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제 논평2012. 6. 12. 10:15
얼마전 직장 후배로부터 씁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강하던 장인 어른이  갑자기 배가 불러 와서 병원에 갔더니 간암 말기라는 것입니다.
길어야 6개월 이랍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은행 VVIP 고객이고 시골에 부동산도 많답니다.
그런데 워낙 구두쇠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평판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7남매의 장남인데 동생들과 왕래도 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골에 있는 많은 부동산이  형제들과 공동명의로 되어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장남이라  지분이 50%고 나머지 형제들이 나머지 50%에서 쪼개져 있습니다..
돈 앞에 부모 형제도 없는 것이 요즘 세상입니다..
평소에 연락도 잘 하지 않던 형제들이  오래 살아 봐야 6개월 사는 암환자 앞에 나타나서 지분 더 내어 놓으라고  난리라고 합니다.
동생들이 하는 말은.. 왜 형이 지분을 반이나 가져 가냐고...  우리가 어리고 아무것도 모를 때 불법적으로 등기를 했기 때문에 현재 지분은 엉터리니  형제들끼리 공평하게  N 분의 1을 해달라고 합니다..
이에 후배 장인어른은  천하에 나쁜 놈들이라고  펄쩍 뛰고 있습니다.
내가 자기들  학교 공부 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내 줬는데 그 은혜를 모르고 낼 모래 죽게 생겼는데  지분 내 놓으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합니다..
동생들이 정말 너무 한다고 말하자 후배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듭니다. 
장인 어른에게 할 소리는 아니지만   장인 어른 동생들이 왜 그러는지 평소 장인어른의 삶을 봤을 때 이해가 간다고 합니다.
예전에 시트콤에서  누가 무슨말을  구구 절절하게 하면 "그건 니 생각이고~~"  하고 면박을 주는  말이 유행 했습니다.
사람들은 상대방 입장보다 내 입장만 생각하고 , 나를 위주로 상황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지간 해서는 화해하고 합의를 보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해 관계가 복잡하고 이해 당사자가 많을수록  무질서도는 체증적으로 증가합니다.
어느  한쪽의 인격이 성인군자라서  양보를 하거나, 어느 누구의 리더십이 뛰어나서 상황을  슬기롭게 해쳐가거나 , 그것도 아니면 갈때까지 가거나.. 셋중 하나가 됩니다..
사람 사는 범위를 확대하면  나라와 나라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에서 일어 나고 있는 일을 보면   정상회담을 할 때 겉으로는  양복입고 서로 악수하고 웃고 사진찍고 하지만 속으로는  서로 잘잘못을 따지고 자기 잇속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든 자기 위주로 생각합니다.
유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일 국민들이 희생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에 독일 국민들은 왜  게으르고 나태한  라틴인들을 위해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한 게르만인들이 희생해야 하냐고 반문합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독일이 희생을 해야하고, 독일이  조금 양보하고, 독일인이 도와줘야 한다는 프레임이 짜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상황을 조금만 다른 각도로  보면 상당히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되고 유로가 통합되기 전 ,  세계 사람들은 독일을 보고  "유럽의 병자"라고 불렀습니다.
엄청난 통일 비용과 함께  강해진 독일 통화로 인해  수출이 부진하면서 경제가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중심이 되어  유럽 화폐를 통합했습니다..
독일과 같이 경제가 강한 나라의 화페는  한방에 평가 절하되고,   그리스 같이 상대적으로 경제가 약하고  제조업이 약한 나라들은 한방에 평가 절상 되는 효과가 생겨나  소비 여력이 생겨 버렸습니다. 구매력이 상승되자  공짜돈이 생긴 것으로 착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탈리아가  재정 적자가 누적되고 어려워진 것도 사실 금융위기 훨씬 이전입니다..  
유로화가 통합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경제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유로화로 통합된 뒤   독일 제조업에 품질 뿐만 아니라 가격에서까지 밀리면서  명품제조업체 말고는 박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은  유로화 통합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나라 입니다..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 남유럽의 평가절상으로  독일 입장에서 시장 확대 효과와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유럽 시장을 평정 했습니다.
독일이  아시아 제조업 대국들과 경쟁하지 유럽에서는 독일과 상대할 나라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독일은 모두 자기들이 성실하고 기술력이 좋아서 잘 살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유로화 통합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은 지금까지 먹은 것을 토해 내야 할 형편입니다.. 그것이 희생인지 도리인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혜택을 본만큼  좋은 일도 해야 합니다..
통화만 통일하고 재정은 통일하지 않은데서  찾아온   시스템적인 재앙~~
그 원인을  모두  남유럽인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지만  피를 나눈 형제끼리도  이권 앞에서는  원수처럼 싸우는데 피가 다르고 수 천년간 서로 뺏고 뺏기고, 지지고 볶으며 살아 왔던 유럽인들이 과연 잘 해 낼 수 있을까요~~~
스페인이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얼마후면 그리스 총선이 실시됩니다.  그리스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어디가 위기의 끝이고 최악인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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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