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서민경제학2012. 1. 1. 16:08
명절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귀성길에 오릅니다.
평소에는 별 고민없이  고속도로를 타지만  명절에는 도로가 막히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탈지 국도를 탈지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국도든 고속도로든 일단 선택을 하게 되면  계속 그 길로 가게 됩니다.. 
길을 정하고  한참을 달린  후에 뒤늦게  "이 길이 아닌가 보다 " 하며 후회 해도 이미 때는 늦습니다.
뒤돌아 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왔고 앞으로 계속 가자니 차가 막혀 진퇴양난에 빠지게 됩니다.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차를 몰고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길을 선택하는가"가 더욱 중요 합니다. 
 인생도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이 크게  바뀝니다.
어떤 사람은 비상한 두뇌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훌륭한 기업가가 되지만 어떤 사람은 비상한 두뇌와 탁원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조직폭력배 두목이  되기도 합니다.
실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고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 하지만 방향을 잘 잡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열심히 공부하며 투자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을 잘 잡는 것입니다.
방향을 엉뚱하게 잡아 놓은 상태에서 무조건 달리기만 하면 대박은 커녕 쪽박이라는 엉뚱한 종착역에 도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 때  무조건 화려한 투자 기술을 습득하기 보다  우선은 올바른 투자철학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철학을 갖는다는 것은 길을 정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학이라는 말이 왠지 고리타분 하고 내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 하지만 실상은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늙은 철학자 한 명이 어느날 문득  떠올린 생각 하나가 시대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버리기도 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 말은 데카르트의 유명한 철학적 명제입니다. 
아무것도 아닌듯한 데카르트의 이 철학적 사유 하나가  1000년 동안 암흑시대에 빠져 있던  중세 유럽을 근대의 세계로 인도한 열쇠가 되었습니다.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던 로마가 쇠약해지는 과정에서 로마가 동.서로 갈리게 되고 AD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사실상 로마시대는 종말을 고하게 됩니다. 그리스 문명을 이어 받은  로마는  원래 다신교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를  인정하더니  나중에는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하고  오직 기독교만 믿게 만들었습니다...
어느덧 세상은 헬레니즘(인본주의)에서 헤브라이즘(신본주의)으로  바뀌게 됩니다.
로마시대가 끝날 무렵 유럽은  이미 신본주의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바로 중세의 시작입니다.
그후 유럽은 1000년동안 역사의 암흑기를 거치게 됩니다.. 
중세시대의 모토는  "닥치고 신(神)" 입니다.  
신의 이름 앞에 인간의 이성은 설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성이 마비된 시대에 문명이 발전 할리가 없습니다.
요즘은 유럽이 선진국 대접을 받지만  중세 때만 해도 이슬람문명, 중국문명에 비하면 유럽은 낙후 되고 척박한 촌동네였습니다.
그렇게 1000년동안 깊은 잠을 자고 있던 유럽인들의 이성을 깨운  벼락과도 같은  소리가 바로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명제였습니다.. 
"일단 믿고 그 다음 생각하라"는  중세의 권위주의적인 사고를 폐기 시키고 진정한 지식 습득을 위한 방법으로 의문을 제시하는 것 입니다..
의심은 경험이라는 실제적 연구로 이어 졌고  합리적인 인간을 출현시켰습니다.
다시말해  신주체에서 인간주체로  사고의 축과 지식의 축을  옮겨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던 데카르트의 철학적 사유(思惟)가  근대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던 것입니다.

 투자 철학이 뜬구름 잡는  얘기 같지만  사실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과는 물론이고 투자자의 인생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인간의 시대정신을  신본주의와 인본주의로 나눌 수 있었다면  투자 철학도  크게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투자는  돈을 버는 행위인가! " 
둘째,  "투자는  돈을 지키는 행위인가!"
투자는 돈을 버는 행위 일까요  아니면  벌어 놓은 돈을 지키는 행위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누구의 생각이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투자철학에 관한 문제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개미로 불리는 서민이라면 어떤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합리적이고 유리한가에 대해서는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본질을 알아야 하고 투자를 잘 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본질을 알아야 합니다.
고스톱은 게임 참여자 모두가 승자는 될 수 없는 게임 입니다.
돈을 따는 사람이 있기 위해서는 돈을 잃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고스톱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따는 것 입니다. 즉  돈의 이동만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고스톱의  본질을  생각 할 때,  고스톱  판에서  날고 긴다는 타짜와  만나면 타짜를 이기기 위해 정면승부 하기보다  광이나 팔고 몸을 사리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일 것 입니다..

경마장 앞에 가면 경마 예상지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아주  많습니다.
여러 종류의 경마 예상지를 구매한 뒤  한쪽 구석에 앉아서  기수와 말의 정보를 분석하는 노총각의 눈을 보면 눈이  반짝 반짝
빛납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막걸리를 마시며 우승마에 대해 토론하는 아저씨들의  표정을 보면 매우 진지하고 심각합니다..
경마를 통해 큰 돈을 버는 사람은 있습니다.
100만원 배팅 했다가 1000만원 따가는 사람은 분명 있습니다.  한 둘이 아니라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경마장은 돈을 벌어가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 아닙니다. 
100만원으로 1000만원 벌어 가는 사람이 열 사람 나오기 위해서는 100만원으로 1000만원 벌려 덤벼들다 100만원 잃은 사람 1000명쯤은 나와야 합니다.
경마장의 본질은 돈 벌어 가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 아니라  10만원 정도 걸어 놓고 내가 찍은 말이 이기라고 고함 지르고 스트레스 풀라고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그것이 경마장의 본질입니다.
주식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배당금이 있고 시세차익이 있습니다.
코스피 시장 200대 기업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2%를 넘지 않습니다.
다시말해 배당수익은  은행이자에 비해 턱 없이 모자랍니다.
그런대도 수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배당수익을 노리기 보다 시세차익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세차익은 윈윈게임이 불가능합니다.
시세차익 먹기 게임은  승자가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패자가 존재해야 하는 제로섬 게임 입니다.
주식시장은 제로섬 게임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곳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실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상대방 주머니에 있는 돈을 뺏어오는  살벌한 경쟁을 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의 실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외국인 투자자, 기관투자자,  재야의 고수, 슈퍼개미, 전업투자자 등 쟁쟁한 실력자들 틈바구니에 끼어서 돈 벌어 보겠다고 덤벼드는 개미들은 대부분 주식시장의 호구이자 희생양이 되고 맙니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경제신문 챙겨 보는 실력으로 싸우고 있는 개미들은  자금력, 정보력, 투자기술에서  경쟁자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면승부로  경쟁자들을 이기고 대박의 주인공이 되려는 행위는 매우 비합리적인 선택 입니다.
투자를 돈을 버는 행위로 인식하느냐, 돈을 지키는 행위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향, 투자의 자세가 극명하게 갈리게 됩니다.
돈을 버는 행위로 인식하는 사람은  큰 리스크를 감수 하더라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게 됩니다.
일 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듣도 보도 못한 코스닥 잡주에 몰빵 하기도 하고, 전세금을 빼서 남들 좋다는 종목에 집어 넣어 놓고는  하루종일 차트만 쳐다 보기도 합니다.
반면에 돈을 지키는 방편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는 피하게 되고  투자의 자세가 매우 방어적이고 보수적입니다.
실력이 뒷쳐지는 개미는 투자에 임할 때 수비적이고  보수적인 것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축구를 할 때도 약팀이 강팀과 경기를 할때는 수비를 강화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실력이 비슷할 때나 하는 소리 입니다.
약팀이 간혹 브라질과 같은 강팀을 꺽는 이변이 생기기도 하는데  대분분은 철저히 수비 축구를 하다가 역습 한방으로 이기는 게임 입니다.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팀이 강팀과 맞짱을 뜨려 하면  순식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시장에서  개미의 실력은  브라질 대표팀과 경기하는  조기축구팀 정도의 실력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물가상승율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돈을 은행에만 모두 넣어두면  돈의 가치를 지켜내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내가 일해서 벌어 놓은 돈의 가치를 지켜 내는  수준으로  목표를 정하고 ,  비록 대박을 터트리지 못하더라도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 상태에서  금리 플러스 알파 정도의 수익에 포커스를 두기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개미라면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행위로 인식하기 보다  돈을 지키는 방편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입니다.
물론 투자 철학을 어떻게 가지느냐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투자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대박을 터트려 부자가 되려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경마장에서  큰 돈을  벌 확률이나   주식시장에서  큰 대박을 터트릴 확률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경마장에서  말과 기수의 정보를 기가막히게 분석하는 경마 도사가 하는 말을 듣고 말을 찍더라도  경마의 승자와 패자의 확률은 언제나  비슷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서 아무리 기가막힌 비법과 필살기가 개발 된다고 해도 돈을 버는 사람과 돈을 잃는 사람의 비율은 언제나 비슷 할 것 입니다. 
아무리 기가막힌  개미 맞춤형 투자 비법과 필살기가 소개 되더라도  외국인과 기관이  돈을 잃고 개미가 돈을 버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늘 바뀌지만 언제나 예외 없이 돈 털리고 호구가 되는 주인공은 개미가 될 것 입니다.
경마에 빠져 패가망신한 사람들은 말과 기수의 정보를 분석하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마를 통해 큰 돈을 벌어 보려 덤벼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판의 본질을 착각 했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로 패가 망신한 사람 역시 기업 분석을 못하고 차트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은  주식투자를 통해 큰 돈을 벌어보려 덤벼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은 개미들 돈 벌어 가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 아니라  개미들 돈  털어 먹는 곳 입니다.
주식시장은 돈을 벌려고  무턱대고 덤벼드는  간 큰 개미에게는 무서운 곳이지만, 일 해서 벌어 놓은 돈의 가치를 지켜내는 방편으로 활용하는  보수적인 개미에게는  매력적인 곳 입니다.
투자는 돈을 버는 행위인가! ,  벌어 놓은 돈을 지켜내는 행위인가!
자신의 투자철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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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