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서민경제학2012. 1. 27. 22:34

 예로부터 연금술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것은 연료를 태우지 않고 영원한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영구기관(무한동력기관)의 발명이였습니다.
18세기 유럽 영구기관을 만들었노라며  상류층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해 한 때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보일의 법칙으로 유명한  영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보일, 증기기관의 선구자  에드워드 서머셋 등도 영구기관 발명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사실 투입하는 에너지 없이 무한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에너지보전의 법칙"이라는 자연 법칙에 어긋났기 때문에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였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1775년 이후  더 이상 영구기관과 관련된 발명 제안은 접수 받지 않았고, 영국 특허청 역시 영구기관 같이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특허는 심사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렸습니다.
에너지가 투입 되지 않는 동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보다 적은 에너지로  보다 많은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인류의 영원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엔진일수록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하고 적은 연료를 태워 최대의  운동에너지를  뽑아 냅니다.
사우디 왕자처럼 석유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면 모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살 때 연료 대비 얼마를 주행하는가 하는 연비를 따지게 됩니다.
자동차의 성능을 이야기 할 때 엔진이 얼마나 힘이 쎈가도 중요하지만 성능의 대전제가 되는 것은 투입 되는 연료입니다.  
엔진이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료라는 에너지를 투입하듯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비용과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은 연료대비 주행거리처럼  서로 연관을 지어 생각해야 하고, 이 둘을 때놓고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아파트에 투자하는 사람,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사람,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이들은 모두  모종의 이득을  얻기 위해 자신의 돈과 시간, 노력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많은 이득을 따지는 담론을 두고 경제학이라 합니다. 
21세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경제학은 교과서 속에 박제 되어 있는 장식품이 아니라  삶 속에 늘 지니고 다녀야 할 필수품과도 같습니다.
스스로 느끼지 못할 뿐이지 우리는 매순간  최소의 비용을 지불하고  최대의 이득을 획득 하려는 경제적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돈이나 시간처럼 어떤 이득을 얻고자 할 때  투입하는 비용은 공기중의 산소처럼 누구에게나 무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부자라도  시간은 정해져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돈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듯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이 무한대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늘 선택의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놀이공원에 갔는데  놀이기구 3가지만 탈 수 있는 티켓이  있다면 놀이 기구를 탈 때마다 선택을 해야 합니다.
 모든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무료이용권이 있다 해도 시간 또한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3가지 선택권중에  바이킹, 회전목마, 사파리를 선택했다면 나머지 놀이기구 중에서 가장 타고 싶었던 롤러코스트를 선택 할 수있는 기회를 비용으로 지불하는 꼴이 됩니다..
이렇듯  여러 방안 중 하나를 선택 함으로 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 중 가장 큰 한가지의 가치를 두고 기회비용이라고 합니다.
인어공주가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 두 다리가 필요했고, 두 다리를 얻기 위해 마녀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줘야 했습니다.  두 다리를  선택하는 댓가로 포기하기 한 아름다운 목소리는 인어공주가  다리를 얻기위해 지불해야 했던 기회비용인 샘 입니다.
 에너지 공급 없이 공짜로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영구기관이 없듯이, 기회비용을 투입하지 않고 얻게 되는  이득은 거의 없습니다.
경제적 행위란  보다 적은 연료를 투입하고  보다 많은 동력을 내는 연비 잘 나오는 엔진을 고르는 행위와 비슷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적 행위란 곧 선택의 문제이고 선택하는 행위의 출발은 기회비용을 따지는 것 입니다.
이런 이유로 어느 경제학 교과서든 맨 처음 다루는 주제는 거의 기회비용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경제적 선택을 할 때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숫자를 모르고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같습니다.
적은 기회비용을 투입하고 높은 이득을 얻는 선택을 한다면  경제적 선택을 잘 한 것이고, 투입하는 기회비용에 비해 얻는 이득이 적다면 경제적 선택을 잘못한 것이 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제적 선택을 할 때 자신이 얻게 될 기대이득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이득을  얻기 위해 내가 투입하고 있는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러나 평범한 서민일수록  경제적 선택을 할 때 내가 얻게 될 기대이득만 생각하지,  그 이득을 얻기 위해 내가 투입하고 있는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기회비용과 기대이익의 함수관계에서 기회비용이라는 변수를  소홀히 하면 정답보다 오답을 써낼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지난 2006년~ 2007년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가격이 몇 천 만원씩 오를 때 많은 사람들이 앞 다투어 아파트를 구매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잠시 주춤하기 했지만 2009년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를 때도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아파트를 샀던 사람들은 돈이 많은 부자층이 아니라 대부분 중산층이거나  돈이 가장 적은 서민층 이였습니다.
대부분  큰 빚을 져야 하고  매달 적지 않는 이자를 내야 함을 알면서도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을 기대하고 매수를 했습니다. 이때 자신이 얻게 될 기대이익 못지 않게 자신이 지불 해야 하는 기회비용까지  꼼꼼히 따졌다면 그런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 했을 것입니다.
아파트를 매수 한 후 가격이 오르지 않았지만  크게 떨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 역시 기회비용을 간과 하고 있는 것 입니다..
예를들어 2억원의 현금 자산이 있는 30대 부부가 서울에서 3억원하는 20평형대 아파트를  매수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억의 현금이 있다고 해도 1억원의 빚을 내야 합니다.
서울에서 20평형 아파트를 3억에 사려면 서울 외곽에 위치하고 지은지 10년 정도 되는  중고 아파트여야 가능합니다.
이들 부부가 이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지불하게 되는 기회비용을 따져 보면 당장  매매할 때 발생한 각종 세금과 수수료가 1000만원 이상이고,  1억에 대한 이자를  연5%로 잡았아도  매년 500만원 이상을 내야 합니다.
만약 2억원으로 전세를 구했다면  서울 도심에 보다 가까워 출퇴근이 용이하고 훨씬  쾌적한 환경의 30평대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적지 않은  이자를 내고 있는데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내려가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아파트를 구매함으로서 치루고 있는 유.무형의 기회비용 입니다.
이런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아파트를 샀다면 아파트를 구매하므로써 지불하는 기회비용 이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어야 타당한 경제적 선택이 됩니다.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매매시 발생했던  각종 매매 비용,  매년 내는 이자, 생활환경이 불편해지 것에 대한 보상,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보상을 모두 상쇄도 남을 만큼 아파트 가격이 올라줘야 합니다.
또한 아파트는  영원히 사용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처럼 매년 노후화 되기 때문에 감가상각까지 고려한다면  아파트 가격이 매년  최소 5% 이상은 올라줘야 기대이득을 어느정도 충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파트를 매수한 후 4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2000만원 올랐다 해도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됩니다. 
더욱이 아파트가격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있으면 본전이 아니라 매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샘이 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35살에  금융자산이 1억이 있는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에게는 시골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평가가치 1억원 가량  되는 논이 있습니다.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이 논을 소작 맡겼는데  매년 쌀 3가마니를  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논을 소유함으로서 1년에  50만원의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논을 보유 하는 것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땅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그 논을  팔지 않고 15년 동안 보유했더니 마침내 땅 값이 두배로 올라 2억원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땅을 팔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이였을까요? 
15년동안 인내하며 땅을 팔지 않았기에 1억원을 벌었다고  좋아할 수 있지만 기회비용을 적용해 보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1억원 이면 서울에서 17평 정도 되는 아파트를 전세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35세 때 논을 팔아 1억을 보태면 2억원 하는 30평대 아파트를 전세로 이사 갈 수 있습니다.
논을 판돈으로 전세금을 보탰기 때문에 인생의 황금기에 보다 넓고  쾌적한 곳에서 살 수 있게 됩니다.
땅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인생의 황금기를 보다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기회비용을 지불한 것 입니다.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논을 팔지 않은 행위는  잘 한 일이 되지만 논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그 선택이 반드시 현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4대강 사업"이 비판 받은 가장 큰 이유중 하나도 경제학의 기초인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그다지 훌륭한 선택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에 투입되는 수 십조원의 세금은 국민들이 쓰고 남은 돈이 아닙니다.
그 돈은 국민의 피와 같은 혈세이고 그야말로 국가의  한정된 자원입니다.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세금이라는  자원이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원을 사용할 때는 기회비용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합니다.
기회비용이라는 측면으로 보면 수 십조원의 국민 세금을 토목공사에다 쏟아 붓기 보다 국가 경쟁력을 높힐 수 있는 첨단 산업에 투자 하고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좀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국가든 개인이든  기대이득을 생각하기에 앞서  그 이득을 얻기 위해 어떤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를 반드시 살펴 봐야 합니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기회비용이란  단순히 돈만을 의미하지  않고 시간, 가치등 많은 것이 포함 됩니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가정을 소홀히 하고  건강을 챙기지 않는 것은 막대한 기회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샘입니다. 
돈, 시간, 열정, 기회 등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가용 비용은  한정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의 문제에 봉착할 때는 그 선택으로 인해 얻게 되는 기대 이익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그 이익을 얻기 위해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에 대한 보다 꼼꼼히 살펴 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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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