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누나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엄마 손이 갑자기 움직이질 않아 응급실에 왔다는 것이다.
응급치료를 받고 계시다니 지켜볼수밖에..
1시간 조금 더 지나자 이번에는 울먹이며 전화를 해왔다.
왼쪽 손과 발에 마비가 왔다는 것이다.
병명은 예로부터 중풍이라 불리는 뇌졸중!
어머니는 한순간에 몸의 반쪽을 못쓰는 반신불수가 되셨다.
얼마전 친구분과 놀러도 가시고 멀쩡하셨는데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홀로 4남매를 키우신 어머니는 평소 맨탈이 강한 분이셨다.
남에게 부탁하는 말을 하거나 의지하는 걸 싫어 하셨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해 어머니를 보니 완전히 무너져 있으셨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 원통하다, 한스럽다" 하신다..
옆에 있는 누나와 동생들도 어머니 앞에서 티를 안내려 했지만 절망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안스럽고 불쌍해서 견디기 힘들었지만 슬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나중에 울어도 된다.
일단 누이들을 돌려 보내고 어머니를 간호하며 뇌졸중에 대해 알아 보았다.
아차 싶었다..
뇌졸중이 이렇게 무서운 병인지 미쳐 몰랐다.
무지했던 나를 자책하면서도 한가닥 희망을 보았다.
하루밤을 꼬박새며 벼락치기 공부 한거지만 꼭 참고 하시기 바란다..
뇌졸중은 혈전(血栓) 즉 뭉쳐진 핏 덩어리로 인해 뇌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병이다.
의학계에서는 뇌졸중 치료 골든타임을 대략 3시간으로 보고 있다.
1초라도 빨리 응급실에 들어가서 정맥주사를 통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뇌수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서 뇌세포 파괴 진행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뇌세포는 파괴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된 정도와 부위에 따라 편마비, 인지장애, 치매, 운동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
응급처치 후에는 후유증 치료가 관건이다.
뇌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
뇌세포가 파괴되면 그 주변의 건강한 뇌세포가 죽은 세포가 하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를 "신경 가소성" (Neuro plasticity)이라 한다.
뇌의 "신경 가소성"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 재활치료의 핵심 개념이다..
뇌세포가 죽어버려 특정 기능을 상실했더라도 재활치료를 통해 정상 뇌세포를 자극하여 새로운 세포에 기존 역할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재활 치료도 골든타임이 있다.
장애 발생 후 3~6개월 사이에 신경가소성이 극대화 됨으로 이 기간에 재활치료를 집중해야 한다.
초기에 집중적으로 재활치료를 하면 사고전 상태로 돌아오는 사례도 많다.
휠체어 타고 들어갔다가 걸어서 나오는 경우는 재활치료를 잘한 경우다.
다행히 어머니는 팔이 잘 움직이지 않는걸 느끼시고 즉시 병원으로 가셨다.
다행히 택시 기사가 어머니 증상을 보시고 119 구급차를 불러 주어서 즉시 응급실에 들어갔다.
다행히 입원한 병원은 급성 뇌졸증 응급처치 부문 평가에는 최고등급을 받은 병원이였다.
어머니는 1시간 이내 빠른 응급조치를 받아서 편마비에서 뇌손상이 멈추었다.
인지능력에 전혀 문제 없으시고 말씀도 잘하시고 식사도 잘 하신다.
왼손, 왼발에 힘이 없지만 감각은 모두 살아 있다.
어머니는 뇌졸중이 일어나고 최악으로 넘어가기 바로 직전에서 멈추었다.
다음날 어머니에게 뇌졸증에 대해 차근 차근 설명하고 회복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니 자신감을 회복하시고 재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계시다..
돌이켜 보면 아찔한 순간이 너무도 많았다..
만약 새벽에 주무실 때 뇌졸중이 왔다면?
만약 119를 부르지 않고 응급실에서 서성거렸다면?
원래 사고 다음날 막내 동생 집에 가시기 위해 차표를 끊어 놨는데 만약 그 버스를 탔을 때 뇌졸중이 왔다면?
서울로 돌아오는 KTX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유하고 싶은 교훈..
1. 몸에 이상증상이 오면 한의원을 먼저 가지 말고 종합병원을 가라.
2. 뇌졸중 증상이 나타 날때는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라.
3. 가장 가까운 거리에 급성 뇌졸증 응급처치를 잘하는 병원을 미리 알아 두어라.
4. 보험의 보장 내역을 확인하라.(뇌질환 포함 유뮤, 뇌출혈만 있고 뇌경색은 없는지... )
5. 뇌졸중 후유증을 치료 할때는 전문재활병원에서 "조기집중재활"을 하라.
6. 한국인 사망원인 1,2위가 뇌졸중이다. 뇌졸중을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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