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 하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산에 오릅니다..
가끔 산에 오르는 사람은 가던 길만 가지만 등산이 삶의 일부인 사람은 똑같은 산이라도 계절 따라 다양한 코스를 골라서 오릅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여러 풍경들이 펼쳐 집니다. 근사는 바위도 있고 멋진 산능선도 있습니다...
바위와 산능선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모양이 다릅니다..
동쪽에서 볼 때는 호랑이처럼 보이지만 서쪽에서 볼 때는 쥐새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길 밖에 모르는 등산 초보는 그 바위를 호랑이 바위라고 빡빡 우기지만 여러 길을 알고 있는 등산 선수는 그 바위가 호랑이 바위도 되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쥐바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머리속에 하나의 길만 입력된 사람과 다양한 길이 입력된 사람 중 누가 유연하게 대처를 잘 할까요..
물론 후자일 것입니다...
지금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것 또한 이와같은 이치 입니다...
보이는 경제 현상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 합니다...
세계가 곧 망할것처럼 비관하는 사람도 있고 늘 그랬듯이 이 위기도 머지 않아 곧 해결 되리라 낙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서민들은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을 저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제도권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위기가 맞긴 하지만 대공황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제도권 경제 평론가들은 제도권 전문가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고 위기를 감추려 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의견이 존재 하고 서로가 자기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말이 맞을까, 누구의 편에 설까 "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중심을 잡는 것 입니다..
타인의 말에 이리저리 휩쓸리면 곤란합니다..
워랜버핏이 말하든, 루비니가 말하든, 경제를 좀 안다는 직장동료가 말하든 아무튼 그 모든 것은 산을 오를 때 다양한 길에 대한 자기 주장일 뿐입니다...
북한산만 하더라도 수 십개의 길이 있고 중간 중간에 서로 연결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내가 말하는 길이 옳다, 내가 가는 길이 가장 멋진 등반코스라고 우기면 등산 초짜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세계경제 상황을 두고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며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경제위기 이후 시종일관 한쪽 방향으로만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경제를 바라볼때는 초지일관 한쪽 방향만 바라보고 지조를 지키는 주장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렇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살아 있는 생물마냥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경제상황에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유연성을 갖는 것 입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중심을 잡는 것 입니다..
너무 한쪽 방향으로만 디테일하게 빠져들기보다 큰 축을 편견없이 두루두루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큰 축을 중심으로 TOP- DOWN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세계경제를 바라볼 때 큰 변수로 생각해야 하는 축은 크게 3가지 입니다...
첫째, 펀드맨탈
둘째, 유동성
셋째, 중국 입니다.
이 세가지는 프리즘 입니다..
어떤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 보느냐에 따라 눈에 비치는 형상은 천지 차이가 됩니다..
"펀더맨탈" 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면 암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동안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가 가계에게 빚을 지고 소비를 하라고 부추겼습니다..
부채의 힘에 의해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보아왔고 흥청망청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빚에 의한 성장은 허상임이 들어났습니다..
부의 편중이 심해지고 중산층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고 고령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소비가 살아 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소비는 돈을 벌어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벌어 놓은 돈으로 소비한 것이 아니라 빌려서 소비했습니다..
더구나 갚을 수 있을만큼 빌린 게 아니라 빌릴 수 있을 만큼 빌려서 소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미친짓입니다.. 가계의 이런 미친짖을 정부가 부추겼습니다...
가계가 빚의 무게를 이겨 내지 못 하고 나가 떨어지자 정부가 나섰습니다..
유럽이 코너에 몰린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가계의 부실을 정부가 대신 떠 앉아 정부마져 빚쟁이가 되었습니다..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은 가계도 빚쟁이고 정부도 빚쟁이 입니다..
이들 나라를 열심히 따라한 우리나라 역시 가계도 빚쟁이고 정부도 빚쟁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펀더맨탈만 보면 암울하기 그지 없고 지금 당장 대공황이 찾아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펀더맨탈 하나의 축만 생각하기보다 다른 축과의 역학관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시소를 탈때도 한쪽이 내려가면 한쪽은 올라갑니다..
저울의 중심을 이동하면 1kg 의 저울추가 10kg 장바구니를 들어 올릴수도 있습니다..
펀더맨탈은 단기간에 원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반영해서 빚에 허덕이는 모든 나라의 주가는 박살이 났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돈을 너무 많이 풀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유동성이라는 축도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펀더맨탈이 얼마나 나빠질 것인가"를 생각하는 만큼 "유동성이 얼마나 풀렸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풀릴 것인가"도 생각해야 합니다..
유동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상황을 지켜봐도 펀더맨탈 만큼 코너에 몰린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튼 미친 듯이 찍어 냈습니다...
금리는 실질적인 제로금리를 만들어 놓아서 더 이상 내릴 금리도 없고 양적완화라는 말장난 같은 말을 만들어 내서 종이돈을 찍어대고 있습니다.
펀더맨탈만 쳐다보면 주가는 박살이 나야 하는데 유동성의 힘으로 버텨 내고 있습니다.
"펀더맨탈이 얼마나 더 나빠질 것인가" 라는 의문은 "돈이 얼마나 더 풀릴까" 와도 통하게 됩니다..
현재 달러가 조금씩 강세를 띠고 있는데 이를 추세적 상승전환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면이 있습니다..
미국이고 유럽이고 앞으로 쓸 수 있는 정상적인 카드는 없습니다..
돈 찍어 댈일만 있습니다.. 골드가 지난 몇년간 많이 올랐습니다.. 이를 두고 거품이라고 하는데 거품이라고 하기에 풀린 달러가 너무 많습니다..
금 투기로 돈을 벌기 위해서 금으로 돈이 몰렸다면 이는 버블입니다.
그러나 달러를 하도 많이 찍어대니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겁이나서 골드로 몰렸기 때문에 버블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고 유럽이고 앞으로 돈을 더 찍어 대는 것 말고 할 수 있는게 뭐가 더 있을지 의문입니다..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축은 중국 입니다..
G2 중국을 빼놓고 세계경제를 논할 수 없습니다...
지금 중국이 버블이냐 아니냐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세계경제를 구할 유일한 돌파구로 "중국 대안론"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국의 행보에 따라 중국 옆에 붙어 있고 중국 경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과 유럽에 관심 갖는 것 이상으로 중국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침체로 생겨나게 되는 소비의 공백을 자국에서 해결 하려고 할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돈 아껴쓸 것을 궁리하는 데 중국은 2012년을 소비의 해로 지정하며 소비시장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런 노력들이 세계 소비의 공백을 어느정도 매워 주면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해소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벌 동안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여 펀더맨탈 회복에 강한 임팩트를 준다면 대공황을 거치지 않고도 위기를 극복 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경제가 이토록 어려운 가운데 중국이 소비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우리나라에 큰 행운인지도 모릅니다..
요즘 우리나라 주가는 그 어느나라보다 선방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망가지고 있지만 위기를 해결하는 가운데 유동성이 폭발 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또한 유동성 못지 않게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전환해서 소비의 공백을 자국내에서 해결 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한 것이라 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펀더맨탈, 유동성, 중국 이라는 프리즘...
어느 것 하나만 지나치게 편중해서 들여다 보고 하나의 프리즘을 통해서 세계 경제를 모두 보려하면 편향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세계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고 주가는 어떻게 되고 금 값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입니다.
저 역시 궁금합니다.. 하지만 알수는 없습니다.. 알 것 같다해도 스스로 모른다는 것을 겸허히 받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정확히 알지는 못해도 한쪽만 지나치게 생각하는 편향에서는 벚어나야 할 것입니다.
펀더맨탈, 유동성, 중국 3개의 프리즘을 동시에 겹쳐서 바라보고 서로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편향 없이 생각하고 그에 따라 유기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www.successguide.co.kr
http://twitter.com/leekyusung
책 링크 :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칼럼 > 경제 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의 시간벌기 작전! 그리고 기술적 분석 (4) | 2011.12.06 |
---|---|
증시폭등 원인, 달러 윤전기를 빌려줬기 때문 (10) | 2011.12.01 |
증시 급등! 큰 의미 없다. (10) | 2011.11.29 |
소름돋는 미국의 중국 압박 (7) | 2011.11.20 |
돈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우릴 때 (8) | 2011.11.18 |
유럽이 망할까? 대마불사의 가능성이 높은 듯 (3) | 2011.11.14 |
이탈리아 마지노선을 넘었는가! (0) | 2011.11.10 |