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시사 만평2010. 12. 10. 12:17

지난주 금요일 퇴근후  그 유명한 이마트 피자 맛도 보고 장도 볼겸 이마트에 갔습니다. 
피자코너에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줄 서는 사람이 없고  한산 했습니다..
피자 한판 달라고 했더니  직원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 "오전 한 시간만에 하루치 분량이 다 팔리니  아침일찍 오셔야 합니다."...
오기가 생겨서 다음날 토요일 아침 9시 40분에 이마트에 갔습니다..
빨리 왔다고 생각 했는데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10시 땡하자  줄 섰던 사람들이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피자 코너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여기 저기서 세치기 하지 말라고 고함을 지르고  밀고 땡기고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개인당 피자 두 판을 시킬 수 있는데 순식간에 그날치 피자가 다 팔리더군요..
그나마 빨리 간탓에 한 시간정도 기다려서  11,500원짜리 피자를 사서  집에 가서 온가족이
피자 한판으로 배불리 먹었습니다...
피자 크기도 어마어마 하고, 맛도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가격과 맛과 양이  다른 피자와 경쟁 자체가 되지 않을 듯 했습니다..

이제는  롯데마트에서도  치킨을 판다고 합니다..
아직 안 사먹어 봤지만 안 봐도 비디오 입니다.. 
맛과 양과 가격에서 다른 치킨과 비교자체가 안 되겠죠...
이들 대형 마트가  노리는 것은 꽁먹고 알 먹고 겠죠...   
피자와 치킨을 팔아서도 이익을 보겠지만 피자 치킨 사러 왔다  마트 온김에 이것 저것 사면서 매출이 많이 오를테죠...
대기업이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동네 슈퍼마켓의 파이를 침범하고 있고,  대형마트들이  피자, 치킨을 미끼로 점점 더 재래시장으로 갈 고객을 대형마트로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로운 경쟁은 보장 되어야 하고, 영세 자영업자들도  불평 불만만 할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지금 일어 나고 있는 일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하고,  SSM  관련법도  지지부진 시간 끌다  마지 못해 떠밀리듯 통과 시켰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 법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도 의문이구요...

대기업의 무한탐욕에 의해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공포는 생각보다 클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에서 뒷쳐지는 선수들이  퇴출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합니다..
또한 시장에  맞기면..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준다고 주장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이론입니다....
결국 시장에 맡기고 왠만하면 정부는 손대지 말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력이 있다는 경제 학자나, 경제 관료들은   80대 , 90년대 유학파 출신들이 많을 것입니다..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칠때    아담스미스의 부활을 외치며 시장이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거이라고 배우고 세뇌가 되다시피한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요즘 경제를 배웠다는 사람들은  말끝마다 시장, 시장 , 시장 입니다..  시장에 맡기는 것이 결국 가장 효율적이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공기업의 민영화 문제도 그렇고,  지금과 같이 대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자영업자들의 파이를  뺏으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장의 원리를 내세웁니다...
물론,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 시장을 통해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한다는 아담스미스의 이론은  훌륭합니다...
그러나  아담스미스가 무조건 시장에 맡기라고 했다고 생각한다면  경제학을 잘못배운 것입니다...
무조건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뒷짐지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조건 시장에 맡겼을 때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 역사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이 해결해 주는 못하는 것이 분명 있습니다.
독과점이 발생하고, 공공재를 생산하지 못하고, 외부효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나타나고  최종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져서 공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시장에 대한 믿음은  공항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대기업이 슈퍼마켓을 하든 말든,   피자와 치킨을 팔든 뭔 상관이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싸고 맛있고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많습니다...
벌써 외부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피자를 팔았을 뿐인데  동네 피자가게가 피해를 입습니다...
대기업의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서면 동네 슈퍼가 망합니다..
한마디로  지금 자영업자와 대업과의 경쟁은 게임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바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때문입니다..
대규모 생산으로  평균생산비를 절감하면 가격이 싸집니다.. 지금 이마트가 피자를 싸게 팔고, 롯데마트가 치킨까지 싸게 팔면 홈플러스나, 홈에버도 뭔가를 들고 나오지 않을까요... 대기업이 이런식으로  "규모의 경제"로 치고 들어오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자영업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결국 "독점자본주의"로 흘러갑니다..
동네슈퍼까지 대기업이 장악하고, 재래시장 할머니 밥줄까지 끊어 놓으면 결국 몇몇 대기업에 의한 독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공급만 늘어나고, 소비가 위축됩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25% 정도로  세계 최고 입니다.. 
주요 선진국들이 15%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거의 두배에 육박합니다... 마땅히 일거리가 없어서 내 몰리듯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지금과 같이  대기업이 자영업자들 입에 풀칠할 빵마져  뺏어 먹고 있는 상황은 우려 스럽습니다....
독점자본주의로 변모할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1860년대, 1870년대  서구사회가  독점자본주의로 변모하자  공급이 늘어 나는데 수요가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결국 물건을 팔아먹을 시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세계는 자연스럽게   식민지가 필요했고,  식민지 쟁탈전인 제국주의의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식민지를 개척해서  싼 가격에 원료를 공급 받고 물건을 팔아 먹으면서 독점자본주의 시대는 잘 굴러 갔습니다..
그러나 식민지가 없었던 미국은  결국 공황을 맞이 하게 됩니다..
공장마다 물건은 넘쳐나는데  노동자들은 물건을 살  돈이 없어 긴 줄을 서서 배급을 타는  "풍요속의 빈곤"이 찾아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에 비해  내수시장의 비중이   지나칠 정도로 작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시장에서 무한 경쟁을 통해 알아서들 살아남으로만 말하는 것은 분명 지나친 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인구중 4분의 1이  자영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갈수록 살기 빡빡해지고 먹고 살기 힘들면 우리나라 내수시장은 점점 더 위축되어 갑니다..
소비가 위축되고, 유효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 경제는 갈수록 탄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대기업이 피자를 팔든, 치킨을 팔든, 동네에 슈퍼를 하든 말든  자유 시장경제체제에서 그 행위 자체가  비난받을 일이 아닐 것 입니다..  
대기업은 자기들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성의 모순(The fallacy of composition )"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개별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전체적인 구조로 보면 모순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대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믿고 무차별적으로 자영업자의 영역을 치고 들어 오는 경제적 행위...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닐지 모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 대해 정부가 왠만하면 참여 하지 않는 것이 맞을 수도 있지만  자원배분을 무조건 시장에 맡기고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는 것도 안 된다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어느정도  컨트롤 할 건 해줘야 할 것 입니다..
대기업들에게 융단폭격식으로 얻어 맞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너네 스스로  알아서들 경쟁력을 키우라며 매몰찬 말만 할게 아니라  , 격투기 시합할 때 체급이 맞지 않는 선수가  약한 선수를  지나치게  힘으로만 까댈 때 선수보호 차원으로 적절하게  컨트롤 할건 하고 , 훈계를 하고 훈계로도 안 되면 규율을 만들어서라도 판이 깨지지 않게 정부가 좀더 신경을 쓰고 잘 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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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