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있은 후 한국 IT를 바라보는 눈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세계 최강이라던 한국 IT가 어쩌다가 애플, 구글 눈치보며 뒷날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모토롤라가 팔리고, 노키아가 매물 리스트에 올라가는 신세가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또 다시 5년 후에 현재 잘나가는 우리나라 IT 기업중에 그런 처량한 꼴을 당하는 기업이 없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그런데 시장이 무엇을 봤길래 한국IT 주 들이 맥을 못추고 있을까요..
한국 IT를 바라보는 시장 분위기가 최근 급격히 변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얼마나 성질이 급한데 불과 몇 주사이에 이렇게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고 마네요..
우리나라 IT는 저력이 있으니 이제라도 따라 잡으면 되겠지만
오늘날 한국 IT가 한국인이 근면 성실하지 않고, 머리가 나빠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과 문화에서 오는 한계인 것 같아 걱정입니다.
어제 신문을 보다 보니 기막히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요즘 대학입시 지원 인기 순위 상위는 모조리 의대, 한의대 라는 군요..
서울,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의대 , 한의대를 채우고 난 후에 그 다음부터 학교 순위로 좋다는 학과를 지망한다고 합니다..
학교 졸업한지 가물가물 하지만 저 때만 해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 사회는 재화를 생산하는 생산자 역할을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주는 일을 하는 자도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생산자가 천대받고 시스템 운영에 종사하는 사람이 대우 받는 사회는 에너지가 고갈되고 맙니다...
멀리는 고대 로마가 그랬고, 가까이는 조선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은 똑똑한 순서대로 의사, 판사 , 검사, 변호사.. 하다 못해, 노무사, 법무사 등 사짜가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려 한다지요...
식량도 부족하고, 에너지도 부족해서 어떻게든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똑똑한 인재들이 모조리 서비스 업종에 일하려 하다니 참 기막힌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 시스템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정치인만 반성할게 아니라 나를 포함한 기성새대는 모두 반성해야 할듯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창조적 인재를 대우해 주고, 창조적 인재가 많이 나오도록 토양을 마련하고 육성해야하는 입장이 아닐까요...
IT 세계최강 소리를 듣던 시절 일 잘하던 정보통신부를 해체해서 IT 컨트롤 타워를 과감히 없애버린 후 , 그 즈음 야심차게 시작했던 4대강 , 한강 르네상스 토목공사....
큰 비만 오면 떠내려가는 건물은 왜 그렇게 지어 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첨단 과학으로 경쟁하는 시대인 21세기에 과연 어느 나라가 수십조의 자원을 토목공사에 쏟아 부을까요..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쏟아 부은 돈 중에 일부 정치자금, 접대비, 로비로 들어갔을 콩고물 같은 돈으로 스티브잡스 , 앤디 루빈 같은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썼다면 설사 그 돈이 사라지고 없더라도 아깝지나 않을텐데 말이죠.....
조만간에 정부에서 또 개각을 한다죠...
저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지만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게 몇개 있습니다.
미국만 해도 장관 한번 하면 최소 3, 4년을 한다던데...
미국은 장관이 그만 둘려고 해도 대통령이 자기 임기 말까지라도 계속 해달라고 협조를 구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왜 1년만 버티면 장수한 장관이라고 하죠 ?? 미국이 비정상인가요?
다른 나라 사례를 아시는 분 계시면 가르쳐 주세요. 정말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도 사장이 3년에 한 번씩 바뀝니다.. 임기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이죠..
제가 이 회사에서 10년 가량 다녀서 3명의 사장을 모셔 봤는데 1년 분위기 파악하고, 1년 적응하고 1년 쉬다 정년퇴임 합니다..
그래서 중 장기적인 계획을 짤 수가 없습니다... 더 이상 깊이 얘기할 거린 못 될거 같구요...
아무튼 국가를 운영하는 한 부처의 장관이 최소 3,4년은 일 해야 로그맵을 짜고 긴 안목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경험으로 사장이 임기가 짧으면 밑에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거나 사업제안 같은 걸 잘 안하려고 합니다..
사장이 말년이 되면 말도 잘 듣질 않습니다.. 계급사회인 군대에서 말년병장의 말빨이 안먹히는 것과 같은 이치죠.
군대서 제일 웃긴 건 말년병장이 서운해 하며 승질 낼때 입니다.. 이등병까지 머리 숙이고 웃거든요..
임기가 짧으면 뭘 하나 진득하게 밀어 부치질 못하고 후닥닥, 주먹구구식으로 일단 뭐라도 성과를 내려고 급하게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수장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완전히 갈어업는 일들이 많은 것이 그 때문은 아닌지...
아무튼 현재 한국IT의 최대의 위기는 내일이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IT컨트롤 타워를 다시 세우고 임기는 최소 3~4년 보장해주고 중 장기적인 안목으로 재대로 일 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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