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제 논평2012. 2. 23. 11:33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을 받아  한시름 덜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을 다 알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시간은 벌었지만  갈길이 구만리고  북한산 넘어  백두산 입니다.. 
작금의 그리스 상황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처한  딜레마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을 벌기위해 (디폴트를 면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수용해야 하는 조건들이 문제 해결과 정반대입니다. 
시간을 버는 것에 도움이 되지만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습니다.
빌린 돈을 갚기 위해 경제를 살리는 것과,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조건으로  긴축을 한다는 것은 서로 상충하는 개념입니다..
식량이 떨어져 가고 우물물이 말라가는 집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구마라도 심고  새로운 우물을 파서 물이 샘솟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집에 돈을 빌려준 이웃 사람들이  식량과 물을 빌려주는 댓가로   고구마 하나로 하루 때우고  물은 하루에 한컵만 마시라 합니다..
이래 가지고는  체력을 회복할 수도 없고 하루 하루  목숨만 연명할 뿐이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수용하고 있는 긴축안을 그리스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라는 부패한 정치인이 말아 먹어 놓고  이제와서 왜 국민들만 희생하게 하냐고  들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밥그릇 빼앗기면  소심한 사람도 대담해지고,  젊잖은 사람도   전사로 돌변합니다..
그리스는 지금 경제도 어렵지만  정치 , 사회도 매우 불안합니다..
서로 서로 희생하겠다고 다짐하고 똘똘뭉치고 일심단결해도  될까 말까한 상황인데  그리스 정부는  채권국 눈치 봐야 하고 국민들 눈치도 봐야 합니다..   중간에 끼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딜레마를 그리스만 겪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우려입니다..
유럽 전체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빚이 너무 많습니다...   가계는 물론이고 정부까지 빚이 많습니다..
정부가 이자 갚기에도 버거워서  경제 침체속에  긴축을 해야하는  기막힌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정치인의 리더쉽이 약해지면 사회는 불안해 집니다..
이런 불안이 오래 지속되면 그 틈을 타고  파쇼정권  독재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국민들은 위기상황에서는 영웅을 원합니다. 그리고  독재자는  영웅의 가면을 쓰고 나타납니다.
21세기에 무슨 파쇼정권이고 독재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소설같은 상상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21세기  유럽 한가운데에서 히틀러가 부활 할 수도 있습니다..
역사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역사는 반드시 우상향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태평성대 요순시대 이후 서로 죽고 죽이는 혼란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유럽 전체와 북아프리카  지중해 전체를  효율적으로 지배하며  번영하던 로마가 멸망한 이후에  유럽은  무법천지 중세시대로 접어 들었습니다..
역사는 퇴보할 수도 있습니다.  문명의 시대에서 야만의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아무리 화려하게 치장했어서   벨런스가 깨지니 무너져 내렸습니다.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그리스 문제가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진정한 문제입니다..
그리스는 시범케이스일 뿐입니다. 
작년  영국에서 청년들이 약탈과 방화를 일삼아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신사의  나라에서, 그것도 배울 만큼 배운 청년들이  약탈이라니요..
뉴욕 할렘가의 못배우고 가난한 흑인들의 약탈이 아니였습니다..  
그만큼 사회 불만이 극에 달해 있고 사회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유럽은  한동안 정체 내지 퇴보하리라 봅니다..
르네상스 이후 화려하게 타오르는 유럽문명은  에너지를  쓸만큼 썼다고 보여집니다..
500년동안 해먹었으면 많이 해먹은 것입니다.
별이  성운에서  태어날때 할당 받은 수소원자를 모두 태우고 나면 전성기는 끝나게 됩니다..
화려하게 불태우던 별도 마지막에는 그동안의  핵융합으로 만들었던   원소들을 우주에 흩뿌리고 결국  백색왜성이라는 작고 초라한  별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듯이 어느 문명도  영원한 번영은 없습니다.. 
유럽이 지금은 상호 공조하고 있지만 공조 분위기가 깨지고 내 밥그릇 챙기기 경쟁을 할 때가 큰 전환점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상호 공조가 깨질 확률은 60% 이상이라 봅니다..
문제를 거꾸로 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먹구구식입니다..  
아무도 희생하려 하지 않고,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를 보면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느냐 안 받느냐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채권금리가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럽의 공조가 깨지느냐 안 깨지느냐가 중요합니다..
만약 유럽 공조가  산산히 깨지는 날이 다가오면  본격적인 밥그릇 싸움이 되는 것이고 또 다른 야만의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날이 오지 않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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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