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회식을 했는데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상추가 없고 깻잎만 있더군요...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 보니 시장에 상추가 없다더군요..
깻잎도 조금씩 조금씩 주고 마늘도 달라고 해야 몇쪼가리만 주고 ...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요즘 야채값이 올라서 고기 팔아 봐야 남는 게 없다고 푸념을 하더군요.
하도 궁금해서 어제 마트갔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요즘 야채값이 올랐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 화가날 정도 였습니다..
오이 하나 1000원, 깐마늘 몇쪼가리에 2000원, 무우 하나 2000원 , 애호박 하나 1500원...
야채 코너에서 아주머니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이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농산물 폭등현상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 어느 하나의 요소라기 보다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정답에 가까울 듯 합니다.
최근 농산물 폭등이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농산물 관련 차트를 보면 최근 2년여동안의 박스권을 돌파 하며 심상치 않게 폭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올해 러시아에 엄청난 화재가 발생 했습니다. 그리고 푸틴은 내년까지 밀을 수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요즘 누구나 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날씨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9월인데도 폭염이 이어지고 태풍도 잦아 졌습니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현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농업에 악재임은 분명합니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투지자본의 준동입니다...
저금리로 인한 잉여자금은 여기저기 쏠리게 됩니다.. 그런데 어딜 봐도 해먹을 곳이 별로 없습니다.
부동산은 이미 해먹었고 , 주가는 펀더맨탈이 안 받쳐주고, 석유는 너무 티가 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지구온난화, 이상기후를 재료삼아 농산물은 튕겨먹기 딱 좋은 곳입니다.
아무튼 식량이 자원화, 무기화 되어 가는 현상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듯 합니다..
이는 큰 그림에서 바라본 모습이라 할 수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최근 우리나라의 엽기전인 농산물 폭등을 해석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입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농산물 폭등이라기 보다 야채폭등 입니다.....
쌀이나, 밀 등 곡류보다 상추, 무우, 파와 같은 야채값이 그야말로 미친듯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일단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중국, 일본도 야채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공산품 못지않게 농산물의 생산기지를 하는 곳도 역시 중국입니다.
시장에 가면 중국산 야채가 없는게 없을 정도 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국이 올해 자연재해가 많았습니다..
남방에서 북방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역이 홍수피해를 입어 야채, 식량, 달걀 등 식품가격 상승폭이 컸습니다.
특히 후난, 저장, 안후이, 장시 등 남방지역의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커서 한달새 평균 30~40%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서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야채값 폭등은 이런 수준과 비교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100%, 200% 폭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최근 태풍피해, 추석이 끼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이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언제 자연재해가 없었던 해가 있었으며, 추석때 오르는 농산물은 차례상에 올가는 것이지 추석때 상추 먹고 마늘을 많이 먹나요?
뭔가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4대강 사업의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초 4대강 사업한다고 팔당댐 유기농 단지를 없애면 안 된다며 농민들이 울부짖으며 시위하는 그 모습이 아직도 아련합니다.. 그들에겐 삶의 터전이지만 우리나라 국민에게도 없어서는 안될 보화와도 같은 곳입니다..
고향이 경상도라 가끔 고향에 내려가는데 낙동강변을 따라 중장비들이 즐비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낙동간 주변에 하우스시설이 철거되어 가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천부지에서 잘 자라는 엽채류는 적절한 대체농지가 없어 한번 사라져 버리면 대책이 없습니다..
통계를 보지 못했지만 (어디에도 없는듯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질 농토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남쪽으로 갈수록 낙동강변은 거의 농토라 보면 되는데 정말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어 다 밀어 버리는 엽기적인 현상이 벌어지지는 않길 바랄뿐입니다.
하천부지에서 생산 되는 야채류는 쌀농사 짖는 곳에서는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농산물은 가격의 탄력성이 적어 단 5%의 과잉생산, 출하부족으로도 가격이 폭등, 폭락하고 맙니다.
지금의 야채값 폭등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농토에서 생산되는 야채는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세계 경제가 무역의 장벽이 거의 없는 자유무역 체제라 휴대폰, 자동차 주고 식량으로 바꿔오면 됩니다..
그런데 세계사는 어떻게 돌변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나라는 자국의 식량 자원만큼은 무슨일이 있어도 지키려 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농토를 밀어내고 낙동강에 오리배 띄워 뭐하자는 건지 참~~~
어느시대나 어느나라나 에너지와 식량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우리나라는 쌀 말고는 자급자족하는 것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농촌에서 밀을 길렀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식량지원을 받으면서 밀가루를 거의 공짜로 받다 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밀 농업은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밀을 해외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미국산 소고기를 싼 값에 먹고 있습니다. 그 댓가로 축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산업이 축소 될 것입니다.
그것과 비례하여 해외에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경제사를 보면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은 번갈아 가면서 오고 갑니다. 마치 계절의 변화처럼....
명분은 그렇듯 하지만 결국은 힘쎈놈 이익에 따라 바뀝니다..
영국이 중국에 아편 팔때 내세운 것이 자유무역 논리 였다는 사실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식량이 부족하고 지구촌 모든 인간들이 배불리 먹을 수 없는 날이 오면 식량은 무기가 될 것이고 어리버리 농토를 갈아엎은 멍청한 민족은 손가락 빨게 될 것입니다..
나랏님이 농토를 갈아 엎으면 나라도 배란다에 흙 퍼다 날라서 상추라도 키워 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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