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서민투자학2011. 5. 30. 12:29

주식투자에 참여할 시즌에만 참여하라

농부들이 일이 많다지만 1년 내내 정신 없이 바쁘지는 않습니다.

봄철 모내기 시즌과 가을철 추수 시즌에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농번기가 아닌 때는 논에 물을 대거나 농약을 뿌리며 논을 관리하는 일에 치중합니다.

겨울철에 그것마저 할 일이 없으면 가마니를 짜거나 마을회관에 모여 장기나 바둑을 두면서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골에서 자란 필자가 기억하는 시골 풍경은 대체로 그러했습니다.  서민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도 농부가 농사 짓듯이 해야 합니다.

매매할 시즌에만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그 이외의 시간은 자기 본업에 충실하며 주식시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어야 합니다.

주식투자에서 종목을 고르는 선택의 문제는 시장 평균을 추종하는 ETF를 매매 함으로서 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언제 사고 팔아야 하는가 하는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타이밍은 펀더맨탈 지표인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를 확인하면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매월 말일 통계청 사이트를 방문하면 알 수 있습니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변동 현황]

기간

변동폭

방향

2001 1~ 20025

17개월

상승

2002 6 ~ 2003 4

11개월

하락

2003 5 ~ 2004 4

12개월

상승

2004 5 ~ 2005 1

9개월

하락

2005 2 ~ 2006 1

12개월

상승

2006 2 ~ 2006 8

7개월

하락

2009 9 ~ 2007 12

16개월

상승

2008 1 ~ 2008 12

12개월

하락

2009 1 ~ 2009 12

12개월

상승

2010 1~ 2010 12

11개월

하락

위의 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변동폭은 대략 1년을 주기로 순환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2010 12월 상승으로 돌아 선 후 2011 2, 3월 제차 하락하며 조금은 예외적인 상황이 발행하긴 했지만 큰 맥락에서는 1년 정도의 주기로 변동한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주식시장의 매수 매도 시즌]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시즌은 경기선행지수의 변곡점이 예상되는 곳에서 3개월 정도의 구간을 두고 결정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이전 상승 주기가 12개월이었고 현재 하락 추세를 타고 있다면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패턴의 3분의 2 수준인 9개월 가량 하락 할 때부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서서히 비중확대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그 후 주식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다 차트를 보며 기술적 분석을 하고, 수익률 갭, 유동성 상황 등 시장의 흐름을 감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투자의 타이밍을 잡으면 됩니다.  물론 타이밍을 잡는 정확도는 투자자의 감각에 따라 차이가 날 것입니다.

만약 포트폴리오 원칙을 지키고 탐욕과 공포에 휘둘리지 않을 투자환경을 만들어 놓았다면 타이밍을 잡아내는 정확도는 좀더 높아 질것입니다.

 

매매 기조를 한 방향으로만 잡아라

시장에 참여할 때는 시즌의 구분을 명확히 한 상태에서 포지션의 방향을 한쪽으로만 잡아야 합니다.  , 매수 시즌에는 매수만 해야 하고, 매도 시즌에는 매도만 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다소 출렁거리더라도 수시로 샀다 팔았다 반복해서는 곤란합니다.

농부가 농사 지을 때도 모종을 심었다가 캤다 하지 않습니다.

곡식을 심는 시즌에는 어떻게 파종 할 것인가를 신경 쓰고, 추수 할 때는 어떻게 거둬들일 까만 생각합니다.

물론 시장에 참여 할 때는 공포스럽고 탐욕을 부릴만한 상황이 수시로 찾아 옵니다.

하루 2%씩 오를 수도 있고, 3%씩 빠질 때도 있습니다.

3,000만원 투자하고 있다면 1주일 사이에 수 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합니다.

하루 종일 차트를 보고 계좌에 찍힌 수익률을 쳐다보고 있으면 하루에도 열 댓 번 천당과 지옥을 맛보게 됩니다. 그러나 확정되지 않는 이익과 손실은 주식시장이 만들어내는 헛것에 불과 합니다. 시장 분위기에 파묻혀 지내면 이런 헛것에 현혹되어 그릇된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시장에 참여할 때는 오늘 살까 내일 살까, 이번 주에 살까 다음주에 살까 크게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시야를 그보다 훨씬 넓혀야 합니다.

매수 시즌이라 판단한 순간부터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시장을 확인해 가면서 서서히 비중을 확대해 가는 것입니다. 그러다 포트폴리오 원칙에 맞게 비중을 채우고 매수 시즌이 끝났다고 판단되면 주식농사 결과는 시장에 맡긴다는 마음을 먹고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야 합니다.  매도 시즌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매도할 시즌이 왔다고 판단되면 서서히 비중을 축소하다 시장이 추운 겨울로 접어든다고 판단하면 꼭지에서 못 팔았더라도 미련을 버리고 빠져 나와야 합니다.  최근 시장의 사례를 통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 2008 1월 전후: 경기선행지수 하락추세

2007년 가을은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하면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역사를 새로 쓰던 시즌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추운 겨울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경기선행지수가 1년 이상 올랐고 서서히 고점을 형성하면서 조만간 하락을 염려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이 바닥을 다지며 상승으로 전환 되기 시작했고 금리 또한 상승탄력이 둔화 되면서 유동성조차 비우호적으로 변해 갔습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열광적이었고 향후 코스피 지수가 3,000은 우습고 머지 않아 5,000까지 갈 듯한 기세였습니다. 주식투자를 안 할 것 같은 사람들까지 시장에 참여하며 개미들의 탐욕 수치는 극에 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앞서 말씀 드린 투자 원칙에 충실했다면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형성하는 2007년 가을부터 비중을 축소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는 매도 시즌이기 때문에 오직 매도만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꺼번에 모두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3개월 정도의 매도시즌 기간에 차트를 보며 기술적 분석을 참고해서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방식입니다.

기술적 분석을 통해 시장 상황을 보더라도 매도신호가 많이 발견 되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투자계절이 추운 겨울로 접어들 시점의 기술적 분석 특징입니다.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형성할 때부터 상승추세 이탈, 쌍봉, 삼산(三山), 하락N자 패턴 등 시장의 추세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바뀌는 변곡점이라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발견 되었습니다.

 

B. 2009 1월 전후: 경기선행지수 상승추세

2008년 가을은 미국 발 금융위기가 기세를 떨치던 시기로 자본주의가 곧 망할 것 같은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경기선행지수 하락추세가 10개월을 통과할 즈음 환율은 제2의 외환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올라 있었고, 금리 또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 펀더맨탈과 유동성 상황이 모두 주식시장에 유리하게 흘러갔습니다.

이때 농사를 짓듯 투자하는 원칙을 적용하면 경기선행지수 하락추세가 10개월을 통과하는2008년 가을부터가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시즌이 됩니다.

또한 2009 1월을 전후로 기술적 분석을 통해 시장 상황을 보면 매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2008년 하반기에 일봉 차트에서 쌍바닥이 출현 했고 하락추세를 이탈하고 상승 돌파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로 거래량도 많아졌고 경기선행지수가 상승반전하고 얼마 후 주가는 6개월 가량의 박스권을 돌파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때가 매수를 마무리하고 파종을 끝내는 시점이 됩니다.

이 당시는 펀더맨탈 상황과 유동성 상황이 모두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흘러갔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매수를 고려해 볼만 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 시장 분위기는 공포가 극에 달하던 시기라 공격적으로 매수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할 때였습니다.

그러나 주식투자 농사를 짓는다는 마음으로 원칙대로 움직였다면 제법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습니다.

 

C. 2010 1월 전후: 경기선행지수 하락추세

2010 1월 경기선행지수는 정점을 찍은 후 하락추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환율은 여전히 대세 하락이 진행 중이었고, 금리 또한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 펀더맨탈적 상황은 주식시장에 비우호적이지만, 유동성은 우호적이어서 2006 1월 이후처럼 큰 폭의 하락보다는 조정을 받는 선에서 선방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펀더맨탈이 비우호적이지만 유동성이 우호적일 때는 대폭적인 매도 보다는 쉬어간다는 의미로 비중축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술적 분석으로 봐도 조정국면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 가을 무렵 경기선행지수가 10개월 가량 상승하던 무렵 주가의 상승추세가 이탈하는 모습이 출현했습니다. 매도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상승추세가 깨지는 모습이 출현했고 얼마 후 하락N자 패턴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부터 1년 가까이 줄곧 1600~ 1700을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었습니다.

1년 가까이 박스권에서 기간조정을 거치고 에너지를 비축하던 증시는 경기선행지수가 9개월 가량 하락하는 시점에 주가는 지루한 박스권을 뚫고 올라섰습니다.

경기선행지수가 9개월 가량 하락한 시점은 지난 하락 주기를 참고할 때 하락의 3분의 2는 지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이라 매수 시즌 초입에 속합니다.

더욱이 유동성이 여전히 주식시장에 우호적이고, 박스권 돌파라는 강력한 매수 신호가 나왔기 때문에 비중 확대를 고려 해볼만한 위치였습니다.

그 후 주가는 2000을 재 돌파했고 얼마 후 역사적인 최고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유동성의 힘이 펀더맨탈을 압도해서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패턴을 고려해서 매수시즌과 매도 시즌을 정하고, 유동성 환경과 기술적 분석법을 참고하며 주식투자를 농사 짓듯이 하면 주식투자를 치열하게 하지 않고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시장의 상황에 역행함 없이 적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민이여 본업으로 돌아가라

주식투자를 할 때 좁은 구간에서 승부를 내려 하면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처럼 정신이 없지만, 시장을 큰 시각으로 바라보며 농사짓듯 투자하면 투자의 계절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순리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서민형 주식투자 법으로 투자하게 되면 주식투자로 크게 상처받을 일이 없을뿐더러 대박을 터트리지는 못할지언정 시장이 잔치를 벌일 때 소외되는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장점은 주식시장의 변덕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본업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계몽학자 루소가 인간이여! 자연으로 돌아가라라고 말했던가요!

저는 주식시장에서 치열하게 투자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서민이여! 본업으로 돌아가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 말이 서민은 절대 주식투자를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기 본업에 충실하고도 얼마든지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고, 오히려 치열하게 투자하는 것 보다 주식시장의 계절에 따라 느긋하게 움직이고 순리대로 투자하는 것이 서민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입니다.

손자병법에 장수가 피해야 할 다섯 가지에 대해 나오는데 그 첫 번째는 필사적으로 싸우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나간 장수가 필사적으로 싸우려 하면 유인을 당해서 참혹한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주식시장 역시 필사적으로 싸우려 덤벼드는 개미의 피를 요구하는 곳입니다.

강한 바위를 뚫은 것은 부드러운 물이듯, 서민이 주식투자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길은 화려함을 버리고 단순함을 취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 드린 투자 법은 무조건 돈을 벌게 해주는 투자의 비법이 아닙니다.

또한 그리 복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단순함이 화려함을 이기고, 기본기를 지키는 것이 개인투자자가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필살기임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서민형 주식투자 법을 통해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었다는 단 한 사람의 개인투자자가 나와도 많은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주식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개인투자자들의 건승(健勝)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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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uccessguide.co.kr

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연재글을 바탕을 출판된 책입니다..  ^^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