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계2010. 11. 19. 16:59

약 400년전  송파구 삼전나루터 근처에서 단군이래 최대 수치라 불리는 치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조선의 왕이 청나라 군대에 포위 되어 남한산성에서 특별한 대책도 없이 밥 굶고 추위에 떨며 버티다가 끝내 항복을 하게 됩니다..
추운 겨울날  청나라 군대가  도열한 가운데  조선 여자들이 풍악을 울리며  춤을 추고 노래하고 있고, 조선의 왕  인조는 푸른색 청나라  졸병 군복으로 갈아 잎고  청나라 칸  '홍타이지' 발 앞에서  이마에 피가 나도록 땅을 찧으며 머리를 처박고 울면서 눈도 못 마주친 상태에서  술을 따라야 했습니다.
홍타이지는 단 위에서  두려움과 쪽팔림과 억움함에 벌벌 떨고 있는 인조가 보라는 듯이 오줌을 갈기고 항복 서명을 받아 냈습니다..  일본 사무라이 같으면 100번도 넘게  자결 하고도 남았을 일인데  아무튼  상상만 해도 치욕적인 일 입니다.

국제 정세를 오판하고 줄을 잘못 선  댓가 치고는 너무도 혹독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역사의 현실 입니다. 
대대로 우리 민족 보다 열등한 오랑캐로 여겼던  여진족이 나라를 선포하고  명나라를 협박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명나라는  조선에 지원병을 보내라 요구하며 압박 했습니다.
당시  젊고 총명 했던 광해군은  여러 루트를 통해 많은 정보를 입수 하여 두나라 정세를 파악 한 뒤 양다리 걸치기, 양면외교로 줄타기 하며  어디에 줄을 서는게 유리할지를 생각하며 신중히  주판을 튕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조선의 지도부는  임진왜란때 도와준 명나라의 은혜를 져버리면 안 된다며 펄쩍 뜁니다. 
어떻게 오랑캐들 하고  상종하냐며 명분만 내세우다  결국 판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 감을 잡지 못하는 큰 삽질을 하게 됩니다.
그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망나니 취급하고 쫒아 냈고  새로운 신흥세력 후금과의  교류를 끊어 버리고  다 망해가는 명나라 바지가랭이 붙잡고 형님 형님 하며  엉뚱한 판단을 하다 그런 치욕을 당하게 됐던 것입니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을 400년전 명나라와 청나라로 비유하는 것은 다소 논리의 비약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어쩌면 우리가  위의 상황과 비슷한 역사의 변곡점 근처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 입니다.  중국을 지나치게 과대평가 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과소평가 하는 것  또한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보다 더 옳지 못한 자세는 무관심한 것이겠지요...
 400년전 무섭게 커가는 여진족을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색안경 끼고 촌놈이고 오랑캐며 조선보다 열등한 족속으로 여기다 큰 코다친 역사의 교훈을 되풀이 해서는 안 될 것 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을 은연 중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  뭔가 모르게  촌스럽고 더럽고 지저분하고 문제 투성이로 보입니다..
짝퉁만  잔뜩 만들어 내고  남의 기술 흉내만 내는 어설픈 나라로 생각하곤 합니다..
우리의 잠재의속 속에는 "어찌 감히 중국이 미국에게 쨉이나 되겠어".. 하는 인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긴 시야로 보면  중국은 결코 무시 할 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인류역사 4대 문명중 유일하게 중국 문명만이 망하지 않고 계속 명맥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전통과 흔적만  이어오는 것이 아니라 역사 자체를 계속 이어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느날  중국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안하게도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앞선 것은 30년이 채 되지도 않습니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매년 조공을 받치는 것은 물론이고 임금 책봉에 세자 책봉까지 허락 받아야 했고,  우리보다 늘 앞서 있던 선진국이였고  우러러 보던 대국 이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시각 뿐만이 아닙니다.  동양이 서양보다 뒤쳐진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화약, 나침반, 제지 같은 인류 3대 발명품이 중국에서 나왔고  1000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서양 사람들이 느끼는 동양은 선진 문물이였습니다. 
동양의 역사는  실질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역사 였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중 하나는 계절이 바뀌고 대기가 순환하듯 역사의 수레바퀴가 동양으로 흐르고 있다는  현실 입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아시아의 파워와 영향력은 갈수록 증가 되고 있습니다.   그 아시아의 중심에 중국이 버티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중국은  지금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큰 괴물로 표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향후 발전 요인은 여러가지 있습니다.  풍부하고 근면한 노동력과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자본 !
풍부한 인적자원  ,  반만년 긴 문화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중국을 이끄는 엘리트 지도부입니다.
중국이 30년만에  세계의 넘버2로 올라선  가장 큰 요인은  안정된 정권교체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4-5년마다  세상이  개벽하는  선거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정권교체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1당 독재이기 때문에 선거가 필요 없고 당쟁이 필요 없습니다.. 
공산주의가 중국을  역사의 후발주자로 만든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 아이러니 하게도  공산주의기  때문에 가장 빠른 시일내에 중국을 세계의 강대국으로 이끌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막강한 1당 독재지만  군화발로 짓 밟고 혁명으로 일어 선 1인 독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중국 사람들은  참 약은 사람들이라 생각 됩니다.
공산주의의 약점은 버리고  시장 경제를 채택했고,  공산주의 장점은 최대한 살려서 강력한 추진력으로 스피드를 내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당쟁이 없고, 정부의 추진력은 세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 합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모아 놓은 돈도  많고 부동산과 왠만큼 잘나기는 기업은  전부 정부 것이기 때문에  세계에서 알짜배기 부자 정부입니다.
정권이 비뀔때마다  국가의 정책이 180도  뒤바뀌는 나라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중국  특유의 "인재 시스템"이 가동되어  준비된 최고 엘리트가 지도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국 지도자의 예비후보는 이미 20년 전에 간택되고 20년간 주석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조국의 부름을 받아 최고 리더로 등극하는 것입니다..
최근  향후 실질적인 주석으로 간택된 "시진핑"도  오래전부터  훈련 받아온 차세대 지도자중 한사람 이였고  치열한 경쟁을  뚫은 최후 승자인 샘입니다.  권력 암투로 정치가 불안하면 나라꼴이 되지를 않습니다.  중국은 권력 경쟁을 할지언정  피비린내 나는 권력 암투의 위험성은 거의 없고 매우 안정적인 정치 시스템을 확보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리더가 되는 사람들은 40대에 발탁 되어 15-20년간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실력을 검증 받은 사람들 입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최우수 인재 소위, “준비된 지도자”가  13억의 거인국가  중국을 통치하는 것입니다.
정변이나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나라들은  군인 출신이 지도자가 되거나 자질은 딸리지만 정치적 술수로 나라를 통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베이징대, 칭화대등  중국내 명문대 출신으로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30여개 성에서 칭화대나 베이징대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은 1개 성에 100여 명 안팎 입니다. 
산동성 같은 경우  성의 인구가 9,400만 명인데 이 가운데 100등 정도는 해야 이들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학력만으로 본다면 베스트 중의 베스트인 샘입니다.
제가 지금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은  중국 지도부의  장점 입니다..
한 나라의 지도부가  최고 엘리트 출신이고,  정권 이양 시스템이  안정 되어 있고, 불필요한 당쟁과 이로인한 에너지 소비가 적고 무엇보다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다면  그 나라는   쭉쭉 뻗어 나가게 됩니다.
중국이 뇌물과 비리가 많다고 하지만  중앙으로 갈수록 깔끔합니다. 
중국 핵심 지도부가 비리로 스캔들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국가 주석 후진타오의 가족이 누군지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정도로 주변 단속을 잘 하고 있습니다.

후진타오가 2002년 당 총서기 취임후 맨 처음 한 것은  놀랍게도  "스터디그룹 결성"입니다. 
이 스터디 그룹에는 후진타오, 원자바오 총리등  서열 24위까지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참석합니다.
필요한 주제를 그때 그때 정해서 해당분야 최고 권위 학자를  초빙해서  강의를  듣고, 질의 응답을 하기도 하고  실제로 이렇게  학습한 내용이 정책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 때  중국에서 만든  "대국굴기"라는 다큐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도 스터디 그룹의 주제였던 것을   내용이 좋아 중국 국민을 위한 교양 차원으로 특별 제작한 것입니다. 
요즘 세계 어느나라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스터디그룹 만들어  머리 싸매고 공부할까요..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데 말이죠 ~~
물론 중국은 문제 또한 많습니다..  빈부격차 문제,  민족 분열 문제,  민주화에 대한 열망 등등..
그런데 중앙정부 시스템이 안정되어 있고  지도부의 능력으로 봤을 때 큰 문제는 없으리라 봅니다..
어차피 중국은   실질적으로 여러 나라, 여러 민족들이 연합한 형태 였다고 볼 수 있고  수 천년의 통치 노하우가 있습니다.
나라가 망가지는 것은 대부분 속이 썩고 윗 대가리가 말아 먹은 것이지  , 리더들의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고 내부에서 썩지 않으면  왠만한 문제는 해결하리라 봅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 졌네요...

중국의  상황과 경쟁력에 대해 좀더 쓸게 있는데 다음에 기회되면  쓰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너무 중국 얘기만 하니 식상한 면도 있고 해서  언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

----------------------------------------------
www.successguide.co.kr

도서링크 :   대한민국 90%를 위한 "서민투자학"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