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김대중 옥중 서신"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였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그에 대한 이미지가 충격적으로 다가 왔습니다.
공기중에 떠도는 정보로 어렴풋이 알고 있던 그에 대한 인상은 투박한 정치인의 모습이였습니다..
투쟁의 궁극이였던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끝내 야권 통합에 실패한 것을 생각해 볼 때 그도 권력욕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한 범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책을 통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책 한권을 통해 그 사람을 다 평가 할 수는 없지만 참모가 쓴 포장된 글도 아니고
유명세를 탄 정치인이면 한번씩 써보는 자화자찬식 자서전도 아닌
극한 상황인 옥중에서 처자식들에게 애절한 심정으로 썼다는 글이였기 때문에 진정성이 더 느껴 졌습니다..
제가 그 책을 보며 놀랐던 이유는 그의 해박한 지식과 삶을 대하는 사색의 깊이 때문이 였습니다..
작은 편지지에 깨알 같이 썼다는 옥중편지의 내용이 하나같이 논문 수준이였습니다.
역사, 문학, 경제,철학, 정치, 종교.... 도대체 그의 머리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했습니다..
문장속에서 배어 나오는 지성의 깊이와 학식에 대해 탄복 하며 김대중이라는 인물이 왜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가 청와대에 들어 갈때 트럭으로 몇 만권이나 되는 책을 날랐다는 일화가 허풍이 아니라는 것도 그때 깨달았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김대중을 어떤 인물로 배우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 아이들에게
김대중 이라는 인간은 뜨거운 가슴으로 용감히 행동하며 살다간 지성인이였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과격하고 잔인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도적놈처럼 백성들 돈 떼먹는 한심한 인간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는 나라에서
그래도 이만한 사람이 한 때 대통령이 되어서 나라를 경영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고인이 평화롭게 영면하길 기원합니다..
오늘 팀원들하고 "돈쥬앙"이라는 뮤지컬을 보고 왔습니다..
회식때마다 술 퍼마시며 니나노 하다가 간만에 문화인의 대열에 끼어보니 그것도 제법 운치 있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우리 수준에는 뮤지컬은 잘 안 맞나 봅니다..
20분쯤 지나자 좌청룡 우백호 양옆에서 머리 쳐박고 졸고 있고 , 뮤지컬 다보고 나오면서 여직원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노래는 좋은데 스토리가 별로라면서 하는 소리가
"뭐여.. 결국 바람피다 뒤졌다는 거 아녀..." --;
그렇게 뮤지컬 잘 보고 집에 오는데 시집간 동생에게서 급하다며 전화가 왔습니다..
친한 친구가 신랑이 풍산금속 주식을 자기고 있는데 지금 팔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빨리 말해 달라는 것이였습니다..
(그걸 왜 나한테 묻냐고.... 참네..)
아무튼 잘 모르겠다고 짧게 말했지만 이런 질문을 가끔 받을때 마다 생각이 깊어 집니다..
인생도 그러하겠지만 경제적인 마인드는 특히 주도적 이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타인의 판단과 지식에 의지하게 되면 본인 스스로 성장을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선택이 성공하면 타인의 판단력에 의존했다는 것은 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됩니다.
반대로 실패하게 되면 타인을 원망하고 실패의 원인을 내가 아닌 외부에서 찾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 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됩니다..
오너의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오너는 위에 없습니다.. 최종 결정권자 입니다.. 이 사실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자신의 자산을 관리함에 있어 타인의 판단에 의지한다는 것은 곡간의 열쇠를 옆집 돌쇠 아저씨에게 맡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내가 판단 하고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타인에게 의지하고 타인의 판단과 타인의 지식에 의지 하려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은 게으른 것이고 공짜 심리 입니다.
요즘 시장을 바라보며 그 누군가에 대해 승질나고 화가 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심각하게 물어 보셔야 합니다..
과연 누구의 마음으로 시장을 바라보는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또 물어 보세요.. 그러나 참고만 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물어 보는건지 타인의 판단을 구걸 한건지 스스로 분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잘 모른다고 타인의 판단을 차용해서 결정하면 성공해도 문제고 실패해도 문제가 됩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맨 처음 습관이 무엇인지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주도적이 되라 입니다..
경제적 인간도 주도적인 마인드가 그 시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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