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천지는 어질지 않아서 만물을 풀강아지로 여긴다.
도덕경의 한 구절 입니다.
"인간은 자연 앞에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습니다"라는 일본 아나운서의 목매인 절규가 아직도 생생하네요.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장면을 생생한 화면으로 보니 다섯살 딸도 왜 저러냐고 동그란 눈으로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집도 떠내려 가고, 배도 휩쓸려 가고 자동차도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물에 반쯤 잠겨 떠다니던 그 자동차 뒷 창문에 와이퍼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더군요..
아마 사람이 타고 있었을 것 입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공포에 휩싸여 몸부림 치고 있었을 그 누군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하네요..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사랑스런 사람이였을 테니까요..
21세기를 사는 인간은 못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데 지진이 언제 어느 위치에서 어느정도 규모로 일어 나는지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
인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난 존재 입니다..
누군가 달에서 성냥불을 하나 켜면 천문학자들은 그것을 잡아 낼 수 있습니다.
우주선으로 50만년 날아가야 도착할 거리에 있는 별빛의 진동과 흔들림으로부터 그 별의 크기, 나이는 물론이고 생명의 존재 가능성까지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1951년 이후 우주에서 날라오는 수 많은 전파를 분석해서 엄청나게 많은 별들의 정보를 속속들이 밝혀냈습니다.
그렇게 수 십년 동안 수집한 전파 에너지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요? 지구를 날려 보낼만한 에너지 일까요?
아닙니다.. 훤씬 더 상상 밖입니다...
칼세이건의 말에 의하면 눈송이 하나가 떨어질때의 에너지 보다 더 작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마음만 먹으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중 알아내지 못할 것이 없어 보일 정도 입니다.
그런데 이런 인간도 땅 속에서 일어나는 지진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측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쪼개 보겠습니다..
사과 껍질이 있고 사과 대부분을 차지하는 흰색 사과 살점이 있고 사과 가운데 씨앗을 둘러싼 조금 딱딱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과가 지구라면, 사과 껍질이 우리가 밟고 사는 딱딱한 흙과 암석입니다..
아주 얇고 지구 전체 무게의 1%정도 입니다..
지구 가운데 핵 부분은 철과 니켈로 뭉쳐진 금속이고 사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흰색 사과 살점에 해당하는 것은 암석이 녹아 있는 액체 상태의 맨틀입니다..
지구 가운데 금속 물질과 맨틀의 암석 액체가 엄청난 속도로 돌기 때문에 지구에 자기장이 발생하고, 이런 자기장이 태양에서 오는 엄청난 에너지인 태양풍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 할 수 있는 것이고요..
누가 디자인 했는지 모르지만 그야말고 지구는 기적의 행성입니다..
아무튼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암석이 액체 형태로 있는 맨틀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구라는 사과는 맨틀이라는 뜨겁고 끈적 끈적한 꿀같은 액체위에 나뭇잎처럼 얇은 지각이 조각배처럼 떠다니고 있고 , 그 위에 인간이라는 개미들이 밥알 하나 더 주워 먹겠다고 옹기종기 아옹 다옹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액체 상태인 맨틀은 대류를 합니다..
더운 것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것은 밑으로 내려 갑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사과 껍질과도 같은 지각이 움직입니다.
지각은 여러 조작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것이 서로 힘을 받다가 한계에 다다르면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어느순간 지진이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정확히 예측 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강호동과 이만기가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있다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각자 액자와 같은 사이즈의 스티로폴을 들고 있습니다.
강호동은 빨간색, 이만기는 파란색 입니다.. 각각의 스티로폴을 탁자위에 올려 두고 서로 밀어서 누가 힘이 더 쎈지 겨루기를 합니다..
힘을 점점 가합니다.. 강호동이 땀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이만기가 기합을 넣습니다...
이 스티로폴은 언제 퍽 하고 깨질까요? 언제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언젠가는 퍽하고 깨진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힘을 계속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측량할 수 없습니다... 측량하려면 스티로폴을 구성하는 수십조의 원자와 그 원자를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와 전자의 모든 상관관계를 알아 내야 합니다..
인간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스티로폴이 언제 깨질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지진입니다.
현재 진행형으로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해서 언젠가는 큰 지진이 일어 날 것을 알면서도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인간의 한계입니다.
경제현상도 지진과 비슷한 성질의 것이 있습니다.
경제는 인위가 만들어 내는 또다른 자연현상입니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은 인간이지만 인간 전체는 자연입니다..
경제는 60억 인간이 만들어 내는 자연현상인 것이죠...
경제도 수 많은 에너지들이 있습니다...
사회, 정치, 문화, 역사라는 변수가 엮여 있고 인간의 탐욕과 공포가 뒤엉켜 있고 돈은 그 에너지를 내포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가 부동산에 몰리기도 하고, 주식시장에 몰리기도 하고 여기저기 안 돌아 다니는 데가 없습니다..
결국 자연의 이치처럼 순리에 의해 갈 길은 정해집니다. 단, 그 때가 어느때인지 정확히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를 대하는 기본 마인드를 예측이 아니라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을 보면 일본 지진이 생각납니다.. 에너지가 점점 응축되고 있습니다..
힘을 빼고, 거품을 빼고 에너지를 뺐어야 하는데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방향을 정하는 듯 하여 걱정 되는 대목입니다.
인간이 자연에게 겸손해야 하듯, 경제라는 자연 앞에도 겸손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여러 상황을 분석해 보니 앞으로 이러 이러 할 것이다. 틀림없어 "...
그리고 그 예측이 맞으면 "거 봐 내가 그렇게 될거라고 했자나... " 하며 으시데기도 하고
누가 예측이 틀리면 힐란하거나 모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부질 없습니다..
정확히 때를 맞추는 것은 운에 맡기고 대충 흐름을 잡는 것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며 경제적에 순응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 합니다.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지진이듯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경제 입니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앞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이득을 주는 기회로 작용 할 것입니다..
이번 지진으로 수 십조, 아니 수백조의 자산이 날라 갔지만 복구하는 과정 가운데 큰 돈을 벌거나, 횡재를 하는 기업도 있을 것입니다..
세계가 많은 돈을 지원해 줄테고 일본 정부가 복구비용으로 돈을 풀면 그 돈은 결국 기업의 주머니로 흘러 갈테니까 말이죠..
만약 초토화 된 것이 일본 기업이 아니라면 일본의 수출 기업에겐 유리 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풀수 밖에 없고 이는 엔화 약세를 만들어 호재로 작용 할 것입니다..
이는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기업에겐 악재가 되겠죠...
엔화가 약세라면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반면 복구 비용과 보험금 지급을 위한 엔화의 수요가 증가하여 엔화 강세 현상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는 반대로 되겠죠....
이래 저래 변수가 많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봐야 방향을 감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25 전쟁으로 우리나라가 초토화 됐지만 일본과 유럽이 이를 계기로 2차대전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건 할 수 있게 되었듯 이번 지진을 통해 극적으로 전화위복이 되는 나라나 기업도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일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모든 것을 아주 정확히 예측하는 혜안을 가진 사람은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일 것입니다...
혹시 그런 신의 경지에 이르신 분이 계신지 잘 살펴 보자구요..
단 짝퉁 신에게 현혹되는 것은 주의 하시고요... ^^
아무튼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개별적으로는 연약하고 순하고 착하더군요..
그들도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인간이고 우리의 이웃입니다..
아무쪼록 빨리 수습하고 복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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