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코너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려고 덤벼듭니다.
쥐의 반격에 놀란 고양이는 움찔하게 됩니다.
그러나 쥐가 고양이에게 대드는 것은 한 번으로 족 합니다.
고양이가 움찔한 틈을 타 도망가야지 기세 등등해서 계속 덤벼들면 고양이 밥이 됩니다..
덩치도 작고 힘이 약한 중딩은 힘도 쎄고 덩치가 큰 고딩에서 평소에는 계속 눌려 있습니다.
고딩 사이에서 중딩은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말다툼조차 되질 않습니다.
그런데 고딩에게 맨날 삥을 뜯기고 무시당하던 중딩이 코너에 몰린 상황이 되면 평소에는 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중딩이 죽기 살기로 "배째라"하고 나오면 아무리 덩치 큰 고딩이라도 일단 당황하고 움찔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딩이 계속 말대꾸하고 배째라고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 중딩이 발악하고 대들면 놀란 고딩들은 일단 중딩을 달랩니다.
그런데 계속 배째라고 나오면 "정말 저녀석 배를 째야 하나??" 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코너에 몰려 객기를 부려본 건데 정말 배째는 일에 대해서 논의 하기 시작하면 중딩입장에서는 상황이 꼬이게 됩니다.
지금 그리스와 유로존 상황이 이와 같습니다.
그리스가 계속 노골적으로 배째라를 외치며 물귀신 작전을 구사하자 서서히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내치는 방안에 대해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정치인들은 원칙적으로는 "그리스의 탈퇴는 고려하지 않는다..", "유로존은 지킬것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grexit 라는 말을 만들어 내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확률을 5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스를 내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나름대로 설득력도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유로 은행들이 자본확충 할 수 있는 장치를 어느정도 마련했기 때문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이탈리아 , 스페인으로 확산되는 것만 막으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그리스 입장에서 그리스가 유로를 버리는 순간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 가난해질 확률은 99% 이상입니다.
그리스 통화를 그리스 국민마져 믿지 못하게 되면 빵하나 사기위해 여행용 가방에 돈을 가득 싣고 수 백미터 줄을 서게 될 확률도 50% 이상이 됩니다.
그리스인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유럽 전체가 똑같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지만
가장 먼저 , 가장 확실하게 , 가장 처참하게 박살나는 당사자는 다름아닌 자기 자신이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순진한 국민들보다 여우같은 정치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가 요상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몽니를 부릴 때 크게 당황했던 나라들이 이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 실질적으로 그리스 명중을 쥐고 있는 나라들이 오는 6월17일 재총선을 “유로존 잔류 여부를 결정하는 선거”로 규정하며 " 알아서 잘 하라" 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리스가 계속 큰소리 칠 수는 없습니다..
벌써부터 그 징조가 나오고 있습니다.
뭐가 급했는지 그리스 정치인들이 때거지로 EU본부, 프랑스, 독일로 날아가서 뭔가를 해명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제1당이 되는 것이 유력한 급진좌파의 총수도 말의 뉘앙스가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얼마전 자기가 정권을 잡으면 당장 유로존을 탈퇴할것처럼 떠들었는데 이제와서는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하더라도 유로존을 탈퇴할 계획은 없다” 라며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조금 궁색한 말이지만 “우리당의 목적은 유로를 구하는 데 있다”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의중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긴축이고 뭐고 일단 먹고 살게는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로존에서 탈퇴할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탈퇴해 봐야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랑스 , 독일도 그리스를 쉽사리 내치진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에게 어떤 파급효과가 올지 예측 불가능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양쪽 당사자의 속마음은 모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원치 않고 있기 때문에 파국은 오지 않으리라 봅니다.
누가 정권을 잡든 결국 그리스는 꼬리를 내리리라 봅니다..
단, 그동안 워낙 쎄게 말을 해왔기 때문에 꼬리를 내리는 명분이 필요합니다.
제 예상으로는 아마도 유로존에서 긴축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긴축을 완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리라 봅니다.
어차피 프랑스, 독일도 지금까지 긴축위주의 정책이 국민의 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유럽의 맹주들도 정책이 긴축에서 성장으로 어느정도 선회하게 될 것이고 이것과 탬포를 맞춰 그리스도 긴축의 옥쇄를 어느정도 풀어주리라 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상 시나리오중 하나 입니다.
지금 외국자본이 계속 빠져 나가는 것도 어떻게든 일단 최악의 경우를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증시의 반등이니 회복이니 이런 말은 의미가 없습니다..
중국의 경기침체, 중국의 경기부양, 미국지표.. 평소같으면 이런 재료들이 증시 상황을 반영하는 큰 원인이 되지만 지금은 일단 수급의 차원으로 봐야 합니다.
지금은 외국인 수급이 꼬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것이 정상화 되야 합니다.
외국자본은 지금 우리나라 증시의 펀더맨탈을 살필 정신이 없습니다.
일단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그동안 수익이 많이 났던 한국 주식을 계속 팔고 있고 개미가 그 물량을 다 받고 있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야 봄이오듯, 고향으로 짐싸들고 갔던 외국 자본이 다시 돌아와야 증시에도 봄이 오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그리스 유로존 탈퇴 문제가 일단락 되야 하고, 선장이 바뀐 프랑스와 여전히 고리타분한 독일이 서로 오해가 없어야 하고, 비슷한 공감대가 형성 되야 하며, 정치적인 안정이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서야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진행 되는 대는 최소 수 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앞으로 당분간은 투자자매매동향이 최고의 지표가 될듯 합니다.
유럽쪽이 조용해지고 외국인이 최소 5일 연속 큰 규모로 매수하는 때를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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