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을 통해 투자의 속성을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 봐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주장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선물/옵션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니 제로섬 게임으로 볼 수 있지만
현물 시장은 제로섬이 아니라 파이가 커지면 같이 먹을 수 있는 윈윈 게임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100% 제로섬 게임을 펼치는 곳은 아닙니다.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 올 때는 배당금을 두둑하게 주기도 합니다.. 즉 부가가치를 창출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만들어주는 열매인 배당금은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인 선택사항 입니다.
주식투자 하면서 기업이 배당금을 안 줬다고 주식투자자들이 데모하는 것을 본적 있나요?
오늘날 이뤄지는 투자라는 것은 대부분 열매 먹기 게임이 아니라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남기는 시세 차익 먹기 게임이 주류를 이룹니다..
물론 인간이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 할 때는 기업이 가져다 주는 과실을 바라보고 투자를 했습니다...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듯 합니다.
네덜란드는 16세기 까지만 해도 스페인의 지배를 받던 어중간한 어촌 동네였는데 스페인과 영국이 티겨태격하며 시끄러운 틈을 타 해상 무역권을 장악하면서 무역강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영국은 "동인도 회사"로 성장 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동인도 회사"의 원조는 네덜란드로 영국보다 200년이 빠릅니다..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19세기 영국의 동인도회사 보다 무려 10 배나 컸습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1670년 전성기 때 보유한 무역선의 숫자는 당시 영국,프랑스, 독일 , 포르투갈, 스페인의 것을 합친 것 보다 많았고 아시아에 30개의 무역항을 소유 했습니다..
이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세계 최초로 중산층을 사업에 끌어들여 대기업으로 성장 했습니다.
동인도 회사가 무역선을 아시아에 보내서 향신료나 금, 은을 많아 가져오면 대박이요, 중간에 배가 난파하면 손실이였습니다.
그래서 리스크를 분산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됩니다.
바로 회사의 권리를 나눠 파는 주식을 발행 하게 됩니다.. 리스크를 떠 안는 대신 성공하면 주식소유양 만큼 이득을 나눠 갖는 방식입니니다.. 즉,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열매를 나눠 갖는 것이죠..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최초로 개발한 리스크 분산 모델이 주식시장의 모태가 되었고, 네덜란드가 만든 금융자본주의 모델은 오늘날 현대 자본주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한편,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열매를 나눠 가질 수 있는 징표인 주식을 소유한 중산층들은 이것을 서로 사고 파는 시장을 만들게 됩니다. 그것이 오늘날 주식시장의 모태가 됩니다.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유주들은 기대와 함께 불안감도 존재합니다..
태풍이 많이 불어 무역선이 파손 될 수도 있고 해적선을 만나 다 털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내가 투자한 회사가 올해 1억을 벌지 10억을 벌지 아니면 쫄땅 망할지 정확히 몰라 약간 불안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응용을 잘하는 동물이라 회사 소유권인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도 수익이 난다는 "자본이득"의 원리에 눈을 뜨게 됩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자본이득에 맛을 들인 네덜란드 사람들은 그 후 튤립 뿌리를 가지고도 장난을 칩니다..
그 유명한 튤립버블이죠... 튤립버블의 절정기때는 튤립뿌리 하나가 암스테르담의 집 한채 가격과 맞먹었습니다. 이런 네덜란드 사람들을 보고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어이없다며 쓴웃음 날릴지 모르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수 십년 일해야 겨우 잠 잘 수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살 수 있었던 21세기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 할까요.. 아마 네덜란드 튤립버블과 비유 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습성은 때와 장소, 시간을 가리지 않고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 하고 있고 체험하고 있는 투자의 판은 열매 따 먹기 게임일까요 시세차익 먹기 게임일까요..
이미 자본주의가 태어날 시점부터 투자라 불리는 행위는 자본이득을 기대하는 행위로 변질 되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어 보면 답을 알 것입니다.. 내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시세차익을 먹으려 하는지 배당금을 먹으려 하는지를...
그리고 주변사람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당신은 왜 주식을 사고, 아파트를 샀는지 물어보면 당연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하지 왜 그런 걸 물어보냐고 할 것입니다. 투자에 뛰어드는 선수들은 대부분 시세 차익을 노립니다..
투자판에서 나오는 열매는 보너스나 간식으로 생각 합니다..
시세차익으로 얻는 수익은 "자본이득" 이라는 그럴 듯한 말로 포장을 하는데 이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뼈저리게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전 "피라냐"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보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피라냐"는 뭐든지 씹어 먹는 물고기 입니다.
영화속에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호수 밑에 어마어마한 지하 동굴이 있는데 그곳에서 화석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피라냐가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는 먹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서식을 하고 있었던 것 입니다..
주인공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깜짝 놀랍니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 먹으면서 오랜 세월동안 생존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로섬 게임의 살벌한 실체 입니다.
예를들어 피라냐 1000마리를 양어장에 방사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주인이 주는 먹이로는 하루에 10마리도 배불리 먹지 못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3일이 지났습니다..
어떤 놈은 포식을 하지만 어떤놈은 지느러미 뜯기고 꼬리 뜯기고 어떤 놈은 뼈만 남고 , 배고픈 놈은 그 뼈마져 씹어 먹는 놈도 있습니다...
1주일후 새로운 피라냐 50마리가 또 양어장에 투입 됩니다..
여전히 미량의 모이를 주는데 그 중에 포식하는 놈은 존재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투자 판의 모습 입니다...
주식시장이 만들어 내는 과실은 미비합니다.. 배당금으로 팔자 고쳤다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은행이자보다 배당을 적게 줍니다. 아예 안주는 곳도 있고 투자자들은 크게 신경 안 씁니다..
상대를 잡아 먹는 것에 관심이 있지, 주인이 던져주는 모이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로 갑부가 되었다는 사람은 많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100만원 가지고 10억을 만들었다는 사람도 있고, 자기가 써먹은 필살기를 이용하면 인생역전이 가능하다는 책도 널려 있습니다.
어떤 책은 초 단타로 하루에 40만원을 벌 수 있다고 소개 합니다. 자기는 그렇게 해서 돈을 벌었다는데 누가 뭐라 말하겠습니까.. 아무튼 대단한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벌었던 그 돈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요???
배당금에서 왔나요? 정답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일 수도 있습니다.
주변을 한 번 둘러 보십시요... 투자로 말아 먹었다는 이웃이 얼마나 많은지 말입니다...
저 주위만 하더라도 왜 이리 많은지요.. 1000만원 말아 먹은 건 점잖은 케이스에 속합니다...
수 천만원 말아 먹고 이혼 직전까지 간 친구도 있고, 완전히 주식투자에 질려 버린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아파트 폭탄 돌리기 막차를 탄 친구도 있구요...
우리가 부러워하는 투자의 영웅들이 누렸던 축배의 잔은 우리 이웃이 흘렸던 눈물로 채웠졌습니다.
시장이 만들어 내는 쥐꼬리 만한 부가가치로 그들이 배불리 먹었던 것이 아니라 돈의 이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투자의 달인들이 100만원으로 10억을 벌며 감격의 눈물을 흘릴 때,
딸 시집갈 돈으로 투자했다 몽땅 날려 먹은 옆집 아저씨는 그 순간 피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외환 위기 때 코스피 500에 들어 왔던 외국인은 2007년 코스피 2000 일때 보따리 써서 본국으로 날랐습니다..
그들은 그동안 간식으로 배당금을 먹으며 기회를 노리다가 개미라 불리는 서민들이 탐욕에 멋 모르고 달려들 때 폭탄을 몽땅 떠 넘기고 화려한 파티를 하며 삼페인을 터트렸습니다..
그들이 마셨던 붉은색 축배의 와인은 사실 우리 이웃이 흘렸던 붉은 피눈물 이였습니다.
그들이 매년 받아 갔던 배당금은 시장이 가져가 주는 작은 열매였지만 그들에게 대박을 터트려준 시세차익의 황금알은 개미들 코뭍은 돈으로 만든 것 입니다.
투자판에서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돈의 이동 입니다...
돈의 주인이 바뀌는 것 입니다.. 이 사실을 반드시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을 밥 빌어먹고 살기 힘든 드러운 세상에서 잘 만하면 내 인생역전 시켜주는 낭만적 곳으로 생각하는 서민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투자판은 개미들 팔자 고치라고 존재하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투자라는 판의 본질은 상대의 살을 베어 먹고 적의 피로 축배를 드는 살벌한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좀 더 쓸게 있는데 글이 길어져서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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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witter.com/leekyusung
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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