다.. 더 이상 너네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도 한듯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다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이 이 모양이니  두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세계 경제가 엉망이니  누굴 믿고 말고  할 것도 없긴 합니다.
사실 제로금리라는 말 자체가 넌센스 입니다..
이자 안 받을테니 돈빌려가서 쓰라는 게 말이 안 되는 소리죠..
요즘 세상이 믿을 놈 없다지만  아무튼 요즘 경제 상황을 보면  정말  믿을 놈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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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