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서민경제학2011. 10. 17. 23:16

장자의 달생편(達生篇)에 목계(木鷄)라 하여 울지않는 나무 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나라에 싸움닭을 훈련시키기로 유명한 기성자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왕의 부름을 받고 왕의 싸움 닭을 훈련시키게 되었습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기성자에게 닭이 어느정도 훈련되었는지 물어 봤습니다.
"이보게! 이제 대충 되었는가?"
기성자가 답하길   "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한창 허장성세(虛長聲勢)를 부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불같은 기운이 넘쳐 어떤 닭과도 싸울 태세로 되어있고 , 공연히 뽐내기만 하며 자신의 기운을 너무 믿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
"이제 대충 되지 않았나??"
"아직 멀었습니다. 아직도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
또다시 열흘이 지났으나 왕의 물음에 여전히 그는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아직도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적을 오직 노려 보기만 하는데  여전히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또 열흘이 지나서 왕이 묻자 기성자는 마침내 대답했습니다.
" 대충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엔 왕이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 도대체 닭이 어떻길래  다 되었다고 하는가?"
이에 기성자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상대 닭이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덤벼도 조금의 동요도 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다른 닭들이 보고는 더 이상 반응이 없자 다들 그냥 가버립니다."
 혹독한 훈련을 거친 정말 싸움을 잘하는 닭은 기세등등해서 날뛰는 녀석이 아닙니다.
싸움닭 중에서 가장 하수는  이처럼 마음속에 허세가 잔뜩 있는 닭 입니다.
싸우기 좋아하며  이기려고만 덤비는 닭은 수양이 더 필요한 닭입니다..
내공이  꽉찬  싸움닭은 상대가 무어라 해도 전혀 동요하지 않아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 닭과 같이 보입니다.
 명견과 일반개의 차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겁먹은 개는 잡아 먹을 듯이 사납게 짖지만  진짜 무서운 개는  묵직하고 깊은 소리로 으르렁 거리며 상대의 눈만 노려 보며 고요합니다..
투자의 고수와 하수의 차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수들은 절대 화려하지 않습니다. 
차트 여러개 띄워 놓고 입에 거품 물며  떠벌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하수이거나 둘중 하나 입니다. 
가끔 직장동료나 친구들과  투자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투자 성과  순위를 매기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방법을 써먹으면  거의 90% 이상은 정답일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잘난척 많이 하는 순서대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면 대충은 맞습니다.
화려한 차트 기술을 익힌 선수도 많고 기본기에 충실하여 기본적 분석을 잘하는 선수도 많습니다.
그런데 투자의 성과는 반드시 공부를 많이 한 순서가 아닙니다.
주식투자의 성적표는 주식을 사고 파는 횟수와 대체로  반비례 합니다.
주식투자에도 목계(木鷄)의 교훈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최대한 움직임이 적어야 하고 담담해야 하며 고요해야 합니다.
이 종목 저 종목 수시로 갈아타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며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며 이리저리 날 뛸수록 점점 하수가 되어 갑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사고 파는 행위가 많을수록 청개구리가 됩니다.
신기하게도 내가 움직이는 것과  기가막히게도  반대로 움직입니다.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고....
삼성전자 주가가 답답하게 움직여서 팔고나면 그때부터 오르기 시작하고,   LG 전자가 좋아보며 사고 나면 그 다음날 부터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주식차트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화가 나고 약오를 때가 많을 것입니다.
이런 불행에서 해방하는 기름길은 매매 횟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뎌야 합니다. 그리고 엉덩이가 무거워야 합니다.
결국  오래 버티는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곳이 투자의 세계입니다.
종목을 선택하는 것도 타이밍을 잡는 것도 잔재주를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종목 선택은 대한민국 평균인  시장추종 ETF 딱 하나만 하면 됩니다.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한 절대 망하지 않을 종목이니 이보다 더 마음 편한 종목도 없습니다. 
이 종목 저 종목 갈아타며 잔재주 부려봐야 원숭이하고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냥 시장평균만 따라가면 됩니다.
타이밍도 수시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며 매번 먹으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봉차트는 왠만하면 보지 말고 월봉차트 주봉차트만 보며  농사를 짓는 다는 마음을 먹으면  매번 대박을 터트리지는 못할 망정 쪽박차는 일도 없고 남들 대박 터트릴때 소외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시장이 출렁거려도  잔 파도에 마음이 빼앗껴 이리저리 흔들거리지 말고 큰 파도에만 몸을 맞기는 것이 보다 현명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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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이사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