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다섯살 난 딸하고 청계천에 놀러 갔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딸이 워낙 돈까스를 좋아해서 아담한 돈까스 집에 갔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한참이 지나도 음식이 나오질 않아 지루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가 미안해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더군요..
" 원래 토요일에 일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이 있는데 요즘 시험 기간이라고 못나온다고 하네요" 하며 미안해 하더군요.
괜찮다고 말한 뒤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어보자 벽쪽을 가르키며 쓴 웃음만 짖더군요...
스케치북만한 흰색 종이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습니다..
" 돼지고기 100% 인상, 빵가루 , 밀가루 25% 인상, 계란 40% 인상 등
최근 식료품 인상으로 부득이 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
돈까스 집에서 등록금을 벌려는 대학생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장사하기 힘들어진 돈까스 집주인!
요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전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 올린 것을 두고 모두들 예상밖의 금리 인상이라며 한마디씩 하더군요..
저는 한은이 금리를 올렸다는 사실보다, 예상밖의 금리 인상이라며 놀라는 모습이 더욱 기이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정상적이여도 너무 비정상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기준금리가 7%, 8%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우 3.25%인데 이렇게 호들갑을 떨다니.....
2011년 상반기 예상 GDP 성장률이 5.6%라고 합니다.
IMF는 2011년 GDP 성장률을 6.3%로 보고 있습니다.. UN도 6.2% 잡고 있으니 대략 6%정도는 될 듯 합니다...
경제성장이 6%인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은 5%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KDI는 4.5%라고 말하고 있지만 돈까스 집 주인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10%는 가볍게 넘을 듯 합니다...
GDP가 6% 성장하고, 물가도 4.5% 오른다면 이론상 금리목표치는 (GDP 성장률 + 물가상승률) 해서 10%정도는 되야 합니다.
물론 이 수치가 이론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상황에선 기준금리 3.25% 가지고 죽는 시늉을 하는 것은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을 물가를 중심으로 보면 기준금리는 최소 5%는 되야 합니다.
물가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행은 명백하게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왜 직무유기를 해가며 금리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리지 못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가 단순히 우리나라 부동산 버블 때문만은 아닙니다.
부동산 버블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더라도 물가를 잡기위해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날은 돈의 국경이 없는 시대 입니다.
한국경제가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내몰린 이유중 하나는 세계경제가 그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정하지만 세계 전체를 두고 보면 미국이 세계 경제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정해 놓은 세계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 입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사정을 가장 많이 보겠지만 세계 기준금리의 눈치도 같이 살펴야 합니다.
국채는 국가 신용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리는 미국보다는 무조건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높아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금리가 국제금융시장의 기준 금리인 리보금리보다 월등히 높아 버리면 순자본유입(국내통화표시 예금보유)이 증가하여 해외 자본이 과다하게 들어와 원화가 평가절상 되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해외 순수출이 줄어들어 GDP가 감소하며 경제가 활력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소신이 부족한 정부일수록, 성장을 부르짖는 정부 일수록 GDP를 까막는 행위는 왠만하면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제금리 수준과 살펴가며 적정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향후 미국이 금리를 지금수준에서 계속 묶어 둔다면 물가가 지금보다 더 폭등해도 지금수준에서 크게 올리기 어렵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도 있지만 미국의 잘못도 상당하다 봅니다.
만약 미국도 우리나라와 물가상승 압력이 비슷하다면 어쩔수 없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야 할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원론적으로 디플레이션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금리를 급격히 올리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미국이 금리는 그대로 두고 돈을 더 풀어 제낄수록 내 호주머니 속 돈의 가치는 점덤 더 녹아 내릴 것입니다.
물가상승에 대해서는 특별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자연재해처럼 느낍니다..
요즘 마트가면 정말 짜증나서 뭘 사기가 싫어집니다..
애기 머리통 만한 수박이 만원 하는 것 보고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상황이 이래도 한국은행이 서민들 먹고 살기 편하라고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를 더 올려 줄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세계 경제가 꼬여 있어서 별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천길 낭떨어지 위에서 이쪽 저쪽 살피며 중심을 잡아야 하는 줄타기를 하고 있으니 한국은행 공무원을 원망한들 달라지는 건 별로 없는듯 합니다.
미국이 어떻게든 시스템을 정상으로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컴퓨터는 시스템이 꼬이면 재부팅하면 그만인데 세계경제가 꼬여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과거에는 전쟁으로 시스템이 꼬인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는데 현재 지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설마 그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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