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역사의 관점으로 볼 때 중세시대는 인간이 신의 권위에 짓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시대로 흔히 암흑시대(Dark Ages)로 표현합니다.
중세 때는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웃긴 생각들이 상식으로 통하던 시기였습니다.
사악한 종교인들이 "돈을 내고 면죄부를 사면 죄가 사라지고 천국에 갈 수 있다"며 어이없는 사기를 쳐도 순진한 사람들은 그게 사기인지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황당한 시대 였습니다.
인간이 도그마에 빠지면 얼마나 웃긴 짬뽕으로 전락 되는지는 오늘날 사이비 종교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도 종교의 도그마에 빠지면 "인간의 육체가 영원이 산다"는 류의 황당한 교리를 그대로 믿기도 하고 , 밖에서 보면 사이비 교주가 구라를 치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그 안에서 교주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돈도 뺐기고, 몸도 뺐기고 인생이 송두리째 저당잡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인식"이라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뉴턴이라는 과학자는 과학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사람입니다.
뉴턴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인류는 뉴턴이라는 문을 통해 기나긴 중세의 어둠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뉴턴이 인간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모티브를 제공 했기 때문입니다.
중세때까지만 해도 자연 만물은 신이 운행하는 것이였고, 신묘한 자연 앞에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뉴턴이 물리와 수학을 이용해 그동안 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현상들, 이를테면 해와 달과 별의 움직임까지 설명해버리자 1,000년동안 머리가 단단히 굳어 있던 인간들의 머리가 트이기 시작했고 "이성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모든 걸 신의 뜻으로만 생각하던 인간이 "이성"이라는 눈을 뜨게 되자 인류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산에갈 때 길을 잘못 들어서면 아무리 건장한 사나이라도 숲속을 해매게 되듯이,
중세시대 아무리 똑똑한 인간이라도 당시 세계관의 프리즘을 거쳐야 했으므로 그 결과물은 중세의 한계를 벚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이처럼 현상을 바라볼 때 기본적으로 어떤 인식의 프리즘을 가지고 있느냐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개념을 투자의 세계에 적용하면 "경제현상을 어떻게 인식 할 것인가" 라는 명제가 투자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얼마전 그리스가 디폴트 위험에 빠져 있다 겨우 숨통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문제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가 싶더니 그리스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덩치가 큰 이탈리아 문제가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탈리아의 CDS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고 " 이제는 더 이상 피할 길이 없다"고 확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히곤 합니다.
그러나 경제 현상을 바라 볼 때 " 이러 이러 하기 때문에 이렇게 될 것이다" 라는 "인과의 문제"로 인식하면 정답일 때보다 오답일 때가 더 많습니다..
"현재 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반드시 결과는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라는 인식은 19세기 뉴턴식 사고방식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21세기 이기에 경제현상을 바라 볼 때는 양자적 사고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좀더 유리합니다.
삼라만상 우주를 설명하는 현대물리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양자물리학이 대세 입니다.
양자물리학을 응용한 천체물리학에서는 "다중우주"를 이야기하고 "평행우주"를 주장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수 많은 우주중 하나라고 합니다.
다시말해 나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듯 하지만 또 다른 나는 또 다른 우주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처럼 과거에는 공상과학으로 취급받던 것들이 오늘날 과학 이론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양자물리학이 황당한 공상과학이 아닙니다. 양자물리학이 없었으면 컴퓨터도 없고, 텔레비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양자물리학에 의하면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양자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의 성질을 띠고 있습니다.
양자는 분명히 독립된 객체인데 여러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의 공존"이 적용 됩니다...
찰라의 순간에 반드시 그 위치에 정확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여러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로 있다가 인간이 관찰하는 순간 그 위치에 발현 됩니다.
그리고 발현될 위치는 불확정설의 원리가 적용되어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직 파동 함수의 확률로만 그 존재를 가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런 양자적 인식을 경제현상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지난주 이탈리아 CDS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쏠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 이유를 근거로 향후 일어나게 될 하나의 상황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여러 현상을 근거로 향후 하나의 상황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상황이 공존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됩니다.
단순히 수 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의 결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결과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확률로만 가늠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투자자라면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해할 수 없는 결과다" 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낮은 확률의 시나리오도 얼마든지 현실에서 발현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블랙스완이라 부를 것입니다.
블랙스완은 늘 있어 왔습니다... 다만 확률이 낮았을 뿐이지 블랙 스완은 나타나지 말아야 할 것이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향후 그 어떤 블랙스완이 나타났다고 해도 예기치 못한 결과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블랙스완 역시 확률만 낮았을 뿐 수 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리스 문제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이탈리아 문제가 급부상 하는 현 상황에서 향후 발현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는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죠...
아무튼 현 상황에서 이슈가 되는 몇가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 미국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법률적 한계인 부채상한선 연장에 실패하여 디폴트 될 것인가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언론에서 미국이 디폴트 될 수도 있다는 소리를 흘리고 있지만 미국의 디폴트는 가능성만 있지 현실화될 확률은 희박하리라 봅니다.
공화당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오바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지만
적절히 압박하는 수준에서 타협을 하고 상한선을 늘리리라 봅니다. 이는 99.99%의 확률이라고 판단됩니다.
미국이 채권 발행을 더 하게 된다면 최대한 이자를 적게 주고 빌리려 할 것입니다.
그 방법은 미국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좀 골때립니다.. 달러를 마구 찍어대도 달러가 강세로 되는 상황이 만들어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달러와 경쟁하는 돈을 더 박살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유로화의 가치는 떨어 뜨려야 하고 유럽을 조져야 합니다.....
요즘 신용평가사들은 가뜩이나 힘든 남유럽을 하이에나처럼 물고 늘어지면서 마구 족치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신용평가사들이 오른쪽 볼떼기를 때리면 헤지펀드들이 국채를 공격해서 왼쪽 싸데기를 때리는 형국입니다..
그리스가 터져서 코피흘리자 유럽애들이 힘을 모아 겨우 살려 놨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그리스보다 더 큰 이탈리아를 족치고 있습니다.. 유럽애들은 아주 골치아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남유럽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주 정부 입니다...
따지고 보면 유럽연합이나, 아메리카 합중국이나 그 구조는 거의 같습니다.
미국도 유럽처럼 수 십개 나라의 연합체 입니다. 그런데 미국 주정부 중에 실질적인 도산에 해당하는 주가 한 둘이 아닙니다..
주 정부 예산이 없어 범죄자를 석방하고 있고,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추진하는 미친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정부는 부도나지 않습니다.. 연방정부 형님이 달러 찍는 기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달러"라는 종이를 찍어내면 그 종이로 물건도 사고, 사람도 부려 먹을 수 있는 돈이 되는 기현상!
인류 역사 전체로 봤을 때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이런 기현상은 중국이 미국의 군사력을 능가하기 전까지는 유효 하리라 봅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찍어서 돈을 만드는게 훨씬 재미 있는데 아직 힘이 있는 미국이 그 특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무슨 짓을 해서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3차 대전이 아니라 10차 대전이 일어나 세계 인구를 반타작해도 쉽게 포기치 않으리라 봅니다..
유럽이 힘들수록 달러를 찍어도 달러가 가치를 유지하고픈 미국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냄새가 많이 납니다.
그렇다면 유럽은 향후 어떻게 될까요...
그리스가 부도나고, 이탈리아가 부도가 나고 스페인이 부도 날까요 ??
이론상 그래야 하지만 이 또한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봅니다.
유로존에 있는 나라가 쓰러지기 시작하면 유럽은 공멸입니다.
어제까지 자산으로 잡혀 있던 것이 하루아침에 증발해 버리면 견뎌 낼 수 있는 유럽 은행이 몇이나 될까요..
은행이 망가지면 재화를 인간 개개인에 실어나르며 먹고 살게 해주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재앙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입니다.. 미국이 달러를 찍듯이 유럽중앙은행도 유로를 찍어내는 것입니다...
유로도 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양적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미친짓이긴 매 한가지이지만 시간을 벌고 파국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끌다 중국 엔진이 본격가동되거나, 혁명적인 신기술이 등장하면 서서히 회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겠죠
그러나 그때까지 견뎌주지 못하면 결론은 하나... 세계대전에 준하는 한 따까리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생각하는 수 많은 시나리오 중에서도 하나의 가능성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 생각들이 다 다를 것입니다..
그렇다고 내 주장이 맞다, 니 주장이 틀리다 싸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수 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 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작은 실현 확률로 현재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인과의 원리로 그럴 듯한 예측을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 의견에 현혹되기 보다
어떤 주장이든 수 많은 가능성중 하나로 생각하는 "양자적 인식"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으로 허접한 소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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