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서민투자학2011. 4. 14. 21:28
가끔 주변 사람 중에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ETF에 투자할 것을 권유 합니다.
이렇게 ETF에 투자하라고 조언을 하면  재미있게도 두 부류로 반응이 분명하게 엇갈립니다.
ETF가 도대체  뭐냐고 물어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 시시하게  ETF에 투자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ETF를 정확히 이해 하려면 꾀나 복잡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설명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로 특정지수를 모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산출된 가격을 상장시킴으로써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 되도록 설계된 지수상품이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 하셨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선뜻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크게 실망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알고보면  그리 복잡 할 것도 없고  아주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한 번 들어 보겠습니다.

어느 시골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 농부들은 쌀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데  가끔 부업으로 돼지를 키우기도 합니다.
왜 가끔이냐면 이곳 돼지는 특이해서 어떤 때는 대충 먹여도 살이 찌지만 어떤 때는 아무리 좋은 먹이를 먹여도 살이  찌기는 커명 무조건 살이 빠지는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곳 돼지는 체질 또한 이상해서 계절마다 먹이를 달리 줘야 살이 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곳 농부들은 돼지를 언제 키우고 언제 팔아야 하는지  "타이밍의 문제"와  계절마다 어떤 먹이를 먹여야 하는지 "선택의 문제"가 늘 고민 거리였습니다.
 이제 농부의 입장이 되어 보겠습니다. 
일단 돼지를 키우기로 했으면  돼지를 잘 멱여 무조건 살을 찌워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쌀과 보리 같은 곡식을 줘야 하지만 가끔 과일도 먹여야 하고 돼지는 잡식이기 때문에  때에 따라 고기도 먹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계절에 따라 먹여야 할 먹이가  매년 바뀌기 때문에 돼지를 키울 때면 언제나 선택의 문제로 골머리를 썪습니다.
어떤 때는 고기를 먹이면 살이 찌지만 어떤 때는 고기를 먹이면 배탈이 나서 살이 빠져 버립니다.
어떤 때는 밥만 먹여도 살이  찌지만 어떤 때는  밥을 먹이면 큰 병에 걸려 버립니다.
이렇듯 때에 따라 돼지에게 먹여야 할 먹이의 종류가 달라지니  돼지 주인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떤 먹이를  골라야 하는지 늘 걱정거리 였습니다. 
물론 먹이를 골고루 주면 해결이 됩니다.
그러나 과일을 먹이기 위해서 사과를 사려고 해도 사과 하나에 오천원이나 합니다.
어떤 때는 감자를 먹이면 살이 찐다는 소문이 돌아 감자를 사려했더니 감자 열 개에 만원이나 합니다. 
돼지 서너마리 키워 용돈이나 벌어 보려는 농부는 먹이 값으로 한 달에 50만원 이상  쓸 수가 없어  음식을 골고루 먹일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마을 장터에 한 사나이가 큰 트럭을 몰고 나타났습니다.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서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사나이는  트럭에서 내리더니  믹서기를 꺼냅니다.
그리고는  믹서기에다  돼지 몸에 좋다는 것들을 차례대로 집어 넣습니다. 
쌀 , 보리 , 옥수수같은 곡식도 넣고, 사과, 배, 복숭아 같은 과일도 넣고 고등어 갈치 꽁치 같은 생선도 넣습니다
물론 돼지 몸에 좋다는 음식중에 싱싱한 것들만 골라서 넣었고 , 재료를 다 넣은 후에는 막대기로 대충  휘저은 뒤  믹서기로 갈아 버립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후  종료 버튼을 누르자  믹서기에 갈았던 음식들이 작은 알갱이로 변해  돼지가 하루 먹을 만한 분량의 봉투에  담아서 포장이 되어 나옵니다.  
이 사나이가 만든 것은 다름아닌 돼지 사료였습니다. 
사료 만드는 것을 시범 보인 사나이는  트럭 짐칸에 있던 사료를 모두 꺼내 놓습니다.
꺼내 놓고 보니  사료 종류가 하나가 아니라  종류별로 다  있습니다. 
돼지 몸에 좋다는 음식을 모두 섞은 사료도 있지만,  과일로만  만든 사료도 있고 곡식으로만 만든 사료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만든 사료, 일본에서 만든 사료, 중국에서 만들 사료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사나이가 만든 사료가 바로 ETF 입니다.
여러분이 돼지를 키우는 주인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돼지 먹이로 살 수 있는 돈은 뻔한데 매번  어떤 음식을 먹여야 좋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돼지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골고루 혼합해서 만든 사료만 먹이면 어떤 먹이를 골라야 하는지 선택의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 됩니다. 
농사라는 본업은 따로 있고 부업으로  짬짬히 시간내서 돼지를 키우는 농부입장에서는  선택의 문제는 사료를 선택해서 간단히 해결하고, 돼지를 언제 키우고 언제 팔 것인가  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ETF의 개념이  언듯 보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듯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 할 필요 없이  위의 비유처럼 좋은 재료를 골고루 섞어서 만든 돼지 사료라고 생각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대략 2,000개의 정도의 회사가 상장 되어 있습니다. 
업종도  매우 다양하고 각 업종별로 수 백개의 회사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관리종목 빼고는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회사가 없습니다.
우량회사는 기본이요,  분야별로 세계 1등하는 회사도  많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도 수두룩 합니다. 
이렇게 좋은 회사들이 많은데 도대체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요.
돼지 키우는 농부의 딜레마가 주식시장에도 적용됩니다.
삼성전자가 좋아 보이는데 한 주당 100만원에 육박합니다. 100만원가지고 주식투자 하려는 대학생은 아르바이트 한 달해서 삼성전자 주식 하나 사면 끝 입니다.
500만원으로 주식투자해서 애들 학원비나 벌어 보려는 아주머니는  하이닉스,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SK텔레콤 등  업종별로 좋다는 종목을 다 골라 보지만  몇 개 담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어느날은 하이닉스가 오르면 현대중공업이 내려가고, 기아자동차로 돈을 벌면 SK텔레콤으로 돈을 잃습니다.
하이닉스에 투자하기 때문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체크 해야 하고, 현대중공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BDI 지수도 챙겨 봐야 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대우건설에 투자했기 때문에 아파트 미분양 뉴스를 챙겨 봐야 하고 ,  SK텔레콤에 투자했기 때문에 애플이 아이폰 신형을 KT에만 납품 한다는 속보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이쯤되면 이 아주머니의  머리속은 이미 카오스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아침에는 신랑 밥 챙겨 줘야 하고 막내 딸 유치원 보내야 하고 오후에는  옆집 아주머니와 수다도 떨어야 하고 저녁에는 드라마도 봐야 합니다. 
안 그래도 고달픈 세상살이로 머리 복잡한 서민들은  주식투자를 하면서까지 이것 저것 고르느나 고생하지 말고 우량한 회사를 골고루 섞어 놓은 ETF를 선택해서 가급적이면 최대한  단순해져야 합니다.
세상에서는 단순한 것이 무식함을 뜻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단순함이 영리함을 의미합니다.
투자의 단수가 낮을수록  자꾸 화려해지려 하지만  투자의 단수가 높을수록  최대한 단순해지려 합니다.
무림의 고수들이 우글거리는 주식시장에서 그들과 싸워 이겨야 하는 개미들은 화려함은 버리고 단순함을 취해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요즘 ETF 시장은 상당히 발달하여 종류도 다양하고 상품도 매우 많아 입맛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이제 ETF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 상품이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ETF 종류를 크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Market ,  International, Sector, Thematic, Style, Speciality, Commondity 등이 있습니다.
왠지 복잡해 보입니다.
증권사에서 골치아픈 영어를 써가면 그럴듯 하게 만들어 놨지만  이것 역시 알고 보면 하나도 복잡할 것이 없습니다.
그저  돼지 사료 종류라고 보면 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비유에서  모든 먹이를 다 섞어 놓은 사료,  과일만 섞은 사료,  고기만 섞은 사료가 있었듯이  ETF 종류가 이렇게 많은 것은  특징있는 종목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묶어 놓은 것에  불과 합니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색깔 이뿌나요? 제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 )

시장, 섹타, 테마, 스타일, 해외, 커머더티등  종류별로 매우 다양한  상품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이들 중에  자기 입맛에 맞는 것 한 두가지만 고르면 됩니다.
 
ETF의 또다른 매력은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고 투자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ETF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주식의 배당금처럼 주기적으로  분배금을 부여해 줍니다.
운용 보수는 0.5% 내외 수준으로 일반 펀드보다 훨씬 저렴하고 주식과 비교하면 거래마다 부과되는 증권거래세 0.3%도 면제됩니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 개별 주식, ETF에 각각 3개월 동안 1000만원을 투자해 동일하게 10%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일반 펀드는 5만5000원(보수 연 2% 가정), 주식은 3만6150원 (증권거래세 0.3%, 주식매매수수료 0.015%)인 데 반해 ETF는 1만6900원(보수 연 0.5%, 주식매매수수료 0.015% 가정)으로 ETF의 비용이 가장 적습니다.
물론 금융회사별로  비용이  조금씩 다르게 산정될 수 있지만 맥락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ETF의 장점과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이쯤해서 또다른 의문이 생겨 날 것 입니다 .
"ETF가  좋은건 알겠는데 상품 종류가 이렇게 많으니 도대체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있을 것이고,
"개인 투자자에게 ETF가 그렇게 유리하다면, 왜  ETF에 투자하라는 목소리는 이토록적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하다못해 주식의 고수라는 사람들이 노트북 들고 나타나서 현란한 차트를 선 보이며  열변을 토하는 증권방송을 아무리 봐도 ETF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습니다.

이 문제 관해서는 다음글에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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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