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 주변에 대형 사고가 몇 건 터졌습니다..
한 달 전쯤 저와 가까이 지내던 직장 후배가 회사를 옮겼습니다.
더 좋은 회사 , 소위 대기업으로 이직을 한다고 해서 마음껏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그 녀석이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발각 되었습니다..
횡령한 돈을 다 토해냄은 물론이고 이직한 회사에서도 짤리고 작년에 결혼한 신혼인데 가정은 지킬수 있을지 염려스러울 정도 입니다.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하고 있지만 작은 탐욕에서 시작한 실수의 결과로 너무도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있더군요..
또 다른 사건도 있었습니다.
역시 직장 후배인데 두 달 전쯤 삼촌이 하는 사업이 잘 되어서 삼촌사업에 투자를 한다는고 했습니다
얼마냐고 했더니 자기가 그동안 모아둔 돈 전부와 은행에서 대출한 돈을 합쳐서 1억 정도를 투자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극구 말렸습니다.. 총각 때 아픈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누나가 옷가게를 했는데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의욕과 비젼의 다른 말이 욕심과 탐욕임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나의 제안을 받고 장가 갈려고 모아둔 돈 전 재산은 누나 가게에 몰빵 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카드대란이 터져서 가게는 쫄땅 망하고 누나는 신용불량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개털이 됐고요.. 그 때가 33살... 지금 생각하면 그리 노총각도 아닌데 그당시는 절망적이였습니다..
물려 받은 것 없이 맨 몸뚱이 하나 믿고 사는 촌놈이 그지경이 됐으니 가을 단풍이 이쁜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경제공부를 하게되었지만 복구하느라 쌩고생을 했습니다..
저는 그 기억이 떠올라 후배에게 투자 하지 말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삼촌 사업의 비젼을 본 후배는 몰빵을 했습니다..
삼촌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고 대박이 터질 찰라 였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공장에 불이 났습니다..
9시 뉴스에도 나오더군요.. 슬픈 일입니다...
어제는 그 후배에게 맥주를 사주며 위로를 했습니다.....
모두들 리스크 관리를 못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최상의 시나리오에 심취하여 최악의 시나리오를 망각 할 때가 많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비젼이 있고 확신이 생겨도 선택하지 말아야 합니다..
횡령한 후배도 인성이 그리 사악한 놈은 아니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몇 푼을 삥땅하게 됐고.. 점점 간이 커져서 더 큰 돈을 가지고 장난을 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음심보가 잘못된 것이고 훌륭한 놈은 아니지만 인간의 양심이 거의 도토리 키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도 눈먼 돈이 보이는 상황에서는 그런 짓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져다 주는 파괴력을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을 내려야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서민 일수록, 평범한 보통사람 일수록 투자 할 때 과감함의 선을 넘어 무모해 집니다..
확실하다 싶으면, 이것이다 싶으면 몰빵을 해버립니다..
그래봐야 몇천이고 이것 있으나 없으나 인생에 별 상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막상 실패해서 몇년동안 모아놓은 수천만원을 공중으로 날리고 나면 그제서야 땅을치고 후회하며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하도 대출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어 천만원쯤은 우습게 보이지만 천만원이면 5천원짜리 된장찌게를 2000번 먹을 수 있는 큰 돈입니다. 돈 몇천 빌리는 게 우습게 보이는 것 자체가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시장을 보면 소위 고수들, 전문가들의 예측이 많이 빗나감을 느끼실 것입니다..
분명히 그들의 말이 타당성 있었고 근거가 명확했고 그래서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모두 빗나갔습니다..
달러에 대한 예상도 주식에 대한 예상도 장기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전혀 낯선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시장입니다.
모두들 시장의 난폭함을 뼈져리게 느꼈을 것입니다..
요즘 세일러님을 까는 글을 여럿 보았습니다..
그 글을 보며 참 안타까웠습니다.. 저같은 경우 어설픈 글을 쓸려고 해도 시간이 꾀나 걸리고 머리를 쥐어 짜야 해서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학습지를 받아보듯 주옥같은 글을 공짜로 읽는 것만으로 세일러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비판하는 글을 보면 달러 예측에 대한 비난의 글이 많고 달러투기를 조장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지 않냐는 말도 있습니다.
또한 예측이 틀린 것을 인정하라고 합니다..
요동치듯 급변하는 외환시장이 흔들리니 보험을 들듯 달러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라는 말이 어떻게 달러투기를 조장하는 선동으로 둔갑하게 되는지 어의가 없습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시장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수든 전문가든 시장을 해석 할 때는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을 해서 결론을 유출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예측이 빚나갑니다.. 시장은 본질적으로 비이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시장 참여자 개개인은 이성적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개개인이 시장이라는 용광로에 들어가면 인간 전체는 동물이 됩니다.
이성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이 지배합니다. 탐욕과 공포에 휘둘리는 동물의 본성으로 움직입니다.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과도하게 쏠리고 출렁거리는 비이성적인 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따라서 이성적인 판단으로 비이성적인 시장을 바라보니 예측이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멀리 내다 보면 결국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실에 도달하게 됩니다..
고수든, 전문가든 아니 버핏 할아버지 같은 도사가 현란한 차트와 기가막힌 논리와 명확한 근거로 시장을 예측하더라도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됩니다.
그저 많은 의견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 의견이 아무리 이성적이고 과학적이라 해도 시장은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투자판단과 예측의 근거로 삼는 것 자체가 비이성적인 행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를 하되 리스크 관리를 먼저 생각하시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결정을 하되 시장의 비이성적인 본질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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